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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뮨] 거대한 전환_서문_발제 (0812.토)
오라클 / 2017-08-14 / 조회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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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뮨] 거대한 전환_서문_발제 (0812.토) 

 

   《거대한 전환》 텍스트의 외부          

 

[1] 거대한 전환

 

① ​칼 맑스의 《자본》과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 칼 맑스의 《자본》 : 18C 영국을 배경으로 시작된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비판

  《자본》1권_자본의 생산과정(1867) / 《자본》2권_자본의 유통과정(1885) / 《자본》3권_자본주의 생산의 총과정(1894)

-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 19C 성숙한 시장 자유주의(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 비판

  《거대한 전환》 (1944) : 자본의 유통과정_시장경제 중심 / 세계 경제체체를 분석대상으로 함

 

 '거대한 전환'은 어떤 사건을 말하나?

- ‘거대한 전환’이란 산업혁명 이전의 세계로부터 산업화시대로 넘어가는 ‘거대한 전환’과 그에 수반되는 이념, 사회경제적 정책들의 변화를 말한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 ‘거대한 전환’이란 1930~40년대의 거대한 경제적ㆍ정치적 위기를 가로질러 근대세계에 일어난 것으로, 폴라니는 경제적 자유주의의 죽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루이 뒤몽)

- 첫 번째 거대한 전환 ‘시장 자유주의’의 결과, 두 번째 거대한 전환 ‘파시즘’이 발흥하게 된 것이다. (프레드 블록)

 

[2]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

 

① 자유주의 : 18C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경제적 자유주의, 시장 자유주의, 시장경제, 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자유주의는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를 의미하고, 경제적으로는 경제적 자유주의를 의미한다. 경제적 자유주의는 자본주의경제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이다. 경제적 자유는 직업의 선택, 재산의 사유(私有), 사적 이윤추구, 계약의 자유 등을 내용으로 한다. 이러한 자유를 인정하고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게 함으로써, 조화와 정의의 원칙에 맞는 경제질서가 실현된다는 생각에서 절대주의 경제체제를 비판한 것이 바로 경제적 자유주의이다.

경제적 자유주의를 사상적인 기반으로 한 경제학 체계를 수립한 사람은 A.스미스이다. 스미스는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동기로 자기의 처지를 개선하려고 하기 때문에 각자의 경제활동을 자유롭게 방임한다면, 그들은 최대의 부(富)를 생산할 것이며, 또 각자의 경제활동은 결코 사회를 혼란하게 하지도 않고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에 이끌려서 경제사회는 조화 있는 발전을 이룩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② 신자유주의 : 1970년대 수정자본주의 실패 이후 새롭게 등장한 자유주의

국가권력의 시장개입을 비판하고 시장의 기능과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을 중시하는 이론. 1970년대부터 케인스 이론을 도입한 수정자본주의의 실패를 지적하고 경제적 자유방임주의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다.

신자유주의 이념을 대표하는 것으로는 대처주의, 레이건주의,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가 있고, 신자유주의 원칙을 강요하는 국제기구들로는 WTO세계무역기구, IMF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등이 있다.

 

   프레드 블록의 해제          

 

책의 주제 : 시장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 > 《거대한 전환》은 1940년대 초에 쓰여졌지만, 반세기도 넘은 지금 오히려 생생함을 유지하고 있다. 《거대한 전환》은 21C 초 지구적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딜레마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저서이다. 《거대한 전환》은 시장 자유주의(국가경제와 지구경제를 모두 자기조정 시장을 통해 조직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해야 한다는 믿음)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제공하고 있다. 

 

책의 평가 : 냉전 이전과 냉전 이후 > 1944년 《거대한 전환》이 출간된 직후에는 미국-소련 사이의 냉전이 격화되고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이데올로기 양극화 상황에서 폴라니의 주장이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 1980년대 이후 1990년대 초 냉전종식과 함께 시장 자유주의는 대처주의, 레이건주의, 신자유주의, 워싱턴 컨센서스 같은 이름을 달고서 지구정치를 지배하게 되었다. 따라서 폴라니의 저술이 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경제적 지구화, 신자유주의 > 탈냉전시기의 핵심적 논쟁은 지구화이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과 교통기술의 발달로 안한 세계경제가 확장된 무역과 자본의 흐름으로 조직되고 영국-미국식 자유시장 자본주의 모델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신자유주의자들이나 비판자들은 시장 자유주의의 역사를 파악할 수 있으며, 경제적 지구화라는 기획이 가져온 비극적 결과에 대해서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폴라니의 논지 : 구조와 이론

 

1부ㆍ3부 : 세계경제의 붕괴(결과) > 《거대한 전환》은 3부분으로 조직되어 있다. 1부와 3부는 1차세계대전, 세계 대공황, 유럽의 파시즘 발흥, 미국의 뉴딜, 소련의 5년간 경제개발계획을 낳았던 세계경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 폴라니는 “어째서 1815~1914년 오랜 기간에 걸쳐 평화와 번영을 누리던 유럽이 갑자기 세계대전에 빠져들고 경제적 붕괴가 이어졌는가” 질문한다. 

