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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 차이와 반복 후기-대자적반복 2 +6
로라 / 2017-08-20 / 조회 2,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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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마치고 바로 가족 휴가를 가게되어 이제야 후기를 올리게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꾸~벅 

세미나 준비로 책을 읽으면서도 ,세미나 하는 도중에도 ,세미나가 끝나고도 여전히 들뢰즈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있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으므로 후기를 제대로 올릴 수 없음에 다시한번 죄송한 양해를 구합니다. 

세미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내용을 반복하는 것보다 토라진님께서 전날 30분 주무시고 야무지게 준비하신 발제를 참고하시는 것이 훨씬 나은 듯하여 저는 저의 참가 소감을 쓰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얼떨결에 신청한 들뢰즈 세미나지만 함께 읽어나가면 어떻게 되겠지..하며 시작했는데 처음 책을 펼친 순간에 느낀 절망감이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기는 커녕 세미나를 거듭할 수록 좌절감이 깊어만 간다. 세미나를 하다보면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알아가면서 공부가 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들뢰즈는 내가 이해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는지를 알수가 없다. 
언젠가 유시민작가님이 들뢰즈를 거명하며 왠만한 책은 다 읽어내는데 들뢰즈는 여전히 어렵다는 말을 어디선가에서 하는 것을 들었다. 그 천재가 어렵다면 나는 많이, 아주 많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은 했지만...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이라고 스스로 합리화하면서 어느새 나는 익숙한 것만 하려하고 어려운 것은 회피하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 인색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들뢰즈에 대한 도전으로, 시간이 갈수록 원망으로 그 다음에는 좌절로 ... 책을 읽다가 그만두고 싶은 생각을 여러번했으나 이렇게 그만 두면 나는 앞으로 철학하고는 영원히 끝날 사이가 될 것 같은 느낌에 지금 당장은 이해 못해도 일단 가보자하며 스스로를 다독여가며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회의 세미나 참석한 후 달라진 것은 읽어도 이해안되는 글을 읽어내는 구력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처음의 그 낮선 느낌이 사라졌다기보다는 생소함이 덜 하다고 할까.
이렇게 적응아닌 적응을 해가는 것은 이해 안되고 모르는 부분을 언제나 열심히 상세하게 설명해주시는 세미나원들 (성함을 잘 모르겠지만 나무님, 박선생님, 반장님 등등)의 인내심과 친절 덕분 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철학에 이제 입문하면서 들리즈를 읽으려했다는 것이 무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무모했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이미 시작했고 들뢰즈를 이해하려면 나는 이제 니체를, 헤겔을, 칸트를 공부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 들을 이해하려면 고대철학부터 중세철학 그리고 근대 철학도... 앞이 캄캄하다 ㅠㅠ 어쩌다가 내가...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내 인생으로 성큼 들어서버린 철학이라는 이 어색한 친구와 함께 간다면 남은 생이 심심할 틈이 없을 듯하다. 심심하기는 커녕 철학이 던져준 과제를 해결하기위해 어쩌면 동분서주하며 매우 바쁜 노년을 보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니체 강의 후 뒷풀이 자리에서 들뢰즈 세미나를 소개해주신 오라클님과 아침님에게 두고두고 감사해야 한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 또하나의 길을 열어주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 또 어찌될지는 모를 일이다. 

댓글목록

선우님의 댓글

선우

"읽어도 이해 안되는 글을 읽어내는 구력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ㅎㅎㅎ 로라 님 짱!!
로라 님, 이번 금욜 시간 괜찮으시면 식사 후 차 마시며 함께 수다떨어요~

로라님의 댓글

로라 댓글의 댓글

네 반장님...저 번에도 맛있는 국 만들어주시고 맛난 비빔밥 식사준비해주셔서 넘 감사드립니다
세미나 마치고 또 함께 식사해요~~꾸벅

개구리님의 댓글

개구리

후기 중 제일 제 가슴에 쏙쏙 박히는 후기네요~
너무 이해안되서 아직은 어색하기까지 한 들뢰즈지만 이번 시즌 지나는 동안 뭐라도 새겨지겠죠. 같이 낑낑대봐요^^ 전 해방촌 오는 길이 좋아서 일단 고거 득템한걸로 즐거운 맘으로 온답니다~

로라님의 댓글

로라 댓글의 댓글

아..저의 절망에 동감해주셔서 감사해요 헤헤
같이 낑낑대는 것! 완전 접수합니다 ㅎㅎㅎ

삼월님의 댓글

삼월

고됨의 진정성이 그대로 전해져오는 듯한 후기입니다. ㅠㅠ
무척이나 공감되므로 일단 한표 누르고 가고 싶습니다.
요즘 철학책 읽으면서 느끼는 점, 특히 들뢰즈를 접하면서 느끼는 점은
이 힘듦이 독해력의 문제가 아니라 사유의 유연함의 문제가 아닌가 싶을 때가 많다는 겁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데다가 더해서 사실은 쪼매 알아듣고 싶지 않은 면도 있다는 거지요.
이유는 뭐, 삶이 피곤해지니까. 머리 굴려 사유란 걸 해야 되니까.
'사유는 전쟁이다' 어쩌고 들뢰즈가 한 말 맞나요?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요즘 제 머리 속에서 자꾸 굴러댕깁니다.
그냥 멋있는 사람 하나 찍어서 그 사람 빠순이 빠돌이로 살면 편하고 좋은데,
들뢰즈 읽으면 그렇게 사는 게 넘 멋없어 보여서 그렇게 안 살려고 하니까 힘이 든다는 거죠. ㅎㅎ
로라님의 공감 가는 푸념에 이어 저의 푸념을 적어 보았습니다.
(앗, 이건 내 후기 차례 때 적었어야 하는 건가. ㅠ)

오라클님의 댓글

오라클

철학을 공부하면서 느끼는 낭패감은...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흐흐
로라가 철학을 그리고 들뢰즈를 시작한 이상, 결코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가 없지요.

하지만, 로라가 공부를 멈추지 않는 한 나는 로라의 든든한 공부친구가 될 것이고,
그럼으로써 내가 지쳤을 때 로라에게서 계속할 수 있는 힘을 얻을 것이예요.
이것은 철학을 공부하면서 느끼는 연대감입니다. 우리 함께 오래토록 즐겁게 공부해요. 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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