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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미래를 앞당기다 0907 후기 +6
선우 / 2018-09-09 / 조회 1,468 

본문

나는 고독했다.

세상에 깊은 의혹을 품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형벌 같았다.

많은 친구들이 떠났다.

나는 불안했다.

그래서 나는 도덕에 대해 이미 충분히 간파하고 있었음에도

쇼펜하우어의 맹목적인 도덕 의지를 묵인했다.

바그너의 치유할 수 없는 낭만주의를 그저 시작일 뿐이지

끝은 아닐 거라고 나 자신을 기만했다.

더욱 불안하고 고독했다.

이국 땅, 사람들의 무관심, 질병 속에서 나는 친구가 필요했다.

나는 자유정신들을 창안해냈다.

 

“언젠가는 이런 자유정신들이 존재할 수 있을거야.

내일과 모레의 아들 중에서 이처럼 명랑하고 용감한 친구가 우리 유럽에 나타날거야.

내겐 아직 환영 같고 은둔자의 그림자 연극 같지만,

언젠가는 육체를 지니고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모습으로 나타날거야.

벌써 그들이 오는 모습이, 서서히, 서서히 오는 모습이 보여.

내가 그들이 어떤 운명들 속에서 탄생하고 어떤 길로 오는 지를 통찰하여 미리 묘사한다면,

아마도 그들이 오는 시간을 앞당기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니체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이라는 책을 자유정신들에게 바친다고 말합니다.

'우울하고 용감한’ 책이라고 하는데요, 어째서 우울한지 또 어째서 용감한지 앞으로 읽어나가다 보면

알 수 있겠지요. '인간’이 니체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도요. 서두르지 않으려고요.

니체 사상을 요약하는 해설서에 눈길을 두지 않으려고요.

형벌 같은 고독 가운데서도 친구를 만들어내며, 미래를 다만 앉아서 넋 놓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저렇게 묘사해가며 끈기있게 통찰한 그 숨막히는 순간들에, 저 또한 숨죽이며 함께 해보려고요.

 

명랑함 또한 잃지 않으려고요. 잃지 않게 생겼습니다. 첫 세미나 시간을 떠올려보면요.

자연 님의 빵빵 터지는 ‘어록’을 생각하면 지금도 피식피식 웃음이 납니다.^^

(왜 나는 무슨 책을 읽어도 의혹이 생기지 않는 걸까요? ^^;;;;)

‘시작’을 함께 해주신 걷는이, 자연, 달래, 그리고 웅빈 님, 고맙습니다.

니체를 함께 통과하는 소중한 인연입니다.

 

댓글목록

자연님의 댓글

자연

"왜 나는 책을 읽어도 깊은 의혹이 생기지 않는 걸까요?"... 이것도 의문이라면 의문인 것 같네요...ㅠㅠ
이 질문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명랑함은 기본이라 괜찮은데, '우울하고 용감한' 태도가 문제네요....
"....
비단같은 하늘 아래
이끼와 너도밤나무에 몸을 맡기고
벗들과 소리내어 기분 좋게 웃고
.....
이 어리석은 책에
귀와 마음과 쉴 곳을!
....."

공부 하는 동안 이 책  끝말 <친구들 속에서> 란 니체의 시를
마음에 품고 가려고 합니다^.^

선우님의 댓글

선우 댓글의 댓글

질문을 품고 시작해보려는 자연님께 박수!!
제가 1연만 읽고 하도 웃어서... 2연은 안 읽었었는데요.
지금 읽었습니다. "귀와 마음과 쉴 곳을!" 아, 이 구절도 좋네요.^^
몇 년을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저는 이제야 자연 님을 만나는 것 같아요...

웅빈님의 댓글

웅빈

니체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을 탐독하며
과연 니체가 말하는 자유정신이라는게 무엇인지,
자유정신으로서의 삶이란 무엇인지 배우고자 합니다.

회원분들 모두 만나뵙게 되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
선우님, 걷는이님, 자연님, 달래님 그리고 니체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과의
만남을 통해 있게 될 변화를 기대하며,

금요일날 뵙겠습니다 ^^

선우님의 댓글

선우 댓글의 댓글

평균 연령 낮춰주신 웅빈 님께 무한 감사~~^^
뒤풀이 메뉴 선점의 기회를 드릴께요...ㅎㅎ

걷는이님의 댓글

걷는이

서문에서 니체가 말한  '벽에 드리워진 햇빛의 얼룩'은 잘 모르겠으나...
니체를 읽어보겠다며 연신 밑줄을 긋느라 생긴 우리들의 '책에 드리워진 연필의 얼룩'은  너무
잘 알지요. ㅎㅎ
인간적인 , 자유정신,  위계질서의 문제 등등...  어려운데 멈출 수가 없으니 계속 읽어 나갑니다.
내일 만납시다요~~~

선우님의 댓글

선우 댓글의 댓글

ㅎㅎ  암튼  걷는이님 표 유머란~~ㅋ
파란색,  노란색, 붉은색 펜으로  행간을  돌아다니다가
가끔 아~하!! 할 때의 쾌감도 있어요.
이런건 해설서나 설명해주는 선생님이 주는 것과는 또다른 차원의 기쁨이라. . .
어려워도 느려도,  멈추지 않고 쭈~욱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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