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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소수적인 문학을 위하여>3장 발제 자료
희음 / 2017-05-20 / 조회 1,808 

본문

3. 소수적인 문학이란 무엇인가?  

 

소수적인 문학의 특징 세 가지 

그것은 소수적인 언어로 된 문학이라기보다는, ‘다수적인 언어 안에서 만들어진 소수자의 문학을 말한다. 그 특징은 다음과 같다.

1)언어가 어떤 식으로든 높은 계수의 탈영토화에 의해 변용된다는 점(언어의 탈영토화) - 독일어를 쓰지 않을 수 없지만, 독일어로 쓰는 것도 불가능한 이중의 막힘. 그렇게 하여 프라하의 독일어가 낯선 소수적 용법에 적당한 탈영토화된 언어가 되는 것.

2)거기서는 모든 것이 정치적이라는 점(개인적인 것과 정치적인 직접성의 연결) - 개인적인 문제들이 넉넉한 공간 내에서 블록을 이룰 뿐인 다수적인 문학과는 다르게, 그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개인적인 문제가 직접 정치적인 것으로 연결되는 것. “거대한 문학에서 밑에 가려진 채 이루어지고 있는, 구조물에 꼭 필수적인 것은 아닌 지하실 같은 것이, 여기에서는 충만한 빛을 받으며 조명된다. 거기서는 몇 사람의 스쳐 가는 듯한 관심을 끄는 그런 문제가, 여기서는 생사가 걸린 핵심적인 문제가 된다.”

3)또한 모든 것이 집합적 가치(의미)를 지닌다는 점(언표행위의 집합적 배치). - 각각의 작가가 말한 것이 이미 하나의 공동 행동이고, 그가 말하거나 행한 것은 필연적으로 정치적이다. 정치적 자장이 모든 언표를 감염시키게 되는 것. “문학이란 문학사의 문제라기보다는 민중의 문제다.” 카프카의 문학에서는 서술자 원칙이 지워진다. 새앙쥐 요제피네처럼 노래 부르기를 포기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민중이라는 주인공의 집합적 언표행위 안에 자리 잡는다. 개별에서 무리로 넘어가는 것. 주체 없이 오직 언표행위의 집합적 배치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외부로부터 주어지지 않는, 도래할 악마적 힘들로서, 구성된 혁명적 힘들로서 존재하는 한에서. ‘K’가 대표적인데, 그것은 인물이 아닌 기계적 배치를, 개인이 자신의 고독 속에서 거기에 잇닿아 있는 집학적 담지자를 지칭한다.

 

카프카의 문학하기 방법 표현 기계 

표현기계란 언어와 다양한 탈영토와의 관련을 맺고 있다. 체코어를, 동시에 농촌이라는 환경을 떠나 버린 유대인의 상황, 하지만 문서 언어로서의 독일어의 상황이 그것이다. 이 경우 두 가지 방식이 가능한데, 상징주의·몽환주의·신비주의·은폐된 기표 등의 모든 자원을 부풀리는 것이 그 하나이다. 카프카는 다른 방법을 택하지만. 프라하의 독일어를 있는 그대로, 빈곤함대로 선택하는 방법. 간결함을 통해 탈영토화 쪽으로 더 멀리 나아가는 것. 건조한 어휘를 강렬도 속에서 진동하게 만드는 것. 비형식화된 완전한 표현, 강렬한 질료적 표현에 이르는 것.

두 방법에 조이스의 작품과 베케트의 작품을 대입해볼 수도 있겠다. 모든 언어를 사용하면서 그 풍부함과 중층성을 통해 나아가면서 세계의 모든 재영토화를 작동시키는 조이스와, 영어 및 프랑스어의 건조함과 간결함, 그리고 의도적인 빈약성으로 탈영토화를 밀고 나가 강렬도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지점에 도달하게 하는 베케트!

 

카프카 작품의 내용형식적 탈영토화 

1. 내용과 표현간의 이접

먹을 것인가, 말할 것인가. 카프카는 음식물과 백정, 이빨에 대해 항상적인 강박을 보인다. 관객을 짜증나는 선택지 앞에 서게 하면서.(“나의 질문은 듣기 싫었지만 그렇다고 나를 내쫓을 생각도 없었다.”-<어느 개의 연구>)

개는 두 학문 사이에서 동요하고 있다. 영양분에 대한 학문, 즉 숙인 고개의 학문과 음악에 대한 학문, 즉 쳐든 고개에 대한 학문 사이에서.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주로 먹는 데 봉사하는(영토성) , , 이빨의 탈영토화가 바로 언어활동과 관계하므로, 말하기, 특히 글쓰기는 먹지 않는 것과 같다. 카프카는 그 둘 사이에서 머뭇거리면서 글쓰기(탈영토화)로 나아가고자 하는 고집을 부렸던 게 아닐까. 그런 자신의 세계를 작품의 내용형식을 통해 담아낸 것. 

