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백래시> 0721 세미나 발제문
이사랑
/ 2018-07-21
/ 조회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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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남자 품귀 현상과 불모의 자궁
1980년대 말 남자 품귀 현상과 관련된 연구가 성행한다. 요지는 남성 품귀 현상 때문에 싱글 여성들이 늘어나고있고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진실이 아니다. 하지만 어떻게 부정확한 정보들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
통계와 두 사회과학자 이야기
셰어 하이트는 여성 4500명의 이야기를 묶어 놓은 책을 발간한다. 이 책은 동등한 인격으로 대우받지 못한 여성들의 삶과 투쟁에 대한 목소리를 담은 것이었다. 언론에서는 이 책의 내용보다는 연구와는 관련이 없는 셰어 하이트의 개인적 이야기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셰어 하이트를 괴짜로 몰아가기 좋은 일화들을 퍼뜨리면서.
스럴리 블로트닉 박사는 <성공한 여성의 개인사>라는 책을 발간하는데 직장 여성은 사랑 없는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높고, 독신 생활은 직장 생활마저 망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미디어는 방법론에 대한 의심 없이 이 연구 결과를 적극 수용했다. 스럴리 블로트닉의 학위는 미인가 통신 학교에서 우편 주문 형식으로 받은 것이었고 박사 호칭은 가짜였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별 주목을 받지 못한다.
두 연구자에 대한 언론의 태도는 대중문화가 취사선택해 크게 홍보하는 통계를 조심해서 봐야할 것을 시사한다. 이런 것들이 널리 유통되는 이유는 진실이어서가 아니라 미디어의 편견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남자 품귀 현상 : 두 가지 결혼 연구
닐 베넷은 결혼보다 학업과 직장 생활을 더 중시하는 대졸 여성들은 점점 결혼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미발표 연구를 언론에 전한다. 미국 대중문화는 이 뉴스에 열광적 반응을 보였다.
인구학자 진 무어맨은 베넷의 연구결과에 반박하는 자료를 제시했지만 언론에서는 논의를 흐린다며 반박했고 인구조사국은 무어맨의 대응 보도문을 지연시켰다. 통계학자 로버트 페이 역시 베넷의 연구에서 오류를 짚어냈지만 베넷은 회피했다.
언론계는 싱글 여성들이 결혼을 하고 싶어서 발악을 하고 있다고 보도한다. 하지만 인구조사표를 보면 배우 후보감이 부족한 것은 오히려 결혼 적령기의 남성이었다. 1980년대 미국의 조사는 2,30대 싱글 여성의 행복도가 11퍼센트 올랐다. 반면 기혼여성의 행복도는 6.3퍼센트 하락했다. 여성들은 결혼 대신 동거를 택하고 있었다. 여성 소득이 늘수록 결혼 열망은 줄어든다. 반면 1980년대 폭증한 데이트 주선 업체에는 싱글 남성이 싱글 여성보다 훨씬 많았다. 한 데이트 서비스 업체의 조사에서 남성들은 ‘다양한 사람과의 데이트’ 보다 ‘한 사람과의 헌신적 관계’를 원했다. 인구학자 폴 글릭은 결혼생활이 여성보다 남성에게 두배 정도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데이터들이 일관되게 결혼 후 남성의 정신 건강이 향상됨을 보여준다. 싱글 남성은 기혼 남성보다 자살률이 두배 놓다. 싱글 남성은 싱글 여성보다 정신 건강 문제에 시달린다.
무책주의 재난 : 두 개의 이혼 보고서 이야기
1970년대 많은 주에서 이혼 절차를 손쉽게 만드는 ‘무책주의’ 이혼법을 통과시켰다. 사회학자 레노어 와이츠먼이 <이혼혁명>이란 책에서 제시한 수치들은 무책주의 이혼법에 대한 비난에 이용되었다. 불행한 결혼으로부터 자유를 추구하는 여성들이 재정상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혼 통계 전문가인 경제학자 사울 호프먼은 반박을 제기했다. 이혼 후 여성이 경험하는 생활수준은 와이츠먼의 수치보다 훨신 적으며 일시적이고 심지어 5년 후엔 전남편과 결혼 생활을 했을 때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고 했다. 1991년 인구조사국은 이 결과가 맞음을 확인 했다. 하지만 언론에는 언급되지 않았다.
