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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전집읽기] 늦은 후기, 고맙습니다. +4
나우리 / 2016-11-03 / 조회 1,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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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베짱으로 니체전집을 읽겠다고 설레발을 떨었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처음부터 같이 한 읽기가 아니라, 중간에 불쑥 들어온 탓에 좀 낯설기도 했고, 또 많이 서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중간에 불쑥 들어온 나의 용기에 경배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느낌이었냐고 묻는다면, 수행하는 느낌이었고, 명상서 하나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라도 뭔가 억지로 읽지 않으면 그저 심심한, 혹은 치열한 밥벌이에 나를 온전히 던져 버려서 매일을 허걱허걱 하며 살아가겠고, 또 그간의 살아온 날에 대한 보상이 없는 듯한 그 헛헛함이 컸겠다 싶습니다. 일상의 바쁨에  땡땡이 친 날도 있었지만, 니체전집 읽기 덕분에 올만에 살아있는 그 무엇을 뭉클뭉클 받아서 나 스스로에게 감동 먹고 뭐 그랬습니다.

 

여기 후기에서 텍스트 하나 하나 언급하고 싶지만, 사실은 그리 부지런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 아니기에 책을 찾아서 밑줄긋기의 문장을 찾아오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그저 매주 헥헥하며 징징거리며 겨우 따라 왔지만, 같이 공부한 분들의 내공에 감탄했고, 그 열정에 그저 구성원의 한 사람이 되었음에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연구공동체의 매력과 평소 니체에 대한 그저그렇게 읽고자 하는 욕구, 그리고 꼼꼼하게 읽을 수 있겠다는 내 안의 지적 허영끼 그거 모두 충족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음에 무조건 감사할 따름입니다. 내 안의 치유와 회복이 니체전집에서도 있었지만, 저는 그 텍스트의 횡간보다 함께 공부한 사람들에 대한 열정에서 더 많은 치유가 되었고, 설렘이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니체를 읽고 있다 하니, 지인이 그러더군요. 철학서를 한 곳에 빠져서 읽으면 그건 또다른 샤머니즘이 되는 것이니, 다른 철학서와 같이 읽기를 권한다고 충고 아닌 충고를 하더군요. 그래서 큰 소리쳤습니다. 그건 다 기우이다, 구성원들이 그렇게 샤머니즘으로 흐르게 안 두는 내공이 있다. 내가 가장 부족하기 때문에, 그저 읽고 듣는 역할을 근 2년간 충실히 하면 나는 그저 얻어가는 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몇 주간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오랜만에 쫀득거리는 그 무엇을 얻었다고 감히 말씀 드리며, 부족한 부분 더 많이 채울 수 있는 작은 여백에 무한 감사드립니다. 다음 니체전집 읽기를 기다리며, 세미나 후기에 마무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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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과 소통하는 것, 사건의 진행 속에 놓여 있는 세계의 본질에 관해 사색하는 것, 음악으로 철학하는 것 말이다(바이로이트의 바그너, 69p 8~9)

 

 

 

 

댓글목록

오라클님의 댓글

오라클

니체  읽기를 시작한 나우리의 용기에 경배를!
철학을 통해 건강해지는 공부의 힘에 기쁨을!!
텍스트보다 함께 읽는 텍스트에 주목한 그의 안목에도 감사를!
"삶으로 철학하는 것은 자기자신과 소통하는 것이고,
사건의 진행 속에 놓여있는 세계의 본질에 관해 사색하는 것이라는" 니체에 격한 공감을!

이상은 나우리의 후기에 대한 공감의 패러디였습니당^^

나우리님의 댓글

나우리 댓글의 댓글

격하게 공감해 주셔서 완전 감사합니다.
좀 더 성실히 공부하려고 맘 먹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응님의 댓글

이응

디제잉으로 시작된 세미나!
나우리님이 능숙한 솜씨로 바그너와 헨델, 슈베르트의 음악을 비교하며 틀어주셔서 무척 두근두근했어요 ㅋ
평소 책에 코 박고 공부하는 저로서는 (놀라운!) 발제 방식이었습니다.
간결하게 정리된 발제문을 물 흐르듯 설명해주신 점도 좋았구요.
후기에 써주신 말 대공감! 저도 니체의 텍스트보다, 텍스트를 읽어내는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
삶의 고민, 문제의식들을 들으며 설레고 때론 뭉클해지곤 해요. 저도 고맙습니다.

무긍님의 댓글

무긍

살아있는 발제, 텍스트보다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발제 , 생동감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계셔서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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