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 《성城》 :: 0315(수) 발제
주호
/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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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성城》 21~23장
주 호
21장
다섯째 날, 밤. K는 예레미아스와 말다툼을 한다. 그는 예레미아스가 자신과 프리다의 사이를 이간질하고 거짓말을 늘어놓아 그녀를 빼앗아갔다고 여긴다. 유치한 말다툼이 계속되는 와중 바르나바스가 나타나 클람의 비서인 에어랑어가 K를 보자고 했다는 말을 전한다. K는 에어랑어를 만나기 위해 헤렌호프로 향한다. 그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에어랑어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그중에는 마부인 게어슈테커도 있다. 비서 모무스가 K와 게어슈테커를 부르고, 하인은 두 사람을 관리들이 묵고 있는 지하 통로방으로 데리고 간다. 그러나 에어랑어는 침대에 누워 자고 있었고, K는 그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나와 당신은 처지가 다르단 말이야. 내가 당신과 고용 관계였을 동안에 당신은 내게, 당신의 신분 때문이 아니라 위임받은 직무 때문에, 매우 중요한 사람이었기에 당신을 위해 당신이 원하는 거라면 다 했을 테지만 이제 당신은 나와 상관이 없어. - p. 275
“넌 아직도 내게서 벗어나지 못했을 텐데. 여기선 그렇게 빨리 해결되는 일은 없어.”하고 말했다. “때로는 더 빨라.”하고 예레미아스가 불쑥 말했다. K가 “때로는이라”하더니 “그러나 이번 일이 그렇게 되었다는 증거는 없어. 너와 나 모두 문서로 처리된 걸 손에 갖고 있지 않아. 이제야 절차가 진행 중이란 뜻이며 난 아직까진 연줄을 통해 손을 써보질 않았는데 그렇게 해보아야겠어.” - p. 275
22장
프리다가 복도에 나타난다. 그녀는 K가 긴 시간 바르나바스 가에 머물며 올가와 아말리아 곁에 있었던 일을 비난한다. K는 성과의 연줄을 얻고자 했을 뿐이라고 변명하며 그동안 프리다가 줄곧 조수들 편에 섰던 것을 비난한다. 프리다는 예레미아스와 소꿉친구였다고 밝히며 K가 조수들을 괴롭히고 폭력을 휘둘러 그들이 임무를 그만두었고 그 때문에 예레미아스가 힘을 써서 자신을 취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행복할 수도 있었던 두 사람 사이를 망친 것은 K 자신이며, 이제 자유의 몸이니 올가와 아말리아에게 가라고 말한다. 그때 감기에 걸린 바르나바스가 속옷 차림에 프리다의 숄을 두르고 나타난다. 프리다는 K에게 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거라고 말하며 예레미아스를 부축해 방으로 들어간다. 프리다의 방은 학교와는 달리 밝고 따뜻해보인다.
한동안 당신이 내게서 눈을 돌리며 반쯤 막연한 것을 그리워하는 증상도 생겼지.…… 당신은 그 조수들을 클람이 보냈다고 생각했지만, 그리고 그들이 그런 착각을 이용해 마치 누가 실제 거기에 있다 해도 사실 거기서는 결코 찾을 수가 없을 텐데 두엄 더미에서 언젠가 잃어버린 보석을 보고 있다고 믿듯이 그들은 당신이 그들의 더러움과 문란함에서 클람의 흔적을 찾도록 당신을 현혹시킬 수 있었지만…… - p. 293
23장
K는 심한 피로감에 휩싸인다. 그는 에어랑어의 방을 찾다가 실수로 뷔르겔이라는 프리드리히의 비서 방으로 들어간다. 뷔르겔 또한 이미 K에 대해 알고 있다. 뷔르겔은 침대에 누운 채 K의 측량 작업에 대해 묻지만 K는 그에 대해서라면 아무것도 말해줄 만한 것이 없다. 뷔르겔은 K에게 관심을 보이며 비서들의 야간 심문에 대해 설명한다. 비서들이 야간에는 판단이 흐려져 민원인들에게 우호적인 경향을 보이게 된다고 말한다. 뷔르겔의 말을 들으며 K는 밀려오는 잠을 주체하지 못해 결국 잠들어 꿈까지 꾼다. 그 때문에 뷔르겔이 그의 청을 들어줄 수도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한다.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 뷔르겔의 이야기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에어랑어가 옆방에서 벽을 두드리며 K를 찾는다. K는 비틀대며 일어나 에어랑어의 방으로 간다.
“말 한마디, 눈빛, 신뢰의 표시 한 번으로 평생 진빠지는 노력으로 이룩한 것보다 더 많은 걸 이룰 수 있는 기회 말이오.” - p. 302
그는 ‘날 당신 침대에 눕도록 해주면’ 하며 ‘내일 낮, 아니 더 좋은 건 밤에. 모든 질문을 대답하겠소’ 하고 생각했다. - p. 303
“행복한 자의 수다스러움을 빌려 그에게 모든 걸 설명해줘야 돼요. 조금도 자신을 돌볼 수 없을 정도로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무슨 이유로 그게 일어났는지, 얼마나 특별한 그리고 둘도 없이 대단한 기회인지 상세하게 알려주고……” - p. 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