 

2부 : 시장 자유주의(원인) > 2부는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19C기 초 영국 산업혁명의 시대에 산업화 초기의 혼란에 대응하기 위해 ‘인간 사회가 자기조정 시장에 순응해야 한다’는 것을 핵심교리로 하는 시장 자유주의를 발전시키게 되었다. 영국이 ‘세계의 공장’이라는 지도적 역할을 맡고 있었던 결과 이러한 믿음이 세계경제의 조직원리가 되었다. 그러나 시장 자본주의가 의도한 대로 작동할 수 없었으며, 지구경제를 다스리는 제도들이 더 많은 긴장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1차세계대전으로 이어진 평화의 붕괴, 대공황으로 이어진 경제질서의 붕괴가 모두 지구적 경제를 시장 자유주의의 기초에서 조직하려 들었던 것의 직접적인 결과였다. 첫 번째 거대한 전환 ‘시장 자유주의’의 결과, 두 번째 거대한 전환 ‘파시즘’이 발흥하게 된 것이다. 

 

폴라니의 ‘(경제가 사회에) 묻어 들어 있음’의 개념

*묻어 들어 있음 : 탄광 속 암반에 석탄이 묻어 들어 있음.

 

경제와 사회 : 19C 이전 vs 19C 이후 > 근대 경제사상은 경제를 가격 메커니즘을 통해 수요공급을 자동적으로 조절해주는 여러 시장들의 체제라는 관념에 기초하고 있다. 경제가 여러 시장들이 통합되어 자기균형을 찾아가는 체제라는 것이다. 반면, 폴라니는 이러한 관념이 인간역사와 얼마나 모순되는가를 보여준다. 19C 이전의 경제는 사회에 묻어 들어가 있었던 반면, 19C 이후의 경제는 사회관계에 묻어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관계가 경제체제 안에 묻어 들어가 있다. 

 

고전파 경제학자 VS 폴라니 > 고전파 경제학자들은 경제를 사회에 종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사회를 시장논리에 종속시킬 것을 요구했다. 폴라니는 “경제체제를 시장이 통제할 경우 사회조직을 압도해버리는데, 사회가 시장에 딸린 부수물로 운영된다”고 한다. 

 

사회에서 경제를 뽑아내는 일은 어째서 성공할 수 없는가

 

사회에서 시장의 뽑아내는 일(*시장 자유주의) > 폴라니는 사회에서 뽑혀나와 자기조정적 성격을 갖는 시장경제는 유토피아이며 현실에 존재할 수 없다고 한다. “자기조정 시장이 실현될 경우, 사회를 이루는 인간과 자연은 씨가 말라버리고, 인간은 신체적으로 파괴당할 것이며 삶의 환경을 황무지가 될 것이다. 자기조정적인 시장경제를 창출하려면 인간 존재와 자연환경이 순수한 상품으로 전환되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사회와 자연환경이 파괴될 수밖에 없다.” 사회에서 시장을 뽑아내는 일=시장에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은 긴장 수준을 높인다. 

 

