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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영토,인구 5강,6강 2016.12.23 세미나 후기 +5
로거스의짐작 / 2016-12-25 / 조회 2,461 

본문

크리스마스입니다. 오늘은 나, 빼고 모든 것이 들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아 조용히 집에만 있고 싶어지는 날 이므로 아직 제 머리속에서 정리되지 않는 푸코의 강의록 후기를 남기며 제가 이해한 것으로만 역어 보고자 합니다. 글이 너무 길어서 모두 읽기 부담되면 끝에 있는 고병권 선생님의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중에 [양치기가 된 늑대]만 읽어 보셔도 제가 느낀 사목에 대한 생각이 전해 질 것 같습니다.


5~6강에서 제 눈에 띄인 것은 사목권력이였습니다.

사목권력은 목자가 양을 보살피며 먹이고 관리를 통해 보호하는 것입니다. 

목자는 양을 보호하기 위해 불침번을 서며 경계를 하면서 위험으로 부터 양을 

보호하기 위해 경계의 목적으로 추방도 하게 됩니다.


아울러 목자는 한마리의 양을 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부재를 하게 되며 다수의 양을

위험 속에 노출시키고 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재 확인 받습니다.

목자가 이처럼 통제,판결,의존을 통한 권력을 취할 수 있는 근본은 목자는 선행을 

행하는 자 이므로 가능합니다. 목자는 언제나 선하며 언제라도 선해야 합니다.


저는 이, 선이라는 단어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중 가장 유사한 단어는 법이라

생각 했습니다. 법은 언제나 선해야 합니다. 법이 선으로 규정되며 법의 부재는 악으로

선정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법에게 통제,판결, 의존하게 됩니다.

만약 법이 선하지 않는다면 더이상 법은 필요가 없어지며 존재가 위태로워집니다. 


현대인에게 법의 부재는 혼란이 야기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법을 자주 찾게 되는데, 실제로 제가 도로위에서 신호수로 노가다를 

하고 있으면 가끔  자동차 접촉사고로 시비가 붙어서 싸우는 사람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차에서 내려 언성을 높이며 투닥거리다

꼭 하는 말이 "법대로 해!"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법대로 해!" 말속에 있는

속 뜻은 '나는 잘못 한거 없으니, 네가 사과하고 책임을 져라'가 내제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법이라는 이름으로 선과 악을 가르고 싶어 했던 것이죠.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그들은 신호를 어기고 무리하게 진입하다. 사고가

났는대도 법을 찾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드러내지 않았지만 뉴스를 통해 권력자는

잘못을 해도 큰 처벌없이 법을 통해 보호를 받는 것이 학습되고 내제되어 자신이 

'권력자'라는 것을 자신도 모르게 표출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목자는 선한가?, 법은 선한가?,목자는 우리를

보호해 주고 있는 것인가?, 법은 우리를 보호해 주고 있는 것인가?


제가 군대를 막 제대하고 교회를 열심히 다니던 20대 초반에 권력자들은 죄를 감축받고,

생계를 지키고자 했던 시민은 질서를 혼란스럽게 했다는 이유로 법에게 처벌 받는 것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는 법이라는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 시민이 반복되어 제물로 받쳐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우리는 반복된 뉴스를 통해 그것이 둔감해 진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 적이 있었고 이것을 토론해 보기 위해 교회에서 얘기를 꺼내었다가, 상상이 

풍부한 아이로 여럿사람을 웃겨주고 왔습니다.


그렇다면 다시한번 더 질문하게 됩니다. 울타리를 쳐주고 있는 법 혹은 체제가 우리를 

보호해 주고 있는가? 많은 분들이 이 울타리의 잘못 된 부분들을 수정하기 위해 노력

하였고지금도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으며 이것을 판례로 남기고자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을 마냥 달갑게만 보지 못하고 있는데 뉴스를 통해 제가 본것으로는 법은 

어느쪽에 살짝 치우친 것으로 보이나, 대체로 중도적 입장을 고수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 체제를 망가트리면 안되므로, 우리는 체제에 보호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체제 귀속되고 희롱받고 있는 것은 아닐지, 문득 생각해봅니다.

지금의 체제를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은 새로운 체제를 만든 것은 아닐지  문득 생각해봅니다.

그렇다고 노력하는 것에 한탄을 섞으며 의미를 희석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저의 한계, 우리의 한계, 인간의 한계를 집어보고 싶었습니다.


인간의 뇌는 탄력적이다. 최근에 구입한 닐스 비르바우머의 책 제목입니다.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책 제목만으로도 공감이 갑니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목자든, 양이든 말입니다.

