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종교적 삶 140, 142~144
하파타
/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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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삶 140, 142~144
140. 신성함의 상징에 속하는 자기 경멸, 자기 학대의 행위는 삶의 의지가 쇠약해짐에 대항하여 투쟁하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 심각한 정신적 태만과 생소한 의지에 대한 복종이 자주 빠져들게 되는 무기력함과 권태에서 얼마간 벗어나기 위해 가장 고통스러운 자극제와 잔인한 행위를 이용하는 것이다.
142. 성자 또는 성자가 되어가는 자가 만족스러워하는 영혼의 상태는 우리 모두가 아주 잘 알고 있는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이 요소들은 종교적 표상과는 다른 표상의 영향 아래에서 다른 색깔을 띠고 나타났을 뿐이며, 엄밀히 분석해 보면 결국 개인의 이익과 쾌감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 요소들이 감탄과 숭배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종교와 현존재의 궁극적인 의미심장함으로 포장되어 있기 때문이지 요소 그 자체로 감탄과 숭배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143. 성자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성자가 어떤 존재인가가 아니라, 타인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그가 무엇을 의미하는가이다. 그는 다만 오해 때문에 특별한 힘을 획득했고, 그 힘으로 모든 민족과 모든 시대의 상상력을 지배할 수 있었는데, 그 스스로도 자신의 정체를 몰랐다.
그는 특별히 선량한 인간이 아니었으며, 특별히 현명한 인간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선량함과 현명함이라는 인간적 척도를 초월하는 그 무엇을 의미했다. 그에 대한 신앙은 다가오는 최후의 심판의 날에 대한 신앙을 지탱해주었다. 모든 그리스도교 백성 위로 빛을 던져준 세계 몰락의 저녁놀 속에서 성자의 영상은 거대하게 커나갔다. 그리하여 사실 더 이상 신을 믿지 않는 우리 시대에조차도 여전히 성자를 믿는 사상가는 존재할 정도로 커졌다.
144. 분명 전체 유형의 평균에 따라 그려진 성자에 대한 묘사와 대비될 수 있는 기분 좋은 느낌을 주는 예외자들이 있다.
위대한 온유함과 인류애를 통해 또는 비범한 활동력이 가진 매력을 통해 두각을 나타내는 이들. 그리고 특별히 자신을 타고난 신의 아들로 간주하여, 그로부터 죄 없음을 느꼈던 예수. 그리스도교의 성자와 그리스 철학자의 중간 단계에 존재하기 때문에 순수한 유형을 제시하지 못해 간과된 인도의 성자들(불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