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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문장들...... +3
baume / 2016-12-26 / 조회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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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세미나에서 읽었던 책들 중 [모비 딕]에서 뽑은 문장들입니다. 일 년 동안 열권이 넘는 책을 읽었으나, 정리 한다는 의미에서 일단 몇 문장만 올립니다 문학세미나 여러분 기억나는 문장, 좋은 문장 있으면 말해주세요... 지난  여름 우리들의 더위를 식혀준  흰색의 거대한 모비 딕을 다시 만나봅시다~~~~  

 

...이런 이유로 고래잡이 항해는 반가운 일이었다. 이제 경이의 세계로 통하는 거대한 수문이 열렸다. 목표를 향해 나를 내몬 멋진 공상 속에서 둘씩 짝을 지어 내 영혼의 깊은 곳으로 헤엄쳐 들어오는 고래의 끝없는 행렬이 보였다. 그리고 그 행렬 한복판에, 하늘로 우뚝 솟은 눈 덮인 산처럼 두건을 쓴 거대한 유령이 하나 떠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실컷 웃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보기 두물게 좋은 일이다. 그래서 더욱 유감이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이 자신을 유쾌한 웃음거리로 제공한다면, 그 사람이 부끄러워서 꽁무니를 빼지 않고 기꺼이 자신을 웃음거리로 삼고 남의 웃음거리가 되게 해주어라. 자신에 대해 실컷 웃을 거리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이 들어 있을 께 분명하다.

 

성경 구절을 빌리면 낸터컷 사람들만이 배를 바다에 띄우고바다를 자신의 농장처럼 경작한다. ‘그곳에 그들의 집이 있고, ‘그곳에 그들의 일터가 있다. ....육지를 모르는 사람들은 해가 지면 날개를 접고 파도 사이에서 흔들리며 잠들 듯, 낸터컷 사람들은 육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밤이 오면 돛을 감아올리고 누워서 쉰다. 그들의 베개 바로 밑을 바다코끼리와 고래가 떼를 지어 지나간다.

 

생선 냄새가 난다고 해도 여기 트라이포츠’(냄비들)만큼 심하게 나는 곳은 없을 것이다. 과연 아름다웠다. 이곳 냄비들은 항상 차우더를 끓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에도 차우더, 점심에도 차우더, 저녁에도 차우더, 나중에는 생선가시가 옷을 뚫고 나오자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다.

 

파도는 은빛 두루마리처럼 넘실거리고 수면을 가득 뒤덮은 물거품은 고독이 아니라 은빛 침묵처럼 보이는 것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고요한 밤, 뱃머리의 하얀 물거품 앞에 고래가 내뿜는 은빛 물줄기가 보였다....‘저기 고래가 물을 뿜는다!”.....

 

"그때 에이해브는 선장과 내가 생각한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었어. 어떻게 하면 선원들을 모두 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임시 돛대를 세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가장 가까운 항구로 갈 수 있을까? 그것만 생각했단 말일세.“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자유인의 지혜는 죽음에 대한 성찰이 아니라 삶에 대한 성찰이다.“ 라고 했답니다. -----------삼월님 이 문장 맞나요?

 

고래가 내뿜는 물줄기는 수직으로 올라가고 검댕처럼 새까맣다.

 

그러나 투명할 만큼 맑고 푸른 어느 날 아침, 바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거의 초자연적인 느낌의 고요함이 바다 위에 깔려 있었다. 길게 빛나는 햇빛은 바다를 가로지른 황금빛 손가락처럼 비밀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 같았다. 물결이 슬리퍼를 신은 것처럼 조심스럽게 발소리를 죽여 달리면서 함께 속삭일 때,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잠겨 있는 이 깊은 적막 속에서 주돛대 꼭대기에 서 있던 다구의 눈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령이 보였다. ....... 파도 위에서 굽이치고 있는 그것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존재, 형체도 없이 우연처럼 살고 있는 망령이었다.