와이츠먼은 이혼수당의 흑면에서, 집 판매에 대해 이혼 여성이 고통받는다고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친다. 하지만 자신의 데이터를 통해 나이 든 주부와 결혼 생활이 긴 여성들은 전보다 이혼 수당을 더 많이 받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혼 후 집을 판매해야 하는 문제의 실상은, 전남편의 양육비 미지불과 판사들의 치우친 판결 때문에 여성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혼 후 발생하는 남녀 간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직장 내 임금 불평등 교정!!!
1980년대 사회과학자들은 이혼이 여성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사회연구소 이혼 통계 담당 인구통계학자들은 이혼후 우울증, 심리 장애, 신경쇠약, 자살 시도 등으로 더 힘들어 하는 것은 여성보다는 남성이라고 결론 내렸다. 남성들은 여성들에 비해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
불임 유행병 : 두 임신 연구 이야기
1982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은 여성의 임신 가능성이 30세 이후 급락한다고 전했다. 사설에서는 여성들에게 경력을 쌓기 전에 아이를 먼저 가지라고 권고했다. 인구학자들은 이 연구 결과를 반박했다. 불임이라고 설정한 기간이 너무 짧았고, 가장 규모가 컸던 장기 연구 결과에서는 결과가 달랐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반박 의견에 주목하지 않았다.
불임 유행병의 원인을 찾던 미디어와 의료 기관들은 직장 여성들에게서 해답을 찾으려 했다. 한 칼럼니스트는 페미니즘과 출세지상주의가 ‘불임의 자매애’를 양산했다고 이야기했다. 부인과에선 자궁내막증은 ‘직장 여성의 질환’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직장 여성들의 높은 유산율을 애기한 사람도 있었다. 합법적 낙태 권리를 행사하는 것도 불임의 원인이 되었다. 낙태를 많이 할 경우 나중에 불임 문제가 생기거나 임신을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신뢰할만한 연구 결과는 없었다.
오히려 현실에서, 평등한 교육과 여성의 경제력 향상은 생식력과 임신을 향상 시켰다. 더 나은 영양과 건강, 의료 서비스를 가능케 했기 때문이다. 불임 유행병은 정치적 문제이며 불임 전문가들에게 마케팅 수단일 뿐이다. 오히려 20대 초반의 여성들의 불임률이 올랐는데, 대체로 성병인 클라미디아가 원인이었다.
출산 부족 이론가들은 교육받은 중간 계급 백인 여성들이 출산을 하지 않을 경우 극빈자, 멍청이, 외국인들이 아이를 낳을 것이고 미국은 망하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이들은 흑인 싱글 여성들의 출산에 대해서는 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거대한 여성 우울증 : 신경쇠약 직전의 여성들
언론과 도서들에서 싱글 여성들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고, 직장 여성들은 현기증, 심장마비 등 심신 질환을 유발하는 ‘번아웃’ 증후군데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몇몇 연구들 역시 베이비 붐 세대 내 우울증 증가를 애기했다. 베이비 붐 세대의 독립이 없었다면 싱글 여성들은 결혼을 했을 것이고 출세지상 주의자들은 집에서 아이와 함께 했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역시 근거가 부족하고 일화만 제시할 뿐이었다.
다만 사회과학자들이 확인한 단 한가지 사실은 고용이 싱글 여성의 정신 건강을 향상시킨다는 점이다. 비혼 여성과 기혼 여성에 대한 수많은 심리학적 지표들이 기혼 여성들의 우을증과 중증 신경증 높다는 데에 일관된 결과를 보인다. 정신 건강 연구자 제럴드 클러먼, 미르나 와이즈먼에 의하면 여성 우울증의 큰 두가지 원인은 낮은 사회적 지위와 결혼이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2,30대 남성 사이에서 우울장애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또한, 직장 여성들의 남편들은 주부를 아내로 둔 남성보다 심리적 고통이 크고 자존감이 낮으며 우울즐을 더 많이 겪었다.
어린이집 악마들 : 당신의 통계를 직접 만들어라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엄마들과 어린이집 노동자들은 언론에 의해 비난 당했다. 집에 있기로 선택한 엄마를 좋은 엄마의 상이라고 제시하고 어린이집이 아동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소개했다. 1988년 뉴햄프셔 대학교 가족연구소는 어린이집의 성적 학대에 대한 대대적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아동학대가 유행병이라는 결론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언론의 관심을 받을 수 없었다. 오히려 연구에서는 어린이집에서 보다 집에서 아동 학대가 일어날 확률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언론은 속설에 더 집중했다.
1980말이 되자 언론들은 데이터를 요구하지도 않게 되었다. 이미 여성에 대한 신화를 믿어버린 상황에서 더이상 진실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