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공백] 한용운 시인 후기 09 02 (금) +3
찬영
/ 2016-09-04
/ 조회 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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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독백-한용운 시인 후기 (찬영)
한용운 시인에 관한 정보와 세미나 당시의 의견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제가 잘못 이해한 부분들이 있을 수도 있으나 너그럽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감사합니다.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 1879. 8. 29 ~ 1944. 6. 29) 선생은 1879년 8월 29일 충남 홍성군 결성면 성곡리에서 한응준과 온양 방씨 사이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다. 본관은 청주이며 자(字)는 정옥(貞玉), 속명은 유천(裕天), 법명(法名)은 용운(龍雲), 법호(法號)는 만해이다.
1919년 3.1운동 때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서 독립선언서에 서명, 체포되어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된다. 3년을 복역한 뒤 출소, 민족의식계몽에 대한 준비를 한 후 1926년 시집 《님의 침묵(沈默)》을 출판하여 저항문학에 앞장서며 불교계의 항일단체인 만당에 당수로 추대되는등 각종 민족운동 및 독립운동에 앞장섰다,그 당시에는 독립군과 일본군과의 전투가 많이 발발하던 시기였다.
한용운이 생전에 지은 시집 님의 침묵은 불교적인 비유와 상징적 수법으로 지금도 초중고등학생들의 국어책에 수록되어 있다.
문학에서 시나 소설의 대상을 자의적으로 규정할 수 없지만, 선생의 시에 있어서 ‘님’은 연구자에 따라 조국, 민족, 불타, 중생 등 다양한 형태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선생의 문학은 삶과 행적을 살펴보건대 그것이 시든 소설이든 간에 일제강점기라는 암흑과도 같은 당대의 한계로 인해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조선의 독립을 갈구하는 자신의 심중을 은유적 수법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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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야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쓰’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러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골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얐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시에 대한 토론]
이별을 당한 후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태도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그리고 이 시에서의 님이 과연 무었을 의미하는 건지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케테르님께서 '첫키쓰'를 종교적 체험이고 이 시에서 '님'은 부처님 이고 '황금의 꽃'은 불교적인 용어라고 하셨습니다
반디님께서 이 시는 주체가 없는 이별 자체에 대한 시이고 '황금'과 '꽃'이 형용모순적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무긍님께서 '날카로운 첫 키쓰의 추억'은 이별의 복선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오라클님께서 이별에 대하는 태도가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는 섬뜩하고 이 시에서는 스토커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이 시에서의 화자는 '님'이 누구인지 상관없이 기억의 재해석을 통한 자기만족 하는것 같다 라고 하셨습니다
희음님께서 글이 마치 선언문 같고, '날카로운 첫 키쓰의 추억'이 키스는 달콤한데 날카롭다고 표현한 것이 역설적이고, 마지막 문장에서 슬픔이 극대화 되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토라진님께서 '날카로운'이 관념적(←→육체적)이고, 키쓰=각인 같고, 님=자연 이고 순응적인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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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어요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최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골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슬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돍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적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갓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시에 대한 토론]
저 같았다면 한번 보고 그냥 지나갔을 만한 자연의 한 장면 속에서 절대자의 모습을 보았다고 느낀 시인의 관점이 감명깊었습니다.
오라클님께서 마지막연에서 단호함이 느껴지고 이 시에서의 사건들이 기적적인 일들 이기 때문에 절대자에 대해 찬양하는 시인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희음님께서 이 시가 시인이 울다지쳐서 쓴 듯한 느낌이 들고, 알듯말듯한 그러나 원인을 모르는 그것이 진리일 수도 있다 라고 하셨습니다
반디님께서 누구=자신이고 1~5연이 6연을 위한 전초전이다 그리고 화자가 깨달았지만 논리적으로 표현 할 수가 없어서 어떻게 할지 질문하는 것 같다 라고 하셨습니다
토라진님께서 자신의 존재를 알기 위한 질문들,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정말 모르기 때문에 질문하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무긍님께서 진은영 시인의 있다 와 비슷한 것 같 같다고 하셨습니다
케테르님께서 나머지 연은 깜깜한 밤은 아닌 반면에 마지막 연은 꺼져가는 등불과 같은 이미지 같고 화자가 조금은 알지만 나머지는 모르기 때문에 질문하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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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룻배와 행인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이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느면 나를 돌어보지도 않고 가십니다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어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어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시에 대한 토론]
'당신은 나를 흙발로 짓밟습니다'라는 구절이 뒤의 당신에 대한 나룻배의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사랑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것 같습니다
오라클님께서 기다림 자체에 대한 노래이다, 나룻배의 적극적인 수동성이 느껴진다
희음님께서 나룻배가 낡아가는 것이 의지적으로 기다린 결과이고 3연의 2,3행에서 만날 때 이별할 것을 지각한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토라진님께서 나룻배가 마치 자유로운 노예의 상태이고 행인은 배 밖으로 나갈 수가 없는 갇힌 주인 같다고 하셨습니다
케테르님께서 이 시에서 인연,만남을 느낀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반디님께서 이 시가 나룻배의 관점에서 묘사했고, 수미상관을 통해 시작과 끝,이별과 만남을 표현한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무긍님께서 나룻배는 한용운 시인이고 행인은 조국이다 시인은 힘을 잃은 조국을 시인이 끝까지 책임지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하려 한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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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측량
질겁고 아름다운 일은 양이 만할수록 좋은 것입니다.
