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 20161223/푸코세미나 발제/후기 +2
baume
/ 2016-12-26
/ 조회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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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2월 8일 강의에서 푸코는 왜 자신이 ‘통치성’을 연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왜 통치성처럼 문제적이고 애매모호한 영역을 연구해야 하는가? 국가와 인구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그렇다면 왜 이 개념을 통해 접근해야 되는가? 푸코는 그간의 규유권력에 대한 연구를 세 번의 자리옮김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제도 밖으로 나가기입니다. 각각의 제도 밖으로 나와서 권력관계를 끄집어내 권력의 테크놀로지라는 포괄적 관점으로 제도(의 관점)를 대체하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기능 밖으로 나가기입니다. 기능이라는 내적 관점을 전략, 전술이라는 외적 관점으로 대체하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감옥의 이상적 기능에 근거해 감옥을 분석할 수도 있지만, 그런 기능적 관점밖으로 나와 규율의 관점에서 감옥을 권력의 일반경제안에 위치시켜 분석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대상의 특권으로부터 나가기인데, 정신병이든 성이든 간에 틀에 박힌 대상을 척도나 규범으로 삼아 제도, 실천, 지식을 평가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푸코는 규율과 관련지어 진행한 이 세 가지의 시도를 국가와 연관 지어 탐구하고자 합니다.
세 번의 자리옮김으로 설명한 감옥, 군대, 정신병원 등의 규율메커니즘은 결국 그것을 적용하는 책임은, 최종심급에서 이것들을 총괄하고 전체화하는 국가의 지배로 향합니다. 감옥, 군대, 정신병원에 적용했던 것처럼 국가에 대해서도 방향을 전환하여 밖으로 나오는 것이 가능한지, 근대국가를 일반적 권력테크놀로지 안에 재배치시킬 수 있는지, 정신의학에서의 격리기술, 형벌체계에서의 규율기술, 의학제도에서의 생명관리정치처럼 국가와 ‘통치성’의 관계에 대해 말할 수 있을까? 이것이 푸코의 문제의식입니다.
푸코는 먼저 ‘통치하다’라는 역사적 개념 변천 과정을 소개합니다. 프랑스어 역사사전을 통해 13-15세기 ‘통치하다’ 개념을 분석합니다. 이 시기에는 ‘통치하다’란 말이 상당히 다양한 의미를 포괄하고 있었습니다. 이 말이 갖는 많은 의미들 중에서 분명한 것은 국가가 통치된다는 의미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영토가 통치된다거나 정치구조가 통치된다는 의미도 없었습니다 '통치하다'란 말은 16세기 이후 완전히 정치적이고 국가적 의미를 형성하게 됩니다. 통치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인간입니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인간만이 통치의 대상입니다. 인간이 통치된다는 관념은 그리스적 관념도 로마적인 관념도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 관렴은 언제 어떻게 생겼을까? 푸코는 그 기원을 그리스도교 이전과 이후의 동방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목적 유형의 권력이라는 관념과 양심지도(영혼지도)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푸코는 사목권력의 관념과 조직형태에 대해 설명합니다. 사목적 권력은 왕, 신, 수장이 인간과 관련해 목자이고, 인간은 목자와 관련해 무리라는 것. 이는 지중해의 동방 전역에서 발견되는 주제입니다. 특히 히브리인들에게 특징적인 것은 목자와 가축 무리의 관계는 종교적 관계라는 점입니다. 다윗을 제외하고 사목적 관계는 본질적으로 신, 인간의 관계이고, 이것은 신이 백성에게 행사하는 권력 안에 그 원칙, 기반, 완성이 존재하는 종교적 유형의 권력입니다. 푸코는 바로 이 점이 지중해의 동방에서 발견되는 근본적으로 대단히 특수한 것, 그리스와는 다른 무언가라고 합니다. 그리스 신들도 도시국가를 창설하고, 성벽의 건조를 돕고, 신탁을 내려 조언하지만 목자가 양들을 이끌 듯 도시국가의 인간들을 이끈 적이 결코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매우 강력한 이 목자의 권력이 갖는 특성은 무엇일까? 푸코는 사목권력의 특성을 세 가지로 말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영토에 행사되는 권력이 아니라 무리에 대해 행사되는 권력, 다시 말해서 어떤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거나 운동하는 무리에게 행사되는 권력이라는 것입니다. 히브리의 신은 백성이 이동할 때 가장 존재가 강해지고 가시적이 됩니다. 두 번째는 사목권력은 선행하는 권력이라고 합니다. 그리스적 로마적 사유에서 선행은 권력의 보편적 특성이지만, 권력을 특징짓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러나 사목권력은 전적으로 선행에 의해 정의됩니다. 그것의 목표는 무리를 구제하는 것이다. 목자는 부양의 의무와 책무를 지며, 불침번을 서는 자입니다. 목자의 배려는 모두 타인을 위한 것이지 결코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사목권력은 배려의 권력이라고 말합니다. 마지막 사목권력의 특성은 개인화(개별화)하는 권력입니다. 목자는 가축 무리 전체를 위해 전력을 다하지만, 무리 속의 개개의 양들을 위해서도 전력을 다합니다. 목동이 전체를 위해 하나를 희생하는 역설이 사목의 그리스도교적 문제계에서 절대적으로 중심적인 것이 됩니다. 사목 권력이란 전체가 형성하는 상위의 단위가 아니라 전체와 개인을 역설적으로 등치시키며 양자를 동시에 목표로 하는 권력입니다. 푸코는 이것을 그리스도교의 사목과 관련된 권력기술로 인구테크놀로지에서 재정비되는 근대의 권력기술 모두가 맞닥뜨리는 중대한 문제라고 이야기합니다.
정리하면 사목권력은 영토가 아닌 무리에 행사되는 권력, 권력의 대상이 되는 자들을 목적으로 하는 권력, 전체와 개개를 동시에 목표로 하는 권력입니다. 그리스-로마의 사유와는 완전히 다른 이러한 사목권력 관념이 서구 세계에 도입된 것은 그리스도교를 매개로 해서라고 푸코는 말합니다. 사목권력에 관한 이 모든 주제를 정밀한 매커니즘과 명확한 제도로 응집시킨 것이 그리스도교 교회라는 것입니다. 푸코는 그리스도교 교회 내에서 사목이 제도화 되었고, 그것이 정치와 결합해서 서구의 가장 기묘하고 특징적인 권력 형태로 변화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점이 푸코가 그의 통치성 연구에서 사목권력을 중요시 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이날 푸코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발제자로선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죠...
분량이 적고 내용도 아주 어렵지 않아서 좀 수월하게 발제를 했고, 세미나도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푸코 세미나는 쉬는 시간도 쉬지 않고 열심히 하시더라구요~~~~~~
푸코 처음 공부하는데 재미있었습니다.^.^.
이번 주가 올해 마지막이네요....
푸코님들 모두모두 잘 보내시고 새해에 건강하게 다시 만나요^.^~~~~
댓글목록
소리님의 댓글
소리
깔끔한 정리 덕분에 그날의 세미나 내용이 잘 정리되는 것 같아요!
후기 감사합니다!!^^ 새해에 만나요!!
유택님의 댓글
유택
세미나 빠졌던 3,4,5,6강 후딱 읽고
이 자연님의 발제&후기를 보니 꼭 어릴때 본 '동아전과' 같아요 후후 ^^
푸코 세미나에 언제 이렇게 공부 잘하시는 분들이 속속 들어오신거죠 소리반장?
반갑습니다 멀리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