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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 첫 번째 세미나 후기(0707)
선우 / 2017-07-09 / 조회 1,117 

본문

후기는 앎과 무지를 가르고 또한 앎과 무지가 서로 꼬리를 물면서 이어지는 그 극단의 지점에서

시작된다.^^

 

밑도 끝도 없이 말한다. “반복은 일반성이 아니다.” 특수성과 일반성이라는 우리의 경험 세계의 ‘반복’과는 다른 반복을 말하려고 한다. 질적인 질서인 유사성, 양적 질서인 등가성으로 설명가능한 일반성의 세계에서는 교환과 대체가 가능하다. A라는 노동자는 B라는 노동자로 대체 가능하고 같은 가치를 갖고 있는 두 상품은 교환이 가능하다. 유사성과 등가성 모두 ‘동일한’ 무엇을 기저에 깔고 있다. 질적으로 동일하다. 특수자이긴 하지만.

 

들뢰즈가 말하고자 하는 반복은 교환할 수 없고 대체 불가능한 ‘독특성’과 관련 있다. singularity. 더 나아가 이 독특한 것의 ‘보편성’과 관련 있다. 기존에 우리가 사용했던 일반적이다, 보편적이다라는 용어의 용법과는 다른 ‘보편성’을 마주한다. 독특한 것이 반복될 때 보편성이 드러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여전히 아리송.

그럼에도 놓치지 말아야 할 단어 ‘보편성’.

 

나는 일단 이 독특성을 스피노자의 ‘양태’로 이해해 보려고 한다. 실체인 신, 신의 성질인 속성, 그리고 그 신의 속성들이 표현되는 양태. 특이한 하나의 양태는 실체인 신의 속성을 표현한다. 독특한 것이 실체(보편)를 표현한다. 독특한 것의 ‘보편성’. 독특한 것이 보편을 드러낸다.

 

반복은 일반성이 아니다. 그럼 무엇인가? 반복한다는 것은 행동한다는 것이다. 유사한 것도 등가적인 것도 갖지 않는 독특한 무엇과 관계하면서 행동한다는 것이다. 반복은 유사성과 등가성이라는 법칙의 세계에 물음을 던진다. 반복은 ‘위반’이다. 반복은 법칙에 대항하며 ‘자기 자신을 긍정하는 어떤 역량의 이름’ 이다. ‘차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차이 역시 들뢰즈는 ‘긍정’과 ‘역량’으로 보고 있지 않은가. 차이가 반복된다. 차이나는 것만이 반복된다. 이런 말들이 가능해지는 건가.

동일한 것의 반복이 아닌, 차이나는 것의 반복. 차이 자체의 반복.

 

“현대적 사유는 재현의 파산과 더불어 태어났다.” 재현에 대한 거부. 재현에 대한 비판. 왜 ‘재현’이 못마땅한가? 재현은 ‘원형’을 상정한다. ‘본질’ ‘본성’을 상정한다. 플라톤의 이데아. 원본에 비추어 다른 모든 것들을 서열화한다. 위계화한다. 무엇이 가장 원본과 비슷한가? 무엇이 가장 중심 권력에 가까운가? 원형과 가장 먼 거리에 있는 것, 가장 큰 차이를 갖는 것이 또한 가장 크게 부정된다. 권력화된 힘에 의해 부정된 다른 수많은 힘들의 발견과 함께 현대적 ‘사유’는 시작된다. 가시화되지 않은 힘, 현실화되지 않은 힘, 그 잠재적 힘들을 ‘사유’는 발견한다. 그동안 보거나 듣지 못했던 그 잠재적 힘들, 그 실재하는 힘들을 철학은 개념으로 포착한다. 그 힘들을 경험할 수 있도록 예술은 이미지를 창조한다.

 

누가 ‘아무개’에게 눈길을 돌리기나 했었는가?

누가 ‘아무개’의 이야기가 궁금하기나 했었는가?

누가 ‘아무개’의 세계에 주목하기나 했었는가?

지금 누가 그 익명인 ‘아무개’의 세계를 믿는다고 말하고 있는가?

누가 지금 그 ‘아무개’의 세계를 ‘눈부시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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