허구상품의 상품화 > 폴라니는 허구상품을 통해 사회에서 경제를 뽑아내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주장한다. 토지ㆍ노동ㆍ화폐는 상품이 아닌 것을 상품으로 만든 허구상품이다. 상품이란 시장에서 판매하기 위해 생산된 것인데, 토지ㆍ노동ㆍ화폐는 애초에 시장에서 판매하기 위해 생산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동이란 인간 존재의 활동이고, 토지란 분할되어 있는 자연이며, 화폐는 정부의 정책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폴라니는 상품이 아닌 것을 상품으로 만드는 허구의 작업으로 인해 인간 사회가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비판한다. 첫째 도덕적 비판. 자연과 인간을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물건처럼 다루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자연과 인간의 삶이 신성한 것이라는 생각과 인간과 자연을 시장에 종속시킨다는 생각은 화해할 수 없다. 둘째 경제적 비판. 경제에서 국가가 차지하는 역할에 중심을 두고 있다. 경제가 자기조정적이라고 가정해도, 국가는 화폐와 노동과 토지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국가가 허구상품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음에 따라, 국가는 가장 중요한 3개의 시장 안으로 들어와버렸고, 국가가 경제의 “바깥에 있다”는 시장 자유주의의 관점은 전혀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시장 자유주의에서 국가의 역할 > 현실의 시장사회들은 국가가 시장을 관리하는 데 능동적 역할을 할 것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국가가 시장의 자기조정에 의존하여 사회에서 경제를 뽑아내는 쪽으로 움직인다면, 노동자들은 실업에 노출되며, 농민들은 농산물과 경쟁에 노출되고, 모두 구호원조로 살아가야 한다. 이런 점에서 폴라니는 “자유방임은 국가에 의한 계획의 산물이다”고 주장한다. 시장논리와 그에 따르는 위험들을 시민들에게 강제하려면 국가통치의 기술과 억압이 필요했던 것이다.

 

불가능한 것(*사회에서 경제를 뽑아내는 일)을 고집하면 어떤 결과들이 나오는가

 

시장 자유주의의 유토피아 > 사회에서 경제를 뽑아내려는 시장 자유주의가 죽지 않고 살아나는 힘은 시장 자유주의의 유토피아에 있다. 시장 이론가들에게 시장경제의 문제점은, 시장이라는 계획 자체가 아니라 실행에 옮기려는 정치의지에 있다. 정치가들이 시장정책를 유지했더라면, 시장이 약속한 혜택이 현실로 나타났을 것이라는 것이다.

 

‘사회에서 시장을 뽑아나는 것’에 대한 이중적 저항 > 사회에서 경제를 뽑아내는 시도는 필연적으로 저항을 만나게 되는데, 시장사회의 반대방향으로 2운동이 구성된다. 하나는, 시장의 지평을 확장하려는 자유방임 운동이다. 예를 들어 주기적 경제불황으로 은행체제가 파괴되면, 재계는 중앙은행을 강화하여 지구적 시장의 압력으로부터 국내의 신용공급을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하나는 경제를 뽑아내는 것을 반대하는 사회보호 운동이다. 예를 들면 노동계급과 사회의 모든 집단이 참여해왔다. 

 

자유방임 운동과 사회보호 운동 > 폴라니는 “자유방임은 계획에 의한 것이고, 계획은 계획에 의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폴라니는 보호주의 장애물들(사회보호 운동)은 자기조정 시장체제의 압력에 맞서 사회집단이 일구어낸 자생적이고 비계획적 대응이라고 주장한다. 사회보호 운동은 사회에서 경제가 뽑혀나오는 재난을 예방하기 위하여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폴라니는 자유방임 경제를 지향하는 운동이 안정성을 창출하는 사회보호 운동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예를 들어 1920년대 혹은 1990년대 미국에서처럼 자유방임 운동이 너무 강력해지면, 과도한 투기행위와 불평등으로 인해 번영의 기초 자체가 무너져 버린다. 폴라니는 사회보호 운동이 위험한 정치경제의 교착상태를 낳을 수 있다고, 유럽의 파시즘 발흥을 지적했다. 자유방임과 사회보호 양쪽 운동 모두가 위기에 대한 각자의 해결책을 강제한다면, 긴장이 증가하여, 마침내 파시즘이 권력을 잡게 되고 자유방임과 민주주의(사회보호) 모두와 단절하게 된다는 것이다. 

 

폴라니와 자유주의, 맑스주의 > 폴라니는 시장 자유주의는 물론 정통 맑스주의와 대조된다. 시장 자유주의와 정통 맑스주의는 사회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 선택이 2가지 뿐이라고 주장한다. 시장 자본주의 아니면, 사회주의. 반면 폴라니는 자유시장 자본주의는 현실적 선택이 아니며 유토피아적 환상에 불과하며, 사회주의 사회 안에서도 시장이 일정한 역할을 맡도록 허용한다고 보았다. 시장이 사회에 묻어 들어가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 어떤 형태는 산출을 늘리고 혁신을 조정하는 능력에서 좀더 효율적이며, 또 어떤 형태는 시장을 민주주의의 지도력에 종속시키는 데에 좀더 사회주의적이다. 하지만 폴라니는 효율적인 동시에 민주주의적인 대안이 존재한다고 암시한다.

