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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0828 <엄마됨을 후회함> 세미나 발제문 +1
에스텔 / 2017-08-25 / 조회 1,028 

본문

2장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 엄마가 되는 것을 후회하는 것처럼, 남성들도 ‘남편됨’을, ‘아빠됨’을 후회할 수 있다. 더불어 어떤 이는 ‘아들됨’을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므로) 저주할지도 모른다. 이런 부분도(남자들에게 가해지는 억압과 강요, 여성에게보다는 덜 하겠지만) 생각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인정하고 함께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
- 19세기 산업혁명은 성별에 따라 일을 분배했다. 이후 여성이 천성적으로 엄마로서의 본능을 가진다는 이데올로기가 강화되었다.

 

좋은 엄마 대 나쁜 엄마

 

엄마가 된다는 것은 결코 사적인 일이 아니다. 사회는 ‘좋은 아내’와 ‘좋은 엄마’를 명확하게 규정지어 굴레를 씌운다.

 

1) 착한 엄마
- 서구의 모델 : 엄마가 육아 전담 -- 엄마들은 이 모델에 따라 아이에게 헌신하느라 자신도 사람이고 고유한 욕구가 있다는 사실조차 거의 잊는다.
- 착한 엄마라는 모델의 변화 : 성모마리아 ⟶ 1980년대, 에로틱한 대상 ⟶ “현대 여성은 절대로 ‘그냥’ 엄마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인정받고 싶으면 직업도 가져야 하고, 시간을 쪼개 유치원이나 학교 어머니회에 기꺼이 참여해야 하고, 아무리 피곤해도 섹시함까지 유지해야 한다.”
- 상황에 따라 정해진 ‘감정규칙’, 기억까지 통제(p.65)
- 엄마들 스스로 감정규제를 내면화 : 순응과 허위를 동원한 자기방어기제(고통스러운 상황에 적응하려는 무의식적인 노력). 그러나 그들의 실제 감정은 사회에서 기대하는 것과는 완전 다르다. 

 

2) 나쁜 엄마
- ‘좋은 엄마’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나쁜 엄마로 낙인찍힘(p. 69).
  -- 독일의 ‘까마귀 엄마’
- 엄마들은 어려움, 분노, 실망, 좌절감을 말하지 못한다.

 

>> 의문
- 이 책이 2015년에 쓰였는데, 어떤 부분에서 오래된 느낌이 든다. 특히 독일의 예로 서구사회에서 엄마의 모범 모델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그렇다. 도리스는 학자로서 연구를 했겠지만, 나는 순전히 내가 보고 몸으로 느낀 것을 토대로 그렇다는 것이다. 도리스는 엄마가 육아를 전담하는 것이 (현재) 서구의 모범적인 모델이며, 가정을 놔두고 일하는 엄마를 ‘까마귀 엄마(Rabbenmutter)’라고 비난한다고 주장한다. 나도 예전에는 그랬다는 이야기를 독일 할머니를 통해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2000년대까지 이런 말이 통용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나는 2002년-2013까지 독일에서 살았다. 2003년에 딸이 태어나서 유치원부터 초등학교를 독일에서 다녔다. 외국인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엄마로서 다른 엄마들의 삶을 보고, 또 그 가정들과 교류하면서 저자가 주장하는 만큼 느끼지 않았다. 물론 독일 역시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은 육아부담을 안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그곳에서 살았던 내 주관적인 경험이다. ex. 아빠들의 육아휴직, 8개월부터 받는 유치원제도, 정규직이지만 반나절 일하는 엄마들, 아이가 아프면 회사를 빠져도 되는 제도 등등

 

자식사랑 대 자식혐오

 

- 엄마들은 아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며 때때로 착취당하는 기분을 느낀다. 이로 인해 아이를 사랑하는 동시에 미워하는 반대감정을 가진다. 그러나 누가 그것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사사건건 가해지는 엄마들에 대한 비난은 이런 반대감정의 양립을 강화시키고 죄책감을 준다.
- 사회는 엄마들의 반대감정의 양립을 심리치료를 요하는 정신병과 연결시킨다.
- 산후우울증을 겪는 엄마들은 앞서 말한 ‘감정규칙’을 내면화했기 때문에 이를 표현하지 못한다.
- 반대감정의 양립에 대한 새로운 인식
  -- 반대감정의 양립은 엄마들 경험세계에서 피할 수 없는 특징이자 다양한 감정의 하나라는 인식
  -- 견딜 수 없고 통제 불가능한 것, 견딜 만하고 통제 가능한 것으로 구분
  -- 견딜 만하고 통제 가능한 감정은 엄마나 아이에게 도리어 도움이 될 수 있다. 엄마 자신과 아이의 완벽함을 포기하도록 돕고 갈등을 다루는 법, 아이에 대한 감정 처리 능력을 배우고 아이들 발달에도 전환점이 될 수 있다.
- 엄마들은 후회를 토로함으로써 엄마로서의 삶과 결부된 여성적 이미지를 거부한다. 또 후회한다는 생각을 통해 드디어 ‘완전한 평온’을 찾았다는 느낌은 수많은 선택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후회는 사회의 기대를 벗어난 다른 여성정체성이 구체화된 것이다.