사람은 '확신', '습관'을 바꾸는데도 많은 시간 혹은 평생을 실랑이

하여야 하는데 '우리'라는 관계로 미묘하게 엮여 있는 것을 통제하는 '체제' 혹은 틀을 

탈주하는데는 오죽하겠는가 싶습니다. 아무래도 내안에 깊숙한 곳에 있는 우울함은 

옅어 질수 있어도 없어지긴 힘들 것을 짐작하게 됩니다.

엉성하지만 사목과 법과 체제를 엮어 보고 싶었고 책에서도 결론을 내려주지 않으므로 

저도 이렇게 마무리 해 봅니다.


사목을 생각하다 너무 제 의식에 흐름대로 빠져버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고병권선생님의 '민주주의란 무엇인가'의 [양치기가 된 늑대]가 사목에 대한 개념이 잘 담긴거

같아 함께 올리며 글을 매듭합니다.


한 늑대가 양치기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수렵시대에서 목축시대로 이행하겠다는 늑대의 다짐, 그것은 갑자기 일어난 각성의 결과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최대 위협이자 최고의 적이었던 양치기가 사실은 자기와 같은 종족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는 늑대다! 그것도 늑대 중의 늑대다!" 늑대의 머리속에는 각성의 나팔소리가 일제히 울렸다. 구리가 각성하자 나팔이 되었다고 했던가. 늑대는 어느 날 양치기가 되었다.


일의 전말은 이렇다. 늑대 중에서도 최고의 사냥꾼이었던 그는 늑대 중의 늑대로 추앙받아 왔다. 비결은 양가죽에 있었다. 그는 다른 늑대처럼 무모하게 양떼를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언젠가 잡아먹었던 양의 가죽을 쓰고 양떼 사이에 들어갔다. 이빨이나 발톱은 강하지 않아도 됐다. 단지 들키지 않는 조심성, 먹이를 곧바로 먹지 않는 참을성만 갖추면 됐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양치기가 살진 양 한마리를 집 안으로 끌고 가 가죽을 벗기고 고기로 만들어 먹는 걸 보았다. 양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그것을 본 다른 양들도 도망치지 않았다. 그것은 사냥이었지만 추적이 없고 거친 숨이 없는 사냥이었다. 사실 그것은 자기가 다른 늑대들에게 떠벌리던 그런 이야기였다. 내 사냥에는 추적이 없고 거친 숨이 없다. 그러나 늑대는 자신이 양치기에 비할 바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양들은 그런 양치기를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그의 부재를 두려워했다. 양의 가죽을 둘러쓴 늑대는 그날 양치기에서 자기를 보았다. 그가 바로 나다! 그는 나보다 훨씬 더 멀리 나간 나다!

늑대는 그날 부터 양을 산 채로 잡았다. 욕망을 연기하는 것, 그것이 첫번째 과제였다. 그는 곧바로 먹지 않았고 욕구를 유예시켰다. 그 다음엔 다른 늑대로부터 그것을 지켜 내야 했다. 때로는 스스로 양을 지키는 개가 되었고, 자기만큼은 아니지만 잠시 동안 욕망을 유예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늑대 몇몇을 개로 삼았다. 그런데 그가 새로 깨달은 사실 중 하나는 늑대의 약탈이 반드시 손실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늑대의 위협은 양치기에 대한 양들의 의존도 심화시켰다. 양들은 새로운 양치기인 그에게 더 많이 의지했다.다른 늑대에게 양을 빼앗길 수는 없지만 양을 먹는 늑대의 두려움은 필요했다. 그래서 이 양치기 늑대는 양들이 자기로부터 멀어질 낌새가 있을 때마다 양 한두 마리를 늑대들이 나올 만한 곳에 방치해 두었다.

물론 늑대 공포는 어디까지나 자기가 관리할 수 있는 한에서만 허용되었다. 이 새로운 양치기는 늑대들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자신이 영리한 늑대였기 때문이다. 울타리를 높이고 개들을 푸는 것을 넘어, 그는 양들 사이에 양가죽을 쓴 늑대가 있는지를 감시했다. 그는 다시 양가죽을 쓰고 양떼 사이를 돌아다녔다. 거기서 그는 늑대만이 아니라 양들 중에도 이상한 생각을 품고 무리를 이탈하려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양들 사이에 양가죽을 쓴 늑대가 있다는 사실을 양들에게 흘리기 시작했다. 그는 '이상한 양들'을 주의하라고 했다. 그러자 양들은 울타리 안도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에 급격히 동요했고 새로운 양치기가 내리는 모든 안전 조치들을 지지했다. 무엇보다 양들은 양의 탈을 쓴 늑대를 잡아내기 위해 양의 탈을 쓴, 늑대였던 개들의 암행을 승인했다. 양들은 양의 가죽을 쓴 개들과 함께 지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양을 먹기 위해 들어온 늑대와 양을 지키기 위한 늑대를 구분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둘 모두 양의 가죽을 쓴 늑대였기 대문이다 게다가 개가 된 늑대들이 간혹 예전의 늑대로 돌아가는 일도 있었다. 이제 '양이 아닐지 모르는 이상한 양들'을 가려내는 일 자체가 어려워졌다. 결국 양들만큼이나 양치기도 이상한 양들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는 더 강한 조치를 취했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형태의 문제가 나타날 뿐이었다.

