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 두 번째 세미나 후기 (0714)
hnbreez…
/ 20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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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유형의 반복
이번 세미나에서 다뤘던 내용 중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반복과 들뢰즈가 사용하는 반복이라는 의미 간의 구분이 중요했다. 두 가지의 구분을 통해서 들뢰즈적 의미의 반복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반복은 결코 독립적이지 않다. 하나는 특이한 주체이고 다른 하나의 내부이자 심장이며, 또한 그것의 깊이이다. 다른 반복은 단지 외피이자 추상적 결과일 뿐이다.’ 흔히 우리가 사용하는 반복이라는 것은 피상적인 개념, 들뢰즈적 의미의 반복을 내포하는 껍데기 같은 개념이다. 한 반복은 다른 반복의 깊이이고 하나는 원인이다. 다른 하나는 그 원인을 둘러싼 결과이며 하나는 재현을 생산한다.
두 가지 경우 모두 ‘반복은 개념 없는 차이’다. 첫 번째 경우 차이는 개념의 ‘외부적인 것’으로 설정되어 있고, 두 번째 경우는 ‘자신 안에 차이를 포괄하며 스스로의 이념의 타자성 안에, 어떤 간접적 현시의 다질성 안에 포괄된다’. 그래서 첫 번째 반복이 개념의 결핍에 의해 성립하는 부정적 반복, 가언적, 정태적, 수평적, 평범한 반복이라면 두 번째 반복은 이념의 잉여에서 성립하는 긍정적 반복이며, 정언적이고, 동태적, 수직적, 특이하고 독특한 반복이다.
“두 번째 반복은 옷 입은 반복으로서, 스스로 복장을 하면서, 가면을 쓰면서, 스스로 위장하면서 자신을 형성해간다.”
“도처에서 다름은 같음의 반복 안에서 발생한다. 이것이 가장 심층적인 비밀스러운 반복이다. [···] 이 영역 안에서 헐벗은 것의 진실은 가면, 위장된 것, 가장복에 있다. [···] 왜냐하면 반복은 다른 사태에 의해 은폐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위장하면서 자신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반복은 이런 자신의 고유한 위장들에 앞서 미리 존재하지 않으며, 자신을 형성하는 가운데 헐벗은 반복-자신을 봉인하는 반복-을 구성해낸다.”
들뢰즈적 의미의 반복은 ‘개념이나 자현 안의 동일성의 형식에 의해서는 설명될 수 없’고 ‘어떤 의미에서 반복은 우월하고 월등한 어떤 실증적 원리를 요구’한다. 그가 말하는 반복이란 재현된 세계에 우선하는 반복이며, 내부에서 발생해서 외면적인 반복을 발생시킨다. 그가 말하듯 반복은 우리로 하여금 ‘일반성의 질서를 되찾게’한다. 즉, 재현이 반복을 통해 생산된다.
“절대적으로 같은 개념을 지니고 있는 어떤 동일한 요소들에 직면할 때 우리는 반복에 대해 말할 수 잇다. 그러나 우리는 이 이산적 요소들, 이 반복되는 대상들 가운데서 비밀스러운 주체, 즉 반복되는 대상들을 통해 스스로를 반복하는 반복의 진정한 주체를 구별해 내야만 한다. 반복은 반드시 대명사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또한 우리는 반복의 자기(self)를, 즉 반복하는 것 내의 특이성을 발견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보여주고자 했다. [···] 어떻게 동일한 요소들의 자명한 반복이 잠재적인 주체를 다시금 참조하는지, 그리고 이 잠재적인 주체가 어떻게 그 요소들을 통해 스스로를 반복하는 가운데 첫 번째 반복의 심장부에서 ‘또 다른’ 반복을 형성하는지를 말이다.”
재밌는 점은 잠재적인 주체가 그것의 결과물 가운데 스스로를 반복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는 것이다. 이 주체가 수행하는 반복을 통해 재현이 구성된다면, 이 주체는 재현의 세계가 나타남에 따라 스스로를 발전시키게 된다. 재현이 생산됨에 따라 반복의 주체는 재현의 주체가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