 

그래서 퀴퀘그는 그 몸 자체가 풀 수 없는 수수숴께끼였고, 한 권으로 된 놀라운 책이었다. 그의 심장은 그 밑에서 활기차게 고동치고 있기는 했지만, 가슴에 새겨진 신비는 그 자신도 해독하지 못했다.

 

오랫동안 그렇게 잔인했고 가까이 가기도 어려웠던 계모 같은 세상이 이제 자애로운 두 팔로 그의 고집 센 목을 끌어안고, 아무리 잘못을 저지르고 제멋대로 구는 자식일지라도 구원하고 축복할 수 있다는 듯이 그를 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다. 에이해브는 깊이 눌러 쓴 모자 밑에서 바다로 눈물 한 방울을 떨어뜨렸다. 드넓은 태평양도 그 작은 눈물 한 방울 같은 보물은 갖고 있지 않았다.

 

스타벅, 이리 가까이 오게. 내 옆에 서게. 내가 인간의 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주게. 바다나 하늘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그게 낫겠어. 신을 우러러보는 것보다 그게 낫겠어. 초록빛 들판!! 밝은 난롯가. 이건 마법의 거울이야. ....... 나는 자네의 눈 속에서 머나먼 고향집을 보네. .......

 

하지만 바람은 역시 고귀하고 씩씩하다. ........바람이 몸뚱이를 갖고 있다면 좋겠지만, 인간을 가장 화나게 하고 약 올리는 것은 모두 몸뚱이가 없다. 하지만 물질로서는 몸뚱이가 없지만, 힘으로서는 실체를 갖고 있다. 거기에 가장 특별하고 가장 교활하며 가장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다시 단언하건대, 바람이란 존재에는 매우 찬란하고 우아한 무언가가 있다.

 

그 형체는 얇은 안개의 베일에 싸여 무지개가 높이까지 뜬 허공에 잠시 머물러 있다가 깊은 바다 속으로 다시 쳐박혔다. 10미터 높이까지 올라간 바닷물은 잠시 분수처럼 반짝이다가 눈송이처럼 얇은 조각으로 빗발치듯 쏟아져 내렸다. 고래의 대리석 같은 몸통 주위의 수면은 신선한 우유 같은 거품을 일으키며 소용돌이쳤다.

 

 

 

댓글목록

토라진님의 댓글

토라진

더위를 견디게 해준 장엄하고 유쾌했던 <모비딕>의 문장들.
자연님 덕분에 다시 여름을 맛본 기분입니다.
<모비딕>을 읽은 후 한동안 이렇게 생각하곤 했습니다. '세상은 <모비딕>을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으로 구별된다.' ㅋㅋㅋ
내 인생의 책! 이라 할만하지요.
다시 한번 들춰보며 음미해봐야겠습니다. ~~^^

삼월님의 댓글

삼월

스피노자 이야기는 문장은 잘 모르겠지만, 내용은 그 내용이 맞습니다.
요즘 스피노자의 문장들을 조금씩 다시 떠올리고 있는데, 덕분에 한 문장이 더 보태어졌습니다.
니체는 기억한다는 일이 신체에 무언가를 새기는 일처럼 잔인한 일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그 잔인한 일을 하고 있군요.
그렇다면, 기꺼이 시간과 열정을 바쳐 더욱 잔인해져야겠습니다.
인간의 눈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달라는 에이해브 선장의 말이 덕분에
까마득한 기억 저 너머에서 솟아올라 저를 이렇게 가슴벅차게 만들고 있으니까요.
기억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baume님의 댓글

baume

문장들을 보면서
내년부터는 책 한 권 끝날때마다 좋은 글들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음미하는 기분도 있고, 연말에 한꺼번에 하려니 감흥이 쉼게 되살아나지 않는 것두 있고 해서요...
제가 해 볼께요.... 문장들 모으는 것.... 좀 재미도 있어서...ㅎㅎ

물질로서  몸뚱이 없지만 실체로서 힘 있는 바람처럼
찬란하고 우아한 존재 모비 딕 ....
올해 가장 맘에 남는 책 속의 주인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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