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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다] 후기 : 존재론적, 우편적 제3장 후반부 +1
안지영 / 2017-05-13 / 조회 1,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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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다의 엽서] 후기 : 존재론적, 우편적 제3장 후반부 

전반부에 대한 검토를 마친 후 의사서한이 망령화를 불러일으킬 때 발생하는 두 가지 어긋남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습니다.

 

아즈마는 이 부분에서 불가능한 것에 대한 데리다의 사유를 속도의 문제로 설명하는데, 이러한 점에서 하이데거와 데리다를 비교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 책이 지니는 한계점이 활발히 이야기되었습니다. 하이데거가 존재와 시간에서 구분하고 있는, ZuhandenseinVorhandensein이라는 개념에 대한 설명을 최원 선생님께서 해 주셨습니다. ‘도구적 존재자Zuhandensein는 주어져 있는 것으로서, Vorhandensein과는 달리 사물을 대상화하지 않은 존재자성과 관련됩니다. 그런데 아즈마는 Vorhandensein현존재의 근거까지 다가오는 속도라고 설명하면서 ‘Being’으로 보는 시각을 드러내거나, ‘vorzu로 변하기 위해 필요한 우편공간을 말소해버리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하이데거의 개념을 오독하고 있습니다. 데리다와 하이데거의 차이를 강조하기 위해 하이데거의 철학을 무리하게 재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하이데거 역시도 진리가 시간 속에서 드러난다는 점에서 사건(event)을 중시했기 때문에, 아즈마가 주장하는 것처럼 하이데거의 철학을 부정신학적 방식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어서 보론에 나오는 들뢰즈와 데리다의 기계개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아즈마는 데리다의 인터뷰를 인용하면서 기계의 은유에 대한 논의를 전개합니다. 우편공간이 기계를 통해 목소리-의식으로 침투하는 모양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설명하면서, 아즈마는 데리다가 기록기계에 대해 다룬다고 말합니다. 또 철학자를 배달기계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기계라는 은유를 데리다의 이론을 설명하는 데 사용하는 것의 타당성에 대한 격론이 오고갔습니다. 데리다의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아즈마가 사용하고 있는 기계라는 은유가 들뢰즈의 개념과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등치시켜서 오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일정 정도의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우선 데리다의 에코그라피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데리다에게 기계는 미디어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인데 반해, 들뢰즈의 기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반박하는 입장의 논지였습니다. 이와 달리 데리다의 이론을 들뢰즈의 기계개념을 가지고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견해도 주장되었습니다. 아즈마 식으로 말하자면 에크리튀르가 본래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기보다 그것은 그냥 있는 것이고 그것이 어떠한 컨텍스트와 만나는지에 따라서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의미의 산종들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는 유사성이 있다는 것이 의견이 나왔습니다.

 

다만 데리다와 들뢰즈가 서로 다른 철학적 입장을 보유한 철학자들이라는 점에서 아즈마가 보론에서 전개하고 있는 것과 같이 지나치게 유사성을 강조하는 입장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견해가 정리되었습니다. , 들뢰즈가 말하는 초월론적 경험론이라는 것과 유사초월적이다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경험적인 것으로부터 초월적인 것을 생성시킨다는 식의 사고가 들뢰즈라면, 데리다의 경우 초월성의 구성 그 자체에 보충적인 역할을 하는 에크리튀르가 어떤 오배를 만들어내는지를 이야기하면서 경험적인 것이 순수하지 못하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그럼에도 아즈마가 왜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 이는 아즈마가 데리다의 이론에서 네트워크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아즈마는 초월론적 경험론과 유사초월적인 것의 차이를 간과함으로써 데리다의 이론에서 기계의 접속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오독한 부분이 없는지 따져가면서 읽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즈마가 20대 초반의 나이에 이런 책을 썼다는 것에 대해 감탄하며 또 알튀세르의 비동시성과의 연결점을 비롯해서 생각의 단초를 주는 부분들이 있다는 점을 확인하며 세미나를 마쳤습니다.  

댓글목록

최원님의 댓글

최원

의견과 논의가 분분했던 세미나라 참 정리하기 어려웠을텐데,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데리다와 들뢰즈가 어디서 수렴하고 발산하는지를 명료하게 이해하는 것은 저에게는 하나의 숙제인데, 지난번 세미나는 그런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이데거의 경우 zuhandensein이 '주어진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손에 주어진 것'으로 말하면 더 명료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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