2. 새로운 언어 용법의 창안

원래 언어활동은 언표 주체와 언표행위의 주체의 구별과 상보성을 통해서만 존재하고, 우리는 이를 외연적 내지 표상적 용법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카프카는 빈약해진 언어, 체코어나 이디시어(유대인들이 쓰는 독일어와 히브리어의 혼합어)의 혼합인 프라하의 독일어 환경을 통해 언어를 새롭게 창안한다. 의미를 포기하고 생략하며, 거기에 종이의 뼈대나 그림자만을 남겨두게 되는 것.

1)소리는 그 자체로 아무런 보충 없이 절대적으로 탈영토화된다(의미를 탈락시킴으로써, 의미를 의미로서 달라붙지 않게 함으로써, 의미를 능동적으로 중화시킴으로써, 즉 그 자체로 독립하여 서게 되면서). 스스로 말하며 형식화될 필요 없는 생생한 표현 질료가 해방된다. 아이들의 말. “월말에, 월말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 예컨대 강세 같은 것들. 밀레나 속의 i라는 강세를 보라.-<밀레나에게 보내는 편지> 그 강세는 언제나 가능한 추락, 동시에 기쁨의 비약을 표시한다.

2)“말이 주인으로 통치하며, 말이 직접으로 이미지를 제공한다고 바겐바흐가 말할 때, 이 이미지는, 강렬도적 상태들의 시퀀스, 강렬도적 사다리나 회로를 구성할 뿐인 편력 그 자체다. 그것은 정도에 의해서 되기가 된다. 온도, 뜀뛰기, 인간의 개-되기 등. 더 이상 개라는 말은 어떤 동물을 직접 지시하거나 은유적(‘개 같은’)으로 사용되지 않는다. 은유와는 다른 변신이 이루어지는 것. 본래적, 형상적 의미 모두 사라지는 것. 다만 단어들의 부채살 안에서 상태들의 분포만 있을 뿐. 로브그리예는 카프카에 의해 모든 은유가 파괴되었다고도 말한다.

무엇-되기는 유사성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되기를 하는 동물은 사람처럼말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결락한 채 어조로써 인간의 언어를 추출해 낼 뿐이다. 거기에는 비의미적이고 강렬도적인 언어 사용이 있다. 언표행위의 주체도 언표 주체도 없는 것. 복수적이고 집합적인 배치 안에서 상호적인 되기를 형성하는 상태들의 회로가 있을 뿐이다.

 

프라하의 독일어가 탈영토적, 소수적 언어(문학) 용법에 기여하는 양상 

1)전치사의 부정확한 용법, 대명사의 남용, 아무데나 쓰일 수 있는 동사의 사용, 부사의 다양화 및 연속 병치, 고통과 결부된 함축의 사용, 단어의 내적 긴장으로서 강세의 중요성, 내적인 부조화를 야기하는 자음과 모음의 분포 바겐바흐. “내가 쓰는 거의 모든 단어가 다른 단어와 조화를 이루지 않는다. 나는 자음들이 다른 자음과 부딪쳐 쇳소리가 나는 것을, 모음들이 박람회에 온 흑인들처럼 노래하는 것을 듣는다.” 언어는 이제 표상적이기를 그치고 그 극단 내지 극한을 향해 나아간다.

2)소수적 언어의 사용 카프카의 경우, 이디시어

: 이디시어는 멸시당하고 꺼려지는 언어이면서, 사용자에게 있어서는 사용하기 어려운 언어이다. 혐오 섞인 공포까지도 야기하는 언어. 문법 없는 언어이면서 훔친 어휘, 떠다니는 어휘, 이주한 어휘 등에서 시작하여 세력 관계를 내면화하는 유목민 같은 언어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가슴의 언어다. 강렬도적인 언어이면서 독일어의 강렬도적 용법이고, 우리를 사로잡을 것이 틀림없는 소수적 언어, 소수적 용법이다.

카프카는 이디시어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취하여 고유하고 고독한 글쓰기와 부합하는 것이 되게 하는 그런 길을 보여 준다. 사람들은 그것을 통해 독일어로부터 탈주선을 타고 나아갈 것이고, 프라하의 독일어에서 그것이 감추고자 하는 모든 저해의 지점들을 제거하게 될 것이고, 간결하고 엄격한 비명을 질러대게 될 것이다. 이것은 절대적 탈영토화다. 점진적으로 언어를 황무지로 끌고 가는 것, 비명을 위해서, 비명에 통사법을 부여하기 위해 통사법을 이용하는 것.

 

소수적인 문학을 위하여 

위대하거나 혁명적인 문학은 모두 소수적이다. 카프카 역시. 그는 늘 자신의 언어를 소수적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는다. 카프카의 <위대한 수영 선수>에서처럼. “나는 여기 내 나라 안에 있지만,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가 말하는 언어를 한 마디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단일한 언어도 뒤섞여 있는 것이며, 정신분열적인 혼합체다. 다수적인 언어의 경우에도 창조적 탈주선을 따라 나아갈 수 있다.

개처럼 쓰기 위해 어휘가 아닌 간결한 문장의 고안이 중요하다. 팝적인 글쓰기. 그것으로 소수적이고 강렬도적인 용법을 만들어내는 것. 언어가 도망치고 동물이 접목되며 하나의 배치가 분기하는 언어학적 제3지대를 발견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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