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제3장 종교적 삶 121 ~ 131 발제문
하파타
/ 20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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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종교적 삶 121 ~ 131
121. 오늘날 종교적인 감각을 다시 받아들이려는 사람은 그 감각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된다. 이때 그의 본질은 조금씩 바뀌게 되고, 종교적 요소에 수반되는 것과 가까운 것을 선호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의 판단과 감각은 눈이 먼다.
122. 어떤 인식이 힘을 갖게 하는 것은 그것을 향한 엄밀한 눈이 아니라 맹목적인 눈이다.
123. 모든 종교들은 사라져야 한다.
124. 이성의 오류로 인해 인간이 서로서로, 개인은 자기 자신을 실제보다 훨씬 더 어둡고 악하다고 여기게 된 것을 알게 됨으로써 인간은 근원적으로 편해진다. 인간은 자연 안에서 언제나 어린아이 그 자체다.
125. 위대한 예술가들은 솔직하고 자유롭게 신들과 교제했으며, 그 안에서 만족했고 즐거움을 느꼈다. 그들은 아주 비종교적이었다.
126. 성자의 모든 환상, 공포, 실신, 황홀 등은 잘 알려진 병적 상태들이다. 다만 성자에 한해서 전혀 다르게 즉 병이 아닌 것으로 해석되고 있을 뿐이다. 해석자들의 머리와 마음속에는 항상 어느 정도의 지식, 상상력, 노력, 도덕성이 있어서, 해석자는 이것에서 아주 많은 것을 만들어냈다. 자신을 인류 구원을 위한 사람으로 오해하도록 해석자에 강요하는 것은 역시 천재와 성자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의 가장 위대한 영향력에 속한다.
127. ‘두뇌를 한층 더 맑게 하고 좋은 착상을 불러일으키는 흥분’과 ‘광기’는 다른 것인데, 사람들이 착각하여 광기 있는 자를 현자와 신탁을 주는 자로 숭배했다.
128. 현대 학문의 목표는 가능한 한 적은 고통과 오랜 삶이다.
129. 세상에는 교만한 자에게까지 선물해도 될 정도로 사랑과 자비가 충분치 않다.
130. 카톨릭 교회와 그 전의 고대의 모든 예배는 특별한 분위기 속으로 인간을 내몰아 냉정한 이해타산이나 순수한 이성적 사유에서 분리시키는 수단들의 모든 영역을 지배했었다. 이는 여전히 유효하여, 고귀하고 감동적이며 예감에 가득 차 있고 깊이 죄를 뉘우치며 희망에 넘치는 마음의 내면적 세계는 주로 예배를 통해 인간에게 심어진다. 그 중에 지금도 영혼 속에 남아 있는 것은 예배가 싹트고 성장하여 꽃피웠던 당시에 크게 키워졌던 것이다.
131. 사람들이 종교적 습관에서 멀리 벗어났다고 믿더라도 종교적인 감정들과 분위기를 접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비교적 덜 신중한 자유사상가들이 원칙적으로는 교의에 반발하면서도, 종교적 감각의 마력을 알고 그것을 포기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학문적인 철학은 욕구 때문에 오류를 몰래 끌어들이는 일이 없도록 아주 조심해야 한다.
사람들은 모르는 사이에 어떤 철학의 종교적으로 채색된 부문들이 그 밖의 다른 부문들보다 더 잘 논증되어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근본적으로 정반대이며, 사람들은 단지 그렇게 되었으면 싶은 것이 참이기를 바라는 내적 바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