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생명관리정치의 탄생> 0303후기 +4
유택
/ 2017-03-04
/ 조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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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관리정치의 탄생 9,10강 (3월3일)
유럽식 신자유주의와 미국식 신자유주의는 다릅니다. 18세기 미국의 경우 신자유주의가 국가이성을 조절하는 원리로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미국 독립의 역사적 출발점은 자유주의적 요구, 본질적으로 경제적 요구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 신자유주의가 좌파와 우파 모두에게서 사용되고 재활성화 되는데, 프랑스와 독일과는 달리 통치자들에 의해, 혹은 통치의 장에서 형성되고 정식화된 경제적/정치적 선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미국에서의 자유주의는 존재방식이자 사유방식입니다.
미국의 신자유주의를 잘 설명해주는 두 개의 요소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인적자본론, 두 번재는 범죄성과 범법행위에 관한 분석입니다. 구구절절히 왜 이렇게 푸코가 어렵게 설명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여튼 이 두 개의 요소는 우리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인적자본론은 뭘 이리 거창하게 이야기 하는지 모르겠어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될 것 같아요. 지금 우리가 돈을 벌고, 돈을 벌 수 있는 임금노동자가 되기 위해 태어나면서부터 심리/교육/경제적 투자가 되었다는 것. 그래서 드디어 이제는 노동자가 자본을 갖지 못한 게 아니라고 합니다. 노동자도 자본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인적자본. 자기 자신을 자본으로 하여 번 돈, 즉 임금은 이제 맑스적 의미의 <노동 소외의> 임금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기계발 하는 기업화된 개인(자기 자신의 기업가)의 어엿한 자본의 소득이 됩니다. 맑스의 추상적 노동에 대해 신자유주의자들의 비판이 나오고, 이제는 고전경제학이나 맑스와 같은 식의 노동 분석이 아니라, 행동의 분석을 하겠다 내적합리성의 분석을 하겠다 개인들이 행하는 활동의 전략적 계획하의 분석을 하겠다 그래서 인간 행동을 연구하는 과학이 되겠다고 신자유주의는 이야기 합니다. 인식론적 변동을 이야기 합니다.
기업형식의 일반화가 이루어집니다. 경쟁메커니즘이 차갑게 작동을 하고 또 일련의 도덕적/문화적 가치들(뜨거운 가치)이 경쟁이 야기한 혼란함을 메꿔줍니다. 그래서 다르게 표현하면 질서자유주의자들이 꿈꾸는 기업사회란 시장을 위한 사회이자 시장에 대항하는 사회입니다. 경제적이지 않은 영역에까지 경제주의적 분석이 들어갑니다. 그것이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특성입니다. 결혼과 이주, 그리고 심지어 마약문제, 범죄에 까지 경제주의적 분석(공급과 수요)이 들어갑니다. 놀랍죠. 그렇게 엮어내는 푸코씨의 놀라운 ‘신자유주의 분석 격자’가!
9,10강을 읽으면서 새삼 대책 없고, 놀랍고, 거대하게 엮어내는 이야기가 살짝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열띠게 읽고 해 봤자 세미나 끝나고 돌아서는 내가 우리가, 푸코가 분석하는 신자유주의 방식으로 서로 관계 맺고 이미 그렇게 뼛속 깊이 살아가고 있는데 말이죠.. 내 말이 그 말이에요.
댓글목록
삼월님의 댓글
삼월
밤이 지나면 성실한 후기가 올라와있군요.
요점도 성실하게 파악하신 것 같고,
신자유주의 시대의 성실한 노동자가 느끼는 혼란 역시
성실하게 표현해주셨군요. ㅎㅎ
인적자본론이 21세기의 우리에겐 식상할 순 있지만,
푸코의 이 강연이 1970년대에 있었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강연을 듣는 사람들은, 결혼이 경제적이지 않은 문제들을
경제영역으로 끌어들인다는 이야기를
농담으로 받아들이지요.
우리에겐 당연하게 느껴지는 그런 사고방식.
신자유주의가 우리에게 주입한 바로 그 사고방식을요.
왜 우리가 그것을 당연하게 느끼게 되었나를 고민해봅시다.
이유없이 당연한 것은 없으니까요.
저는 가끔 '악'이란 허무의 이름으로 다가온다고 상상합니다.
우리를 '어차피'와 '이미'의 감옥에 가두려고요.
죽음보다 끔찍한 무엇이 거기서 우리를 기다릴겁니다.
유택님의 성실함이 성실한 허무가 아닌,
다른 무엇으로 향해가길 바라봅니다.
제가 허무를 바라볼 때 유택님이 다른 곳을 가르켜주길 기대하면서요.
신자유주의시대 인간의 유용성 대신 스피노자가 알려준
인간의 유용성을 사유하면서요. ㅎㅎ
선우님의 댓글
선우
10강 맨 마지막에 결론적으로 환경적 유형의 개입이 행해지는 사회라는 얘기
나오잖아요, 개인을 내적으로 종속화하는 규율, 규범 사회 말고. 이 얘기가 인간을
개체, 'population'으로 다루는 생명관리정치인거 같은데, 마지막 11강 12강에선
이 얘기를 하긴 할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을 경제적으로 분석한다는 것은 좀 둔한 저같은 사람도 실제로 결혼해서
한 십 년 살아보니, 알겠던데요. 가족, 사랑이라는 거 걷어내면 경제공동체라는 것^^
선우님의 댓글
선우
유택 님이 이렇게 후기를 바로 바로 올려주니, 떨어져 있는 제가 함께 호흡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도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