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 <비정상인들>과 <정신의학의 권력>을 끝내며 +9
유택
/ 2016-10-15
/ 조회 5,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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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인들>과 <정신의학의 권력> 두 권이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뭔지 모를 열망으로 3개월간 푸코의 얼굴만 보면서 정신 없이 달려왔는데요.
잘(?) 달려왔고 또 계속 이 강도로 달려갈 텐데요.
어제는 걷는이님이 ‘유택, 너는 왜 그리 푸코를 쫒는냐’고 질문을 뜬금없이 하셨어요.
그래서 혼자 곰곰히 생각해보았더랬어요. 왜 난 푸코가 이리 좋을까?
그랬더니 정말 차 떼고 포 떼고 민망(?)하긴 하지만
푸코가 동성애자여서 동성애자인 내가 관심을 그리 지대(!)하게 두는거더라고요.
그게 그리 중요한건가 자문하기도 하고
아라차가 항상 이야기하듯이 ‘내 정체성을 뭔가 하나로 규정하지 말라’는 말과 오버랩 되면서..
푸코의 비슷한 말도 생각이 났어요. ‘나를 그 어떤 한가지로 규정하지 말라고’
여튼 동성애자인 푸코가 한번뿐인 자신의 삶을 끝까지 살아내면서 어떤 생각까지 어떤 한계까지 밀고 나갔는지가
너무나 궁금한 저는, 그래서 꺼이꺼이 텍스트 독해력 완전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진짜 뻔.뻔.하.게
푸코 세미나에서 큰소리 치며(헛소리와 탈맥락으로 점철ㅠ) 참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라는 반어적인 제목의 다음 책이 어서 올라고 손짓을 하네요.
같이 가고 있는 선우 삼월 소리 걷는이님 아라차 그리고 다음번에는 쉬겠다고 한 지윤씨까지 고마웠어요.
혼자였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거에요. 또다시 가보자고요~~ 그럼 다음주에 봐요~
댓글목록
소리님의 댓글
소리
와 푸코 세미나와 관련해 이런 글이 올라올 줄이야...!
어제 <정신의학의 권력>책의 마지막 세미나와 책거리를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서 정말 아쉬워요.
유택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푸코를 왜 읽지? 하는 질문을 제게도 다시 던지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질문은 매 순간 던져야하는 질문인 것 같아요. 늘 깨어있기 위해서라도.
제가 푸코를 읽는 이유는, 예전에는 순전히 정수샘의 매력으로 푸코에 발을 딛게 되었지만
이제는 푸코 자체의 매력과 내 안에 해결되지 않는 답답함이 푸코를 읽어나가게 하는 원동력이에요.
뭐 푸코는 답을 던져주는 인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의 방식을 가르쳐주는 느낌이라서요.
유택과 삼월 선우 걷는이님 아라차 지윤...샘들의 존재 모두가, 세미나 실에 모여 앉는 그 순간들이
한 주 한 주 읽어가고,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함께 공부하는 인연으로 만나 순간들을 공유하는 것에
매번 감사를 느낍니다..!ㅎㅎ
다음 책도 함께 힘내 봐요!!! 이번에는 레퍼런스도 많이 달고, 읽을거리를 잔뜩!! 가져올게요~!! You can't miss it!
P.S. 댓글도 사진이나 움짤 첨부 가능했으면 좋겠어요!! 푸코 사진 잔뜩 모아놨는데 아쉽..
유택님의 댓글
유택여러가지 힘든 상황에서도 푸코 세미나를 이끌어주는 총명한 반장 덕택에 얼마나 고마운지~ 여튼 끝까지 이끌어주세요. *^^*
삼월님의 댓글
삼월
저도 소리와 마찬가지로 유택이라는 사람 때문에
나는 왜 푸코를 읽지? 라는 질문을 자주 하게 됩니다.
한 권의 책을 읽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세미나가 길게 갈 수 있는 원동력도 거기에서 나오는 것 같고요.
질문과 호기심과 스토커같은 애정과, 때로는 변덕스러움까지 갖췄으니
어쨌든 우리, 지루하고 심심하지 않게 푸코를 읽고 있는 게 맞지요? ㅎㅎ
유택님의 댓글
유택일정한 삶의 tone으로 세미나의 steady함을 밑바닥에서부터 묵직하게 받혀주는 삼월의 자리는 우리들에게 항상 크죠. 인정해줄게요. 그리고 고맙다고 할게요. 흥! ㅋㅋㅋ
아라차님의 댓글
아라차
전혀 접합점이 없을 것 같았던 푸코가 제 인생에 조그만 사건이 되어가고 있어요.저는 이 사건의 결말이 정말 궁금합니다.
애정할 수밖에 없는 울 세미나님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있어요.하트파바박~
유택님의 댓글
유택
가만히 있는데 그냥 다가온 '사태'가 아니라
아라차가 결단하고 시간내서 책 읽어와서 씨름하며 보낸 3개월이 '사건'이 되어가고 있다라...
뭔가 멋지다... ^^ 초장 끝발 개끝발 앙대게 조심하셔~ ㅋㅋㅋ
선우님의 댓글
선우
"나는 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삶과 일에 있어서 가장 크게 관심을 두는 것은 처음과는 다른 어떤 존재가 되는 것에 있습니다."
처음과는 다른 무언가가 되는 것... 멋진 말입니다.
현실은 딱히 별 일 일어나지 않고, 고단함 막막함 무서움이 오히려 현실을 외면하고 판타지로
향하게도 합니다. <정신의학의 권력>을 읽는 동안 저는 달달한 궁중 로맨스로 잠시 도피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책을 펼치면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어떤 곳인지, 우리 사회가 어떻게 규율을 체계화하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그 규율을 내면화하는지, 내가 그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또렷하게 보입니다.
잠시 도피할 순 있지만 끝내 외면할 순 없는 그 현실을 더 똑똑히 보라고 푸코가 재촉합니다.
유택님의 댓글
유택
나도 우연히 검색하다가 저 푸코 사진과 글귀를 발견했는데요..
정말 글귀 멋있죠? 진실 자기변형 푸코...
왜 우리들은 이런데서 필 받죠? ㅎㅎㅎ
뭐 여튼 선우님 공부하는거에서 저 많이 배우고 있어요~
*^^*
선우님의 댓글
선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푸코를 읽는 동안 어떻게 처음과는 달라질지
기대가 됩니다. 그 과정을 함께하는 고마운 친구들이 있어서 외롭지는 않네요. ㅎㅎ
유택님, 두 번 읽어도 탈맥락이야 하지만 '의학이 아니라 심문'이라고 콕 끄집어 냈잖아요.
난 그냥 지나쳤었는데... 앞으로도 종종 그렇게 하면서 그 '거드름' 맘껏 펼쳐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