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1111 후기 +2
유택
/ 2016-11-12
/ 조회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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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푸코 후기
푸코가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7,8강에서 놀라울 정도로 불랭빌리에(1700년대 사람)에 대해 너무나 자세히 언급/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 내(우리)가 가지고 있던 ‘역사’에 대한 인식은, 곧 <왕의 역사/공법의 역사/승자의 역사>였습니다. 그것이 당연했고 이미 그것이 내 속에 내면화 되어 있어서 그것에 의문 조차도 느끼지 못할 정도입니다. 그러한 것들에 불편한 파열음을 내는 불랭빌리에의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푸코는 부각 시키고 있습니다. 역사속에서 민족/인종/계급은 항상 이쪽과 저쪽의 힘관계에 의해, 이합집산하고 경합하는, 지속적인 전쟁의 상태라는 것, 심지어 평화라고 생각되는 시기조차도 ‘전쟁의 일반화’가 그 저변에 깔려 있다는 사실입니다. 절대적 진실이라는 것은 없다 싸워 이긴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 진실로 치부되어 왔다. 그래서 ‘역사의 돌쩌귀’에 묻어 있을 버썩~ 마른 피의 흔적을 꼭 찾아야 한다고 푸코는 놀라운 비유를 합니다.(돌쩌귀는 아니었고 뭐였더라 뭐 비슷한거였는데..ㅎ) 그래서 우리가 흔히 유명한 한 권의 역사책을 읽고 개략적인 역사를 파악했다고 말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음에 모든 세미나원들이 동의했습니다. 주권 그리고 권력이라는 것은 한 사람(왕이 되었든 대통령이 되었든)이 계약에 의해서든 자연법에 의해서든, 어떤 절대적 주체에서 태양빛처럼 뻗어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항상 경합하는 다수의 집합체(집단/민족/인종/계급) 사이에서 힘관계/권력관계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power는 항상 relation과 함께 씌여져야 할 것입니다. Power relation. 지금의 대통령이 부정의한 일을 저질렀기에, 새 대통령으로 갈아치워야 한다 더 도덕적이고 흠집이 없는 주권권력을 가진 영웅 같은 영웅(ex. 김대중 노무현 ?? ㅎ)을 추대해야 한다는 (도돌이표) 생각(인식)에서 벗어나는 길만이 이 공법의 역사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왕도 제3의 신분도 귀족도 평민도 성직자도, 역사-정치적 경합속에 위치한 각각 하나씩의 ‘민족’일 수 있다는 것. 결국 사회체안에서는 수많은 ‘을’들이 자신의 진실을 담지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다양한 ‘집단’들의 경합속에서 역사-정치적 연속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기존의 역사주의가 아닌 역사-정치주의로 파악해야 한다고 합니다. ‘치안’과 ‘정치’를 구분하는 랑시에르의 말을 생각해보면 결국 치안의 힘에 대항하는 정치의 힘이 드러나는 순간들이 요즘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드러내지고 보여지는 것이 그래서 중요한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리게 하고 그래서 우리가 감각하지 못했던 것을 감각하는. 그러나 오늘의 편이 내일의 적이 될 수 있듯, 전 세미나원의 피를 들끓게 했던 ‘앎의 봉기’ ‘대항의 역사’ 조차도 어느 순간엔 '역사-정치'속에서 역이용(반동) 되는 것을 불랭빌리에는 그리고 푸코는 끊임없이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어제 뒷풀이 하면서 많은 생각이 지나갔습니다. 유택은 (드디어 아라차처럼 유택도 유체이탈해서 '까뜨린X'가 그러더라 하는 방식처럼) 푸코 책을 전부 빠른 시일내에 다 읽기를 원했습니다. 그것이 누군가에게 자랑하려는 목적은 아니고 뭐랄까 푸코의 책을 다 관통하면 뭔가 대단한 것이 유택에게 도래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나쁘지 않은 생각이긴 하지만 오늘 아침 생각해보니 그것보다는 오히려 푸코 책을 읽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 순간들이, 이미 내가 바라는 그 미래가, 전미래시제로 이미 도래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푸코와 함께 가고 있는 이 시간이 이 순간이, 이미 내가 그토록 완료하고픈 시간이지 않을까 하는. 날이 춥고 감기 기운이 도니 사람이 센치해집니다. ㅎㅎ 이 순간들이 전부이고 그 뒤는 없다는 것. 이 소중한 순간 순간들을 정작 놓치고서는, 도래할 무언가를 향해 열심히 해바라기 하는 건 슬픈 일이겠지요. 푸코와 이미-항상 충만하고 있다고 억지춘향이라도 하고픈 세미나원 1인은 이제 그럼 이만 총총.. 2주뒤에 봐요~~
댓글목록
소리님의 댓글
소리
이 순간들이 전부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이 순간들이 모여, 도래할 미래가 되는 것이겠지요. 현재 없는, 순간들과 맞바꾼 미래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센치한 유택도 좋네요. 덕분에 저도 센치함에 흠뻑 빠져봤습니다.ㅎㅎ아프지 말고 2주 뒤에 봬요.
삼월님의 댓글
삼월
내용은 엄청 공감되고, 감동도 있고, 그런데 말입니다.
왜 이렇게 단어들이 어색한지...
유택의 유쾌발랄한 단어들은 어디로 간겁니까? 괜히 슬프네.
어딘가 지식인의 느끼함이 어색하게 묻은 맛없는 퓨전요리같애 ㅠㅠ
(이렇게 막 던지는 댓글을 원하는 거 맞죠? ㅎㅎ)
다시 진지하게 한 줄 뽑자면,
요즘 같은 중요한 시기에 이렇게 여러모로, 좋음을 넘어 필요하기까지 한 사람들과
푸코를 읽어 저도 참 행복합니다~~
그리고 늘 발빠른 후기로 복습시켜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