그런데 당신의 사랑은 양이 적을수록 좋은가 버요.
당신의 사랑은 당신과 나와 두 사람의 새이에 있는 것입니다.
사랑의 양을 알랴면, 당신과 나의 거리를 측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과 나의 거리가 멀면 사랑의 양이 만하고, 거리가 가까우면 사랑의 양이 적을 것입니다.
그런데 적은 사랑은 나를 웃기더니, 만한 사랑은 나를 울립니다.
뉘라서 사람이 멀어지면, 사랑도 멀어진다고 하여요.
당신이 가신 뒤로 사랑이 멀어졌으면, 날마다 날마다 나를 울리는 것은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여요.
[시에 대한 토론]
사랑할때는 정말 즐겁고 헤어진 뒤에는 너무나도 가슴 아픈 사람의 마음을 당신과 나의 거리의 측량을 통해 너무나도 잘 표현한것 같습니다.
케테르님께서 '당신과 나의 거리가 멀면 사랑의 양이 만하고, 거리가 가까우면 사랑의 양이 적을 것입니다.'이 문장이 역설적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희음님께서 거리가 먼 것을 사랑의 양이 많다고 표현하여 자기위로를 한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무긍님께서 당신과 나 사이에 사랑이 놓여있고 이 사랑이 커지면 서로 멀어지고 ,사랑이 작아지면 서로 가까워지는 것이 나에 대한 당신의 사랑이 커지면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은 작아져서 나를 울게하지만, 나에 대한 당신의 사랑이 작아지면 당신에 대한 내 사랑이 커져서 나를 웃게 한다 그리고 당신은 조국이고 나는 시인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반디님께서 거리가 멀든 적든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 라는 것이 화자가 궁긍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 같다라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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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늬 것이 참이냐
엷은 사의 장막이 적은 바람에 휘둘려서 처녀의 꿈을 휩싸듯이, 자최도 없는 당신의 사랑은 나의 청춘을 휘감습니다.
발딱거리는 어린 피는 고요하고 맑은 천국의 음악에 춤을 추고 헐떡이는 적은 영은 소리없이 떨어지는 천화의 그늘에 잠이 듭니다.
가는 봄비가 드린 버들에 둘려서 푸른 연기가 되듯이, 끝도 없는 당신의 정실이 나의 잠을 얽습니다.
바람을 따라가라는 쩌른 꿈은 이불 안에서 몸부림치고, 강 건너 사람을 부르는 바쁜 잠꼬대는 목 안에서 그늬를 뜁니다.
비낀 달빛이 이슬에 젖은 꽃수풀을 싸락이처럼 부시듯이, 당신의 떠난 한은 칼이 되야서, 나의 애를 도막도막 끊어 놓았습니다.
문 밖의 시냇물은 물결을 보태랴고, 나의 눈물을 받으면서 흐르지 않습니다.
봄 동산의 미친 바람은 꽃 떨어트리는 힘을 더하랴고, 나의 한숨을 기다리고 섰습니다.
[시에 대한 토론]
마지막 연에서 이별로 인해 너무나도 힘든 나머지 마치 온 세상이 나를 슬픔을 원하는 듯한 느낌을 시적인 표현으로 잘 표현한것 같습니다.
케테르님께서 마지막 연에서 정지상태를 통해 감정이 극대화 된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토라진님께서 자신의 한계를 모르는 체 화자가 슬퍼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반디님께서 물은 여성성을 상징하고 바람은 남성성을 상징한다고 하셨습니다
댓글목록
오라클님의 댓글
오라클
이번을 마지막으로 찬영님이 잠시 세미나에서 빠지게 되었지요.
수능시험을 치고 오겠답니다. 글쎄 ㅎㅎ
수능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세미나에 즐겁게 함께 했을 뿐 아니라,
우리 시세미나에 신선한 감각을 준 찬영님께 감사를 _()_
수능 잘 보고, 우리 다시 시를 읽으면서 같이 놀아요, 찬영님^_^
희음님의 댓글
희음
찬영 님, 정말 그동안 함께할 수 있어 좋았답니다.
든든한 한 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방식대로 나직히, 묵묵히 텍스트를 읽어내는 모습도 보기 좋았고요.
후기 및 정리도 어쩜 이렇게 성실하게 올리셨는지.
시험 끝나고 중요한 일정 마무리 되면 꼭 다시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소소님의 댓글
소소
세미나 당일 갑자기 일이 생겨 참석 못하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좋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찬영님, 인사도 못하고 아쉽네요! 수능, 좋은 결과 있기를 바라며...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