 

지구적 체제의 중심적 중요성 (금본위제)

 

금본위제의 3규칙 > 폴라니는 각 나라의 정치적 선택지를 제한한 국제 금본위제의 결과, 파시즘이 발흥하게 되었다고 보았다. 폴라니는 금본위제가 자기조정 시장의 이론을 현실에 구현할 수 있는 제도적 혁신이었으며, 이것이 자리잡게 되자 자기조정 시장은 자연적인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장 자유주의자들은 3개의 규칙만 지킨다면 지구적 경제는 지구적 자기조정의 완벽한 메커니즘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첫째 모든 나라는 통화의 가치를 금에 고정시키며, 그렇게 정해진 가격에 따라 금을 사고팔아야 한다. 둘째, 모든 나라는 국내의 화폐공급을 금 준비량에 기초를 두어야 하며, 그 통화는 금으로 가치가 보증되어야 한다. 셋째, 모든 나라는 국제적 경제거래의 자유를 극대화하여야 한다. 

 

지구적 자기조정의 환상장치 > 금본위제는 지구적 자기조정이라는 환상장치를 현실에 구현하게 되었다. 영국의 기업들은 세계 모든 곳에 상품을 수출하고 투자하여 벌어들인 여러 통화가 모두 ‘금과 같은 가치’를 갖는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이론상으로는 어떤 나라가 국제 수지 적자를 본다면 적자는 저절로 청산될 것이며, 둔중한 정부의 조치 따위가 없다고 해도 모든 나라의 국제수지는 균형을 달성하게 될 것이다. 세계정부나 지구적 금융당국이 없다고 해도 전 지구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일되는 것이다. 주권은 여전히 국민국가들로 나누어져 있지만,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가운데 금본위제의 규칙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금본위제의 결과들 (*2차례의 세계대전, 파시즘)

 

금본위제의 결과 : 개요 > 금본위제의 의도는 지구적으로 통합된 시장을 창출하여 국민국가 단위와 한 나라 정부의 역할을 축소하는 것이었지만, 결과는 정반대가 되었다. 폴라니는 금본위제가 채택된 1870년대에 오히려 국민국가의 중요성이 강화되는 역설이 나타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장 자유주의는 국가간의 투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었지만, 금본위제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두차례 끔찍한 세계대전을 낳았다. 

 

금본위제 결과 : 경제적 비용 > 금본위제의 규칙들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경제적 비용을 뒤집어씌웠다. 어떤 나라의 국내 물가구조가 국제적 가격수준과 차이가 난다면, 그 나라의 금 준비의 유출에 적응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디스플레이션 뿐이다. 이는 대외적 균형이 회복될 만큼 임금수준이 떨어지고 소비가 감소할 때까지 경제를 수축시키도록 내버려두게 된다. 결국 노동자들과 농민들의 소득을 격감시키고, 실업을 증가시키며, 기업과 은행의 파산을 증가시킨다. 재계조차 이로 인한 불활실성과 불안정성을 견뎌낼 수 없었다. 

 

금본위제의 역전 : 보호관세, 식민지 팽창경쟁 > 따라서 금본위제가 실현되자 모든 사회들이 그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공모자로 돌변했다. ① (보호관세) 첫 번째 수단은 나라마다 수입하는 공산품과 농산품에 높은 보호관세를 매겼다. 수입관세를 붙여서 무역흐름이 가격변화에 민감하지 않도록 만든다면,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예견하지 못한 금 유출에 대한 취약성도 줄일 수 있었다. ② (식민정책) 좀더 적극적인 두 번째 수단은 유럽 강대국들과 미국ㆍ일본이 19C 마지막 4반세기 동안 보여주었던 식민지 팽창경쟁이었다. 자유무역의 논리는 식민정책을 반대했지만, 국제무역에서 보호주의가 발흥하게 되면서 식민정책의 강화로 역전되었다. 새롭게 식민지를 획득하게 되면, 제국이 가진 권력으로 관세장벽을 둘러칠 수 있었고 식민사업을 하는 무역업자들은 식민지시장과 원자재에 접근하는 데 특권적 지위를 누릴 수 있다. 이 기간의 ‘제국을 향한 경주’는 영국과 독일 사이의 정치적ㆍ군사적ㆍ경제적 경쟁을 비화시켰고, 결국 1차 세계대전으로 정점에 달했다. 폴라니는 이들 나라의 유전자 속에 제국주의적 충동이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금본위제의 가혹한 압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국주의로 나타났다고 보았다. 

