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뮨주의 선언-후기] 4장 코뮨주의와 특이성 :: 특이성과 구성, 유기적 구성체와 특이적 구성체, 코뮨주의 정치 10/01 +3
원진
/ 2016-10-05
/ 조회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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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입니다. 지난주 토요일 세미나에서 느낀 점과 기억해야할 것들을 적어봅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내용들이었습니다. 함께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우시겠지만 중학교 때까지는 빼빼마른 몸매의 소유자였답니다.
허약해서 조숙했던(?) 꼬맹이적부터 '탈락'에 대한 두려움들이 있었나봐요.
그래서일까요, 어렸을 때부터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꿈꿔왔는데 제 머릿속의 극락, 천국 뭐 그런 거였어요.
중학교 땐 허생전의 무인도, 홍길동전의 율도국을 모델로 삼기도 했고요.
인디언 영화(?)에서 흔히 보는 원형 모양으로 배치된 집들,
그 가운데에서 모여 통돼지 바비큐를 즐기며 매일 파티하는 공동체 주택(?)을 꿈꾸기도 합니다.
제가 최근까지 접해 온 당, 노동조합, 시민운동 조직 등에서 일어나는 일들,
유기적 구성체가 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됐네요.
"...... 집합적 신체가 활동 방식이나 활동 영역을 바꾸면 그 안에서 뜻밖의 인물이나 요소가 특이적 존재로 부상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조금 다른 내용일 수 있지만, 자존감이 떨어진 저의 요즈음 일상에 위안을 주는 부분이었어요.
나도 특이성이 있고, 더 잘 맞는 자리가 있을거라는 생각에 좀 편안해졌네요.
"따라서 집합적 신체의 구성이나 활동에서, 그것을 직조하는 요소들의 특이성이 극대화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가 축구경기에서 감독의 역할을 하듯, 각자의 특이성이 잘 발현될 수 있도록 자리를 잘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구성적 공동체 = 능동적인 구성 활동으로 만들어지는 공동체 "꼬뮨"
★ 168쪽 "시간성과 결부된 구성 원칙" 부분이 잘 이해되지 않았어요.
- 아, 너무나 어렵게 글을 쓰셨어요. 저 말고는 다들 이해하신 건가요? ^^;
- 아래는 제 마음에 들어온 부분들을 하나씩 적어봤어요.
■ 코뮨적 공동체의 구성과 활동에는 시간적 리듬의 공-조가 필수적이다.
하나의 코뮨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라 해도, 그들은 어느 순간에 특이적 시간성을 구성하며 함께 활동하는 한에서만 코뮨의 구성에 참여한다. 그 코뮨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구성적으로 활동할 때에 한해서고, 코뮨의 구성 요소가 구성적으로 참여하는 것 역시 그러한 활동을 실제로 행하는 한에서뿐이다.
서로의 움직임에 리듬을 맞추려는 노력 = 협조 = 서로의 리듬에 맞추어 함께 움직이는 능동적인 시간적 공-조 현상
- 함께, 동시에 힘을 합쳐봐야하는 걸까요.
● 무언가 지속하려는 욕망은 반드시 주어진 상태, 대개는 좋다고 여겨지는 상태를 지속하려는 경향을 띤다.
유기적 구성체가 어떤 악의의 산물이 아니라 욕망의 산물이라는 것은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
- 자연스럽게 권력의 중심이 생기고 그 상태를 지속하고 싶어지나봐요.
"구성 요소인 개체들이 / 전체에 융합되고 통합되어 / 기능적인 행동만을 하게 될 위험" = 전체주의
"지도자란 타인들을 지배하는 자가 아니라 말 그대로 타인들에게 '복무하는' 자이고, 타인들에게 명령하는 자가 아니라 타인들의 요구(명령)를 따르는 자다."
요즘은 너무 자주 들리는 내용이네요.
★ 코뮨주의자로서, 특이적 구성체가 유기체화의 문턱을 넘지 않는 조건 ★
- 특이적 구성체로서 지속할 수 있는 조건
- 오랜 시간 동안 공동체를 구성하고 지속시켜 온 이른바 '원시인'들의 방법을 참조.
1. 주도권의 요소를 권력이 아니라 능력으로 대체
2. 중심의 과잉 : 강한 특이성을 갖는 지점들 모두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3. 권력 부분화 : '비합리적 낭비', 중심지위 = 경제적 권력의 원천을 모두 소진 = 소유에 반하는 권력
다음주에도 특이적 시간성을 구성하며 함께 활동하겠습니다.
댓글목록
오라클님의 댓글
오라클
우리의 공부가 삶이 되고 신체가 되어야 하겠지만, 그 가운데서도
[코뮨주의 세미나]는 공부에 대한 이러한 요청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원진샘의 '지속가능한 공동체'에 대한 꿈이나, 당-노동조합-시민운동의 조직에 대한 생각을
코뮨주의 공부와 연결해서 생각하는 것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세미나에서는 공부만 하다가 원진샘의 생각을 잘 들을 수 없었는데... 말이죠!!
사실 저는 이런 꿈,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코뮨주의를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원진샘은 우리 세미나의 특이적 요소를 구성하고 있는 셈이지요. ^_^
후기를 보니 원진샘이 텍스트를 잘, 그것도 실천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장으로서 뿌듯하고 행복한 기대를 감출 수 없습니다. ^.^
오라클님의 댓글
오라클
= 168쪽 '시간성과 결부된 구성원칙' 에 대하여 =
먼저, 시간성은 공동체의 구성원칙 중에 하나지요.
