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프루스트 읽기 :: 제 1권 첫번째 발제 (91쪽까지)
토라진
/ 2018-09-03
/ 조회 1,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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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세미나
1부) 콩브레 – 1
<잠 속의 만화경>
화자인 마르셀은 잠자리에 들 때의 감각, 인식과 무의식 등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한다. 그것은 책에서 읽은 잔상일 때도 있고 스스로 만들어낸 환상이기도 하며 과거에 대한 기억이기도 하다. 그가 잠자리에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어머니와 할머니(특히 어머니) 곁에서 멀리 떨어져 잠자리에 들어야 할 때 느끼게 되는 불안이 고통스러운 고정점이 되곤 하기 때문이다.
스완의 방문으로 어머니와의 작별 키스를 하지 못하게 된 날, 고통은 최고점에 이른다.
- 그 여인은 내가 맛보려는 쾌락에 의해 만들어졌는데도, 난 그녀가 내게 쾌락을 준다고 상상 했다. (18)
- 잠든 사람은 자기주의에 시간의 실타래를, 세월과 우주의 질서를 둥글게 감고 있다. 잠에서 깨어나면서 본능적으로 그 사실을 생각해 내기 때문에 자신이 현재 위치한 지구의 지점과, 잠에서 깨어날 때까지 흘러간 시간을 금방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순서는 뒤섞을 수 있으 며, 끊어질 수도 있다.(19)
새로운 자세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벽은 다른 방향으로 향해 달려갔다. 나는 생루 부인의 시골 저택에 있는 내 방에 있었다.(21)
-내가 있는 장소에 대한 이런 짧은 순간의 불확실성은, 마치 우리가 영사기를 통해 달리는 말을 보면서도 말의 연속적인 자세에서 각각의 자세를 분리해 내지 못하듯이, 그 불확실성을 구성하는 여러 다른 가정들을 자주 구별해 내지 못했다.(22)
-습관! 능숙하면서도 느린 이 조정자는 잠시 머무르는 숙소에서 몇 주 동안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다가, 우리가 찾아내면 행복해지는 그런 것이다. (24)
<스완의 방문 – 나를 망치러 오는 파괴자 또는 영혼의 그림자>
부유한 증권 중개인 아들인 스완은 콩브레에서 할아버지의 절친한 이웃 친구이다. 그는 세련된 사교계의 총아로 게르망트 공작 부인 사단에 속해 있지만 화류계 여인인 오데트라는 여인을 사랑해 그녀와 결혼한다. 마르셀의 어른들은 이해와 조롱, 묵인과 반감의 감정을 오가며 그를 대한다. 어린 마르셀에게 그의 방문은 어머니와의 굿나잇 키스를 방해하는 훼방꾼일 뿐이었다. 하지만 점차 그는 스완에게로 자신을 투영하기 시작한다.
-스완 역시 그러한 속임수가 가져다주는 기쁨을 이미 경험한 적이 있었다.(63)
-비교적 넓은 아래층에는 작은 거실, 식당, 내 슬픔의 무의식적인 저자인 스완 씨가 도착하던 어두운 오솔길 입구, 아주 좁고 고르지 못한 피라미드형 계단의 첫 번째 발판을 향해 내가 그렇게도 고통스럽게 올라가던 현관이 있었다.(84)
-주) 33 참조
<콩프레의 계단 2층, 슬픈 저녁 7시. - 어머니와의 재회>
마르셀은 어머니의 키스를 받지 못한 것에 고통스러워한다. 그는 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바니시 냄새로 안도감을 얻으며 침대에 들어가려 하지만 고통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그는 어머니에게 몰래 편지를 건네기로 결심하고 하녀를 통해 편지를 전달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끝내 그에게로 오지 않는다. 참다못한 마르셀은 복도로 나가고 그곳에서 어머니를 마주한다. 하지만 동시에 반갑지 않은 아버지가 뒤를 이어 걸어온다.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마르셀과 함께 자라고 말하며 방으로 들어간다. 어머니는 그의 방에서 책을 읽어주며 그와 함께 밤을 보낸다. 그는 어머니와 함께 하게 되어 행복하지만 그것이 그에게는 새로운 고뇌의 시작이 되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게 된다. 어머니와 보낸 시간은 마치 무대에 오른 한 순간처럼 강렬한 기억으로 남게 된다.
- 지금 그 식당이 내게로 열리면서 마치 과일 껍질이 터져 단물이 나오듯이, 엄마가 쪽지를 읽는 동안 엄마의 관심을 쏟아내고, 내 도취된 마음까지 투사하려 하고 있었다.(62)
-내가 이 세상에 대해 품고 있는 가장 큰 욕망, 이처럼 슬픈 저녁 시간에 어머니를 언제까지나 내 방에 간직하고 싶어 하는 이 욕망은 생활의 필요나 다른 사람들의 소망과는 너무나 상반되어서, 오늘 밤처럼 그 욕망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뭔가 어색하고 예외적이지 않을 수 없다. 내일이면 고뇌가 다시 시작될 것이다. 엄마가 더 이상 이곳에 있지 않을 테니까!(83)
-마치 콩브레에는 좁은 계단으로 연결된 두 층만이, 단지 저녁 7시만이 존재한다는 것처럼. (84)
<마들렌과 홍차 – 감각과 기억, 시간과 공간>
화자는 과거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하며 마들렌의 기억을 떠올린다. 어느 겨울 날, 집에 돌아온 그에게 어머니가 건넨 홍차와 ‘프티트 마들렌’을 먹던 그는 강렬한 기쁨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콩브레에서 일요일 아침마다 레오니 아주머니(외할아버지의 사촌동생)가 홍차나 보리수차에 적셔주던 마들렌 과자 조각의 맛이었다. 그 맛을 통해 자신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된 그는 존재의 죽음 이후에도 오랫동안 남아 있는 냄새와 맛에 대한 견고한 기억들에 대해 생각한다.
-과거는 우리 지성의 영역 밖에, 그 힘이 미치지 않는 곳에, 우리가 전혀 생각도 해 보지 못한 어떤 물질적 대상 안에(또는 그 대상이 우리에게 주는 감각 안에) 숨어 있다.(85)
-내가 찾는 진실은 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는 것 같았다.....정신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 오로지 정신만이 실현할 수 있고, 그리하여 자신의 빛 속으로 들어오게 할 수 있는, 그 어떤 것과 마주하고 있다.(87)
- 그러나 아주 오랜 과거로부터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을 때에도, 존재의 죽음과 사물의 파 괴 후에도, 연약하지만 보다 생생하고, 비물질적이지만 보다 집요하고 보다 충실한 냄새와 맛은, 오랫동안 영혼처럼 살아남아 다른 모든 것의 폐허 위에서 회상하고 기다리고 희망하 며, 거의 만질 수 없는 미세한 물방울 위에서 추억의 거대한 건축물을 꿋꿋이 떠받치고 있 다.(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