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 성Das schloss 2월 6일 후기 +1
주호
/ 2017-02-10
/ 조회 1,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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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Das schloss는 카프카 말년에 쓰여진 소설입니다. 장편 3부작 중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쓰여진 작품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프카 세미나의 포문을 '성'으로 연 것은 이 작품이 카프카의 작품들 중 가장 암호문같기 때문이었습니다. 카프카의 작품들을 통틀어 가장 불친절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불친절함 때문인지 '성'에 대해서는 수없이 많은 비평문들이 존재합니다. 첫 시간 우리는 '성'을 읽으며 "카프카의 작품이 집단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수잔 손택의 말에 크게 공감하였습니다. 그럴 만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었습니다.
세미나를 시작하기에 앞서 국내에 나와 있는 번역본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나누었습니다. 교재로는 솔 출판사의 작품을 선택하였으나 다른 출판사의 작품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솔 출판사, 열린책들, 창비 3개의 번역본을 모두 읽습니다. 다른 출판사는 살펴보지 않았으나 위 세개의 출판사는 동일한 판본-1982년 피셔 출판사의 패슬리 비평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떤 걸 읽으셔도 무방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내가 읽은 건 솔 출판사가 아닌데'라는 걱정은 넣어두시고 일단 오세요. 즐거운 시간, 보장해드립니다. (막간을 이용한 홍보?)
'성'은 총 6일 간의 이야기입니다. 첫 시간에는 무려 3일 간의 이야기가 진행되지요. 앞 3일 간의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되었습니다. 마을에 도착하고 성 안에 머물러도 좋다는 허가를 받기 위해 성을 찾아가지만 실패하고 클람의 애인인 프리다를 취하는 이야기까지. 공교롭게도 카프카의 장편 3부작은 모두 미완성이지요. 카프카의 '성'에 대해서는 막스 브로트가 카프카 생전에 직접 들었다는 결말이 전해지고 있지만 여기서는 함구하겠습니다. 막스 브로트가 말하는 결말이 다소 맥이 빠지는 느낌이라 그게 정말 카프카가 말한 결말이 맞냐는 의혹도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스포일러는 금물. 혀를 함부로 놀리는 자는 큰 화를 입게 되는 법이지요.
+ 자기고백을 해야겠습니다.
세미나를 이끌어가는 것이 처음이라 걱정이 많았습니다. 어떤 식으로 세미나를 진행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첫 시간에는 다소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부족한 진행을 메꿔주신 회원 분들께 매우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문장이 모호할 때마다 독일어를 할 줄 아는 에스텔 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좀 더 매끄러운 진행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준비하겠습니다.
댓글목록
삼월님의 댓글
삼월
저도 자기고백을 하자면,
카프카의 장편을 끝까지 다 읽은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성>은 1장까지만 읽고 덮었지요. '결국 성엔 못 들어가겠군. 그런 얘기겠군.' 섣부른 예상을 하면서요.
카프카 소설을 이리 재미있게 읽은 것도, 카프카에 대해 이렇게 신나게 이야기를 나눈 것도 처음입니다.
반장님에 대한 애정으로 참석한 세미나에서 카프카의 매력을 새로 발견했습니다. ㅎㅎ
그날 나온 저마다의 다양한 해석들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