 

금본위제 ······> 2차례의 세계대전, 파시즘 > ​폴라니는 시장 자유주의자들이 유토피아에 대한 믿음으로, 국경없는 세계의 메카니즘으로 금본위제를 발명해내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금본위제는 가혹한 충격을 가져왔고, 이로 인해 여러 나라는 스스로를 더욱 강화하여 처음에는 국가간 경계선이, 나중에는 식민지로 구성된 제국의 경계선이 그 장벽을 높였다. 금본위제는 여러나라에 압력을 행사했지만, 관세장벽에서 제국에 이르는 다양한 보호주의의 발흥으로, 금본위제의 작동은 무력화되었다. 1차세계대전과 함께 금본위제가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각국은 금본위제를 복구하기 위해 동원되었다. 이 전체의 비극적 드라마가 1920년대와 1930년대에 또한차례 펼쳐지게 되었고, 각국은 환율을 지킬 것인가, 자국 국민을 지킬 것인가라는 선택을 강요받게 되었다. 폴라니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서 파시즘(인간의 자유를 희생시킴으로써 시장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한다)의 충동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폴라니 저술의 현재성 (*신자유주의)

 

신자유주의 유토피아 > 신자유주의는 금본위제의 영감이 되었던 유토피아적 비전을 신봉하고 있다. 그래서 폴라니의 주장은 현재 지구화 논쟁에 중요성을 갖게 된다. 냉전 이후 지구경제의 통합이 벌어지게 되면서 국가간 경계선이 퇴물이 되고 새로운 지구적 평화시대가 열렸다고 주장한다. 모든 나라들이 지구적 시장논리를 인정하고,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에 자기 경제를 개방한다면 국제적 분쟁은 사라지고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한 선의의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것이다. 시장 자유주의와 마찬가지로 신자유주의도 각국이 해야 할 것은 자기조정 시장의 효율성을 믿는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신자유주의 신념 > 현재의 지구적 금융체제는 금본위제와는 다르다. 각국 통화와 환율은 금으로 고정되어 있지 않고, 외환시장에서 가치가 결정된다(변동환율제). 또한 IMF나 세계은행 같은 국제금융기관들이 지구적 체제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공통성이 있다. 개인들과 기업들이 자신들의 경제적 이해를 추구할 수 있도록 극대의 자유를 얻는다면, 지구적 시장이 모든 사람을 더 잘 살 수 있게 해줄 것이라는 신념이다. 이러한 신념 아래, 신자유주의는 자본흐름에 대한 제약을 허물고, 경제생활에서 정부의 간섭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자유시장 규칙 : 황금 구속복 > 지구화를 옹호하는 토머스 프리드먼은 자유시장 규칙을 ‘황금 구속복’에 비유했다. “당신의 나라가 지구적 경제를 지배하는 자유시장의 규칙을 인정한다면, ‘황금 구속복’을 입게 된다는 뜻이다. 이 ‘황금 구속복’은 지구화 시대의 정치적 경제적 패션을 규정한다. 냉전시대에는 마오쩌뚱 신사복, 네루 윗도리, 러시아 모피코트가 있었지만, 지구화시대에는 오로지 ‘황금 구속복’뿐이다. ······ ‘황금 구속복’이 요구하는 것은 국가의 축소, 자본이동에 대한 장벽철폐, 자본시장의 탈규제화이다. ······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에서 활동하는 ‘전자신호의 무리’가 모든 나라들로 하여금 잘 맞지 않는 팔다리를 이 옷에다 쑤셔넣도록 강요한다.”

 