즉 공동체는 외부성 / 특이성 / 시간성을 원칙으로 구성됩니다.
각각의 구성원칙은 발제문을 참고하세요.
http://www.experimentor.net/bbs/board.php?bo_table=b0103&wr_id=476&page=2
다음, 시간성과 관련된 구성원칙을 설명하기 위해 언급된 블랑쇼, 링기스, 하이데거는
깊이 들어가서는 텍스트의 전체 맥락에서 벗어날 수 있으므로 가급적 간단히 설명합니다. ^^*
1. 시간을 분리된 시간성으로 이해하는 경우 :: 실존주의자나 블랑쇼, 링기스
실존주의자는 시간을 죽음에 의해 분리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실존적 지평으로 보며, 그 분리를 통해 각각의 존재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분리된 시간성을 본다. 한편 블랑쇼나 링기스는 내 옆에서 죽아가는 타자를 보면서 나의 시간으로 환원불가능한 타자성을 확인한다.
이때 시간은 개인의 경계를 넘지 못하며, 시간성은 공통의 시간-세계 시간에서 분리된 시간성을 의미한다. 시간은 죽음이란 심연을 통해 남들과 나, 나와 타인을 가르는 균열을 표시한다. 시간은 나와 타자를 가르는 시간의 벽이며, 나와 타자는 같은 시간에 동시적으로 있을 수 없다.
2. 시간을 죽음의 시간성으로 이해하는 경우 :: 하이데거
하이데거는 죽음으로 미리 달려가보는 결단을 통해 자신을 자신에게 다가오게 만들고, 타인들의 존재가능성을 이해하게 해줌으로써 전체적인 현존재를 앞서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시간성의 본질이라고 본다. 여기서 ‘전체적 현존재’를 선취한다는 것은 ‘운명이나 역운, 민족의 생기’와 결부된 것이며, 죽음을 통한 ‘개별화’란 ‘공동의 운명’을 위해 ‘전투적 추종을 자유롭게 해주는 선택’을 의미한다. 이러한 하이데거의 철학은 젊은 청년들로 하여금 죽음을 무릅쓰고 전선으로 나아가게 했던 ‘조국의 철학, 민족의 철학’이었다.
여기서 시간은 개인의 경계를 넘고 있지만, 개인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삶의 활동을 통해서가 아니라, 개인의 죽음을 전체의 생존으로 귀속시키는 죽음에 대한 허구적인 찬사를 통해서이다. 하이데거식 시간개념은 죽음의 시간을 통해 삶의 시간을 부정적인 방식으로 정의한다.
3. 시간을 집합적 신체의 시간성으로 이해하는 경우 :: 스피노자
우리에게 필요한 시간개념은 시간에 대한 직접적인 관념(분리된 시간성, 죽음의 시간성)을 출발점으로 삼는 게 아니라, 운동·활동을 통해서 시간개념에 이르고 활동과 구성의 방법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스피노자는 모든 양태는 빠름과 느림, 움직임과 정지의 속성을 지닌다고 한다. 즉 공통된 움직임의 속도를 가질 수 있고, 이때 복수의 요소들은 하나의 단일한 신체를 이루는데 하나의 리듬으로 움직인다. 시간이란 이러한 리듬의 공조를 통해 발생하는 것이다. 시간이란 집합적 신체의 구성과 더불어 탄생하는 것이고, 집합적 신체마다 다른 리듬-다른 시간이 있다.
4. 시간을 집합적 신체의 리즘적 공조로 이해하는 경우 :: 코뮨적 시간성
먼저, 코뮨적 시간성은 스피노자의 집합적 신체의 시간성을 의미한다. 즉 시간은 집합적 신체(공동체)가 공동의 일을 함께 하기 위한 '리듬적 공조'를 이루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코뮨적 공동체의 구성에는 시간적 리듬의 공-조가 필수적이다. 하나의 코뮨에 속해 있는 사람이라도, 특이적 시간성을 구성하며 함께 활동하는 한에서만 코뮨의 구성에 참여한다. 코뮨이 외연적 경계 안에 존재한다고 해도, 코뮨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구성적으로 활동할 때에 한해서다. 그래서 협조는 공동활동 안에서 서로의 움직임에 리듬을 맞추려는 노력(conatus!)이며, 서로 도와주는 활동 이전에 서로 리듬을 맞추어 함께 움직이는 능동적 시간적 공-조현상이다.
가령, 농사를 짓는 농부의 시간은 땅이나 계절과 집합적 신체를 구성하면서 발생한다. 즉 농부에게 시간성은 1월, 2월, 3월 .... 같은 시간에 대한 직접적 관념은 의미가 없으며, 봄-파종하는 시기, 가을-추수하는 시기로 발생한다. 또한 연구공동체의 시간은 세미나시간, 강의시간과 같은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것이 연구공동체의 특이적 시간성이다. 세미나시간, 강의시간 같은 특이적 시간성을 중심으로 공동체 성원들은 집합적 신체가 된다.
하은님의 댓글
하은두 분 다 대단하십니다!! 저는 열심히 다음 읽을 분량을 준비해야 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