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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고원》 제 5장(기원전 587년, 기원후 70년: 몇 가지 기호체제에 관하여) 전반부 발제 및 후기 +2
namu / 2017-01-02 / 조회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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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고원5(기원전 587, 기원후 70:

몇 가지 기호체제에 관하여) 전반부 발제 및 후기

 

후기

 

들뢰즈/가타리는 언어학을 화용론의 관점에서, 다양한 기호들의 체제“(언어학적 배치)들을 말합니다. 이는 언어적 권력을 다루는 정치학적 언어학의 입장에서 기호나 언어를 다루는 새로운 이론의 시도라 할 것이랍니다.

 

가령, 라캉은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기표 내지 언어를 의미하는 상징들은 구조화된 어떤 질서를, 그 나름의 세계를 이룬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말하고 사유하기 위해선, 혹은 무의식이 작동하기 위해선 그 상징적인 것의 구조화된 질서속으로 들어가야 하며, 그 질서와 구조에 따라야만 합니다. 이처럼 상징적인 것의 구조화된 질서를 라캉은 상징계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언뜻 기호들의 집합이 하나의 질서()를 이루고 있다는 들뢰즈/가타리의 말은 라캉의 상징계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들뢰즈/가타리는 보편성 및 단일성을 갖는 기호계란 없다(배치와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합니다. 라캉의 상징계(le symbole)’라는 말에는 정관사 the(le)가 붙어 있는 반면에 들뢰즈/가타리의 기호계(une sémiotique)’에는 부정관사, a(une)가 딸려 있지요. 라캉은 인간이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빼도 박도 못하는 폐쇄회로 같은 상징계를 벗어날 수 없다고 마치 인간조건인 것처럼 상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들뢰즈/가타리가 영토성 이상으로 탈영토화의 첨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은, 라캉의 구조개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기표적인 기호계를 기본으로 그것과 상이한 몇 가지 기호계의 특성들을 우리는 지난 세미나에서 살펴보았지요. 그리고 기호계는 배치에 의존함으로 어떠한 사회에서 혼성적으로 드러나기도 하며 변형될 수도 있다는 것을 후반부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혼자서는 도저히 읽을 엄두도 못 낼 <<천 개의 고원>> 세미나에 참여하게 된 것을 커다란 행운으로 알고 세미나 동료 여러분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 번 정도 읽고 세미나에 참석하는 데, 내용의 20-30 퍼센트 정도 이해한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세미나에서 박 반장님과 회원 여러분들의 말씀에 귀를 쫑긋하고 귀기울이다가 보면 곱절은 더 이해하게 되었다는 뿌듯한 가슴을 안고 집에 돌아오곤 하지요. 정말 책을 읽다가 머리통을 부여잡고 내가 이걸 왜 읽어야하나, 라는 회의가 들기도 하는데, 요즘 답을 찾았지요. 그 물음은 결국 내가 이 생을 왜 살아야 하는가,와 똑같다는 생각입니다. 전생의 업, 그냥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운명이여 오라! 널 안고 가마.

 

지난 시간에 탈-기표체제(주체화 체제, 배신의 체제)와 관련하여 주체문제에 대한 논의가 나왔는데, 그게 만물에 불성(佛性)이 있다와 선불교의 불립문자”,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단독자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의 주체의 이중체와도 관련성이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그 개념은 “(예속)주체(subjectivity)”란 말로 논의되는데 위의 말들은 탈지층화된 절대적 탈영토성의 개념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게 아닐까요?

 

내 아이디는 ‘namu’랍니다.

어떤 땡중이 나무한테 물었답니다.

-넌 뭐냐?

나무가 대답했어요.

-,(無我).

댓글목록

namu님의 댓글

namu

"전생의 업, 그냥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운명이여 오라! 널 안고 가마."  이부분을 이렇게 고치고자 합니다. 우리의 학습효과를 위해서. 또한 제 마음의 진정성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아,아, 이것은 인연이다. 선지자적인 운명의 배치다. 눈을 스스로 찌르고 나아가는 오이디프적 운명이다. 운명이여 오라. 널 껴안고 가마. "

오라클님의 댓글

오라클

기호체제는 천의 고원 가운데서도, 넘어가기가 까다로운 고원인데,
나무님이 맥락을 잘 잡아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캄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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