폴라니의 교훈 : 신자유주의 유토피아 > ① (국제적 규제기관) 폴라니의 3가지 허구상품에 대한 교훈은, 지구적 시장이 자동적인 조정을 이루어낼 것이라는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위험한 환상인지 잘 보여준다. 각국의 국내경제가 그 나라 정부의 적극적 역할에 의존하고 있는 것처럼, 지구적 경제 또한 강력한 규제기관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규제기관이 없다면 각국의 경제와 지구적 경제는 온몸을 불구로 만들어놓는 경제공황을 겪을 수밖에 없다. ② (불가능한 요구) 폴라니의 근본적 교훈은 시장 자유주의가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도저히 지속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이다. 노동자, 농민, 자영업자들은 일상적 경제생활이 주기적으로 등락하는 경제조직 안에서는 잠시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신자유주의가 꿈꾸는 국경 없고 평화로운 지구라는 유토피아가 실현되려면, 경제에는 지속적 발작이 5년이나 10년에 벌어져야 하고, 사람들은 절반 이하의 소득으로 생존게임을 벌여야 하며, 이런 상황을 견딜 만큼의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전 세계 수백만명의 보통 사람들에게 그런 유연성을 갖추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 파탄에 따른 정치적 보수화 > 신자유주의가 승승장구하는 최근에 이미 지구화로 인한 경제적 파탄에 대해 전세계에 결처 광범위한 저항이 나타나고 있다. 각종 불만이 차오르고 사회질서는 문제투성이가 되어가고 있으며, 정치지도자들은 이 불만을 호도하기 위해 적을 찾아 희생양을 만들고 있다. 이것이 신자유주의 유토피아적 비전이 높은 갈등으로 귀결되는 방식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이 가져온 파괴로 인해 사회가 해체되고 기근과 내란이 생겨났다. 다른 곳에서도 이웃 나라와 자국 내부의 소수민족들에게 공격적 의도를 드러내는 군사적 민족주의가 나타나고 있다. 지구 도처에 무장세력(종교적 근본주의)이 지구화로 인한 경제적ㆍ사회적 충격을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무질서의 증후들은 미래에 찾아올 훨씬 위험한 상황의 전조일 것이다

 

민주적 대안들을 찾아서 (*폴라니의 낙관주의)

 

경제를 민주주의 정치에 복속 > 이 책이 2차세계대전 중에 쓰였지만, 폴라니는 국제적 갈등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회생활이 시장메커니즘에 복속해야 한다는 ‘낡은 것이 된 시장적 사고방식’에서 해방된다면, 각국 경제와 지구적 경제를 민주주의 정치에 복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뉴딜정책 > 폴라니는 루즈벨트의 뉴딜개혁을 미래 가능성 중 하나의 모델로 보았다. 루즈벨트의 개혁은 미국경제가 앞으로도 시장을 중심으로 조직될 것이지만, 최소한 인간과 자연을 시장압력에서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장치이다. 지구 차원에서도 높은 수준의 무역과 협조가 이루어지는 국제경제질서를 기대했다. 각국 정부들은 높은 수준의 국제무역을 촉진할 수 있는 협정들이 생겨날 것이지만, 각국은 지구적 경제의 압력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완충장치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단일한 경제모델을 모든 나라에 덮어씌우려는 시도가 종말을 고하게 되면, 개발도상국들은 자국 국민들의 복지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확장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구상은 시장의 힘에 제한을 가할 수 있는 지구 차원의 규제를 가정하고 있다. 

 

정부의 역할 확장 > 폴라니의 비전은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정부의 역할을 확장하는 것에 의존하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정부개입이 늘어나면 경제적 결과가 악화되고, 사회생활도 국가에 통제될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폴라니는 이러한 관점에 조전하여 허구상품을 관리하는데 정부역할이 필수불가결하며, 따라서 정부는 시장 자유주의자들의 공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또 폴라니는 정부의 확장이 자유를 확장할 것으로 보는데, 시장경제의 사멸은 새로운 자유시대의 개막이며, 규제와 통제를 통하여 소수가 아닌 모두를 위한 자유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국적 사회운동 > 폴라니가 냉전 이전인 2차대전 직후에 품었던 낙관주의는 한계를 가진다. 냉전이 도래하면서 뉴딜은 미국에서 개혁의 시작이 아니라 끝이 되었다. 지구 차원에서의 계획에 의한 경제협력은 시장의 지구역할을 확장하고자 하는 시도에 길을 내주었다. 하지만 냉전이 역사의 뒤안으로 저물어간 지금, 지속 가능성이 없는 시장 자유주의로 인해 경제공황이 터지고 권위주의적이고 침략적인 체제가 나타나는 폴라니의 비전에 진정한 대안이 존재한다. 그것은 전 지구 모든 나라의 보통 사람들이 경제를 민주정치에 복속시키고 지구경제를 국제적 협력의 기초위에서 재건하는 노력을 함께 하는 것이다. 1990년 마지막 몇 년간 명확한 징후가 있다. 초국적 사회운동이 지구경제를 다시 만드는 현실적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활동가들이 신자유주의 원칙을 강요하는 국제기구들(WTO, IMF, 세계은행)에 맞서 전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초국적 운동은 폴라니의 비전이 현실성을 갖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폴라니에게 시장 자유주의의 결함은 인간의 목표들을 몰인격적인 시장 메커니즘의 논리에 복종시키는 것이다. 그는 반대로 인간은 민주적 지배방식을 도구로 삼아 경제가 우리의 필요를 충족시키도록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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