 

>> 의문
- 엄마가 반대감정의 양립을 느끼는 것을 비난하는 이들은 여전히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이런 감정을 정신병 취급하지는 않는다. 책의 예와는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산후우울증과 같은 것은 개인이 혼자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치부하지 않는다. 사회가 장을 열어주어 남편도 적극적으로 책임을 갖고 아내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 정말 후회로 ‘완전한 평온’을 찾을 수 있을까?
(후회가 타인을 겨누면 원망이 시작되고, 자신을 겨누면 변화의 시작이 된다)
- 사회의 기대를 벗어난 다른 여성정체성이 어떻게 구체화되었는가? 여기 여성들은 사회의 기대와 다르게 엄마됨을 후회한다. 그것으로 다른 여성정체성이 구체화되었다고 말하기에는 좀 약하지 않은가?

 

3장 결코 엄마가 되지 말아야 했다
    도구로 사용되는 후회

 

- 엄마의 후회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현재 통용되는 감정규칙을 살펴보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시간과 기억


- 사회는 시간과 기억을 어떻게 다루는가? 유대‧기독교 전통의 영향으로 시간이 표준화되고 절대적이고 순차적인 것으로 인식. 따라서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목표에는(첫 경험, 결혼, 출산 등) ‘적절한 시간’이 있다고 믿는다.
  -- 의문: 성경은 순차적으로 기록되지 않았고, 하나님이 생각하는 ‘적절한 시간’은 개인마다 다르다. 유대‧기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이들이 이렇게 주장했겠지만.
- 개인에게 계속 유효한 시간경험을 사회는 잊으라고 가르친다. 예컨대 트라우마가 된 경험(ex. 성 추행), 놓쳐버린 기회, 실수, 모욕, 재난과 같은 것들. 여기서 즐거운 경험과 미래개선 목적의 실용적인 회고는 제외된다.
- 후회하는 사람의 감정태도는 여전히 지나가지 않은 과거에 대한 반응에 속한다.

엄마가 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 후회 등의 감정이 개인의 과실을 인식하게 하고 변화할 밑거름이 될 수 있는데도, 진보의 윤리를 기초로 하는 신자유주의‧자본주의 사회는 이를 꺼려한다. 후회가 실책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모든 삶의 분야에서 후회의 감정이 나타날 수 있는데, 왜 유독 엄마가 된 것을 후회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감정일까?

사회의 권력수단으로 이용되는 후회

- 보편적 사회질서에 기여할 때만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후회 ex. 흡연을 후회 : 후회는 일종의 지배적인 가치를 지키는 ‘경비견’
- 낙태와 관련해 후회를 어떻게 이용하는가 : 여성은 천성적으로 엄마가 되고 싶은 욕구를 타고났고 출산으로 충족감을 얻는다는 가설. 따라서 낙태를 하면 후회한다고 주장. 여성들 또한 이런 윤리의식이 내면화됨
- 엄마가 되고 싶지 않는 여성들도 사회적 위협과 불안에 맞닥뜨리면 후회할까봐 아이를 낳도록 내몰린다.

 

“끔찍한 실수였어요”


- 단호히 절대 엄마가 되지 말았어야했다는 엄마들, 그럴 수만 있다면 아이를 낳지 않았을 거라는 엄마들, 규범 때문이라도 똑같은 선택을 했겠지만 후회는 남을 거라는 엄마들. 어떤 방향이든 인터뷰에 응한 엄마들은 엄마됨에 부정적이었다. 아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떠맡아 다른 일을 할 수 없다는 피해의식이 가득했다.
- 이 연구에 따르면, 엄마로서의 삶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일반 통념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엄마가 된 것은 후회해도 아이들에 대해서는 아니다

- 엄마로서의 삶을 후회하는 것이지 아이 자체를 후회하는 것이 아니다.
- 엄마와 아이는 한 묶음이 아니다. 그러나 20세기 전반까지 프로이트의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어머니는 독립적인 인격체가 아니어서 항상 타인을 위한 역할자로만 규정하고 아이와의 관계로 인한 경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 사회는 엄마들에게 서서히 자신을 없애기를 끈질기게 강요한다. 그러나 실제 엄마들은 출산과 육아에서 자아정체성에 근본적인 위기를 경험한다.
  -- 타마르 하이거, “비록 사회에서 기대하는 태도를 이성적으로 분명히 이해했어도 당시 아이를 출산한 날 비로소 그것이 무엇인지를 실감했다.”

 

>> 의문
하이거의 말은 성폭력이나 성추행에서도 종종 그런 것 같다. 성폭력 예방 교육 등을 받지만, 실제 그런 일이 닥치면 어쩔 줄 몰라 제대로 대항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그런 경우, 여성에게 불리하게 재판이 이루어지곤 한다.

 


>> 발제하면서 든 생각 (후기는 세미나 끝나고 따로 올릴게요. ㅎㅎ)
- 인생에는 계획대로 되는 일보다 예측불허의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만약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정말 후회 없이 살았을까? 어떤 결정에 있어 언제나 장단점이 있듯이, 자유의지로 선택한 일이더라도 반대감정의 양립은 있을 수 있다. 엄마라는 위치 획득이 인생의 커다란 궤도 수정을 요구하는 일이긴 하지만.
- 엄마가 되는 것을 후회하는 것처럼, 남성들도 ‘남편됨’을, ‘아빠됨’을 후회할 수 있다. 더불어 어떤 이는 ‘아들됨’을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므로) 저주할지도 모른다. 이런 부분도(남자들에게 가해지는 억압과 강요, 여성에게보다는 덜 하겠지만) 생각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인정하고 함께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

 

댓글목록

소리님의 댓글

소리

고생하셨습니다! 예측불허의 인생!
모든 역할들의 급작스러운 마딱뜨림이 그러한 정신적 외상적인 사건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 중에서의 엄마라는 특수성에 대해 집중해서 얘기하면 좋겠습니다.
 세미나도 기대되네요. 그럼 월요일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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