마침내 양치기는 앓기 시작했고 다시 새로운 양치기가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양들 사이에선 불안한 대화가 오갔다. 한 양이 말했다. "지금 양치기만큼 우리를 보살필 분이 또 있을까? 그분은 우리 걱정에 병까지 얻었는데," 그러자 다른 양이 받아쳤다. "아니야, 지금의 양치기는 우리를 너무 못살게 굴었어. 우리를 잘 먹여 주고 보살펴 준다고 했지만 우리 몸뚱이를 보라고. 몸도 맘도 편한 적이 없어." 그러자 다른 양이 냉소하며 말했다. "도대체 뭘 기대하는 거야. 양치기란 결국 똑같아. 쓸데없는 기대는 우리만 피곤하게 하지." 이들의 대화를 엿든던 '이상한 양'이 웃으며 말했다. "정말 똑같은 게 뭐 줄 아니. 그건 너희 모두가 여전히 양이라는 사실이야."

댓글목록

삼월님의 댓글

삼월

정보가 너무 많은 글이라 읽기가 좀 버겁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막 넘긴 밤이라 그런가, 아니면 방금 후기노동을 하고 와서 그런가.

언뜻 읽기에는 교회의 경험 때문에 짐작님이 사목을 이해할 때 감정적인 부분이 많이 섞이는 것 같습니다.
저는 종교가 없어서 이 부분에서는 깔끔하게 읽기가 좋거든요.
그런데 처음에 '권력'이라는 단어에 대한 혐오가 컸던지라, 그 부분에서는 푸코 책 읽기가 쬐금 힘들었더랬습니다.
결국 독서에 감정이 섞이면 독해도 어려워지고, 마음도 힘들어진다는 그런 충고 비스무리한 경험담이었습니다.
사목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니 여유롭게 읽어나가보아요! ㅎㅎ

로거스의짐작님의 댓글

로거스의짐작 댓글의 댓글

인정해요.ㅜㅜ 저도 지금은 제 글이 감정적이고, 주제가 엉성하고 산만해 공감을 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후회하고 있어요.
삼월님이 말씀하신데로, 아무래도 제가 교회에 오래 있다보니, 사목에 집중되고, 저에겐 사목의 이미지가 떠올리기 쉽다보니 권력으로 연장되었는 것 같습니다. 권력의 혐오는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요즘은 내가 권력을 혐오하는 것은 권력에 부재로 부터 오는 것이 아닐까 싶어서, 좀더 냉정히 보고 싶어서 자제 할려고 노력하지만 새어 나왔나 보네요^^;;

삼월님의 댓글

삼월 댓글의 댓글

완벽한 글은 없어요.
글이 부족하다면 남에게 보인 것을 후회할 것이 아니라, 다음에 더 공감하게 쓸 수 있도록 노력하면 돼요.
자기 실력을 가늠하고 그런 노력을 하기 위해서라도 더 자주 남에게 글을 보여야 하고요.
자기 글을 읽어주고 평을 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가까이 있다는 건 정말 고마운 일이예요.

권력에 대한 혐오가 자신에게 권력이 부재하다는 사실에서 온다는 짐작 님 말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기 싫어하거나, 인정해도 표현하기 싫은 말일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짐작 님의 이 말이 솔직하고 용기있는 말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말이 짐작 님의 공부에서 의미있는 시선의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사목을 통치의 문제와 연결시키는 푸코의 논의도 기대되지만,
푸코를 읽으며  느끼는 우리 시선의 변화도 놀랍고 기대되는 일입니다.
그 시간을 함께 보낸다니 어찌 기쁘지 않겠습니까! ㅎㅎ

소리님의 댓글

소리

매번 후기 잘 읽고 있습니다.
꾸준히 함께 공부해요!

유택님의 댓글

유택

로거스의 짐작 후기를 항상 열심히 읽는 일인이어요. ^^
삼월의 저 선생 같은 말투 무시하고 마음껏 후기 올리셔요.
난 그게 좋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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