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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진실의 용기》 0713 후기 +2
유택 / 2017-07-13 / 조회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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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용기》 0713 후기(3,4강)

 

3,4강 세미나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책에서 푸코는 그리스 아테네라는 무대로 한정한 뒤에 파레지아의 변천을 따라갑니다. 시작은 시민의 특권을 가진 자들(성인 그리스 남성에 한정)이 세상에 유용한 정치를 하기 위해 파레지아를 실천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에토스와 연관된 파레지아로 그 성격이 변해갑니다. 여기서 문득 <주체의 해석학>에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자기배려의 역사적 변화 추이가 생각났습니다. 도시국가를 통치하기 위해 시작된 자기인식에서 자기배려에 이르렀던 것이, 기원후 로마헬레니즘 시대에 와서는 보편적 개인성의 문제로, 일상에 녹아드는, 누구나가 추구해야 하는 생활/품행/실존의 지침과 같은 에토스로서의 자기배려의 성격 변화. 이때 영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요?(그런가..?) 자기배려파레지아가 오버랩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파레지아가 변해갔을까요. 첫째, 아테네 민주정치의 부패가 그 발단이 되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수사학자들이, 소피스트들(궤변론자들?), 그리고 수많은 덕 없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말을 인기에 영합해 중구난방으로 여기저기서 내지름으로써 아테네의 정치가 갈 길을 잃기 때문입니다. 파레지아를 실천하기에는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위험성의 문제도 대두됩니다(소크라테스의 정치적 유보). 둘째, 그러하기에 이제는 인간의 프쉬케(영혼)을 교육/훈련하여 윤리적 차별화를 가진 즉 덕을 갖춘인간을 길러내는 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래서 에토스가 부각됩니다. 플라톤이 디오니시우스2세를 교육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시칠리아로 날라갑니다. 세상을 다스릴 왕의 영혼을 돌보기 위해서죠. ‘한 사람만 설득하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플라톤은 말했습니다.

 

민주주의는 파레지아가 작동하기엔 문제가 있는 구조다라고 플라톤(플라톤의 전도)이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아리스토텔레스의 주저함)가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 두 철학자들은 그 다음 무엇을 말합니까? ‘탁월한 덕을 갖춘 이를 갈망합니다. 그리고 그에게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합니다. 탁월한 덕을 갖춘 이, 즉 왕과 같은 것입니다. 한마디로 민주주의의 거부의 구현입니다. 참 재미있고 아이러니하죠. 한참 이 대목을 읽다가 어이가 없어 전 웃었더랬습니다. 참 말 많은 사람들이다 싶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민주주의적 파레지아에서 자기통치적 파레지아로의 변모, 다시 말해 폴리스와 상관적인 파레지아에서 에토스와 상관적인 파레지아로의 변모. 여기에서 푸코는 서구철학의 근본적인 밑바탕/특질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알레테이아(진실표명), 폴리테이아(정체), 에토포이에시스(에토스 내지 주체의 형성). 이 세가지가 진실-말하기와 각각 연결되면서, 지금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과학담론(알레티이아), 정치담론(폴레티이아), 도덕담론(에토스)으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푸코가 가장 말하고자 하는 이 철학담론이란 무엇인가요. 그것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가 이번 푸코 강의에서 핵심입니다. 그것은 소위 섞어찌개입니다. 아이슈타인의 핵물리학(알레테이아)을 말할 때 정치(폴리테이아)와 윤리(에토스)를 떼어놓을 수 없고, 다윈의 진화론적 퍼스펙티브가 풍미했던 시대의 소산으로 볼 수 있는 정신분석학과 소비에트 공산혁명의 역사진화론과 연결되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철학담론은 오지랖 넓게 과학과 정치, 도덕을 섞어찌개해가며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순수한 철학도, 순수한 과학도, 순수한 정치도, 순수한 윤리학도 없습니다. ‘순수는 존재하지도 않고 급기야 위험합니다. 환원 불가능한 이 세가지(알레테이아-과학/폴리테이아-정치/에토스-도덕윤리)의 상호관련성 없이 서구철학적 사유를 분석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단어들이 나옵니다. 진실, 주체, 지식, 권력, 푸코 하면 떠오르는 이 단어들도 각각 그 한가지만을 가지고 논의할 수 없다고, 익히 예상 가능한 푸코의 절규가 나옵니다. 결론은 섞어야합니다. 이럴수도~ 저럴수도~ 섞는게~! 답입니다. 그것이 푸코 입니다. 후기 이상입니다.  

 

댓글목록

아라차님의 댓글

아라차

섞어찌개...어쩔 ㅎㅎㅎㅎ
푸코의 절규가 섞어찌개라니... 뭔가 표현이 '순수'하지 못하고 '위험'하군요 ㅎ
어쨌든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빠른 발제와 후기  감사합니다.

올리비아님의 댓글

올리비아

정말 손빠른 후기네요 . ^^

인터넷의 발달로 더 팽배해진 가짜뉴스와 대중선동들을 보면서 어떻게 해법을 찾아야 하는것인가. 고민(?) 했었는데. 민주주의의 자체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생겨난다고 하니 정말 놀랐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이 이미 4세기에 된것인데 21세기인 지금도 같은 고민을 한다는것도 너무 놀랐습니다. (씁쓸주의보 발령됨)

3가지 정치형태
 -군주정 또는 왕정
 -귀족정
 -다수에 의한 통치
각각 자신의 이익에 복무 할때와 나라 전체의 이익에 복무할때를 보면
( 제 머리속 시물레이션으론 다수에 의해 통치되고 각자 자신을 위해 이익이 추구된다면 전체적으로 다같이 이익이 추구 되는것이 아닌가라는 단순한 생각을 했었는데요~ )
다수에 의한 통치에선 윤리적 구분, 차별화, 특이성의 발견이 거의 불가능하여 진실-말하기와 국익의 추구가 거의 불가능해진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다수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 자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민주주의 체제유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존재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특정한 이름을 붙일 수 없다고~~~


당시에 보편적으로 퍼져있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지적하고 철학담론은 따로 떨어저서 생각할수 없다고 이야기한것 같습니다. 제대로된 진실-말하기가 되려면 과학, 정치, 도덕등 모든 면에서 고려해보고 다루어야 한다는것~

"알레테이아, 폴리테이아, 에토스, 이 세 축은 서로에게 흡수되지 않으면서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79p

"진실, 권력, 윤리의 환원불가능성에 관한 담론인 동시에 그것들 간의 필연적인 연관성에 대한 담론이며, 진실(알레테이아)과 권력(폴리테이아)과, 에토스를 사고하되 그것들의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상호 관련성 없이는 사고불가능한 그런담론입니다." 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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