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라캉] 8월5일 후기 +2
유택
/ 2016-08-07
/ 조회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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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미나는 <신경증에 관한 일반 이론(상)>이었습니다. 흥미를 끄는 구석이 많아서 재미있었어요. 세미나 하면서 반장님으로부터 들은 여러 가지 이야기가 인상 깊어 마구 적어놓았던 것들을 제가 이해한 범위 내에서 까먹기 전에 정리 해놓으려고 후기 적습니다. ^^;
정신의학과 정신분석을 조직학과 해부학에 비유
정신의학은 기관들의 외적 형태를 탐구하는 조직학에, 정신분석은 조직과 기본세포들로 구성된 조직들의 구성에 대해 탐구하는 해부학에 비유 했다는 점이 재미있었어요. 설명을 길게 듣고 나서 비로소 이해가 되었습니다..
정신 의학이 강박 신경증 환자들을 보고 <탁월하게 퇴화된 사람들>라고 책에서 표현했는데요. Degeneration(퇴화)는 ‘진화’의 반대말로 종적/계통적 차원에서 보는 말로 이해하면 되겠고, Regression(퇴행)은 ‘발달’의 반대말로 개인적/심리적/개체 차원에서 보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퇴화>라는 단어를 고른 걸로 봐서 그 시대의 정신의학은 여전히 <진화론/발전사관>의 영향력 아래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강박신경증 환자들은 대부분 <남자/지적인 사람들>에서 많이 관찰 되어왔다고 하며, 그래서 그들의 사회적 지위나 교육 정도를 보고 <탁월>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또 이러한 정신의학의 관점들이 훗날 <우생학>과 결합하는 것이고요. <비정상인들> 이후 푸코 세미나책이 <정신의학의 권력 1973~1974 콜레주 드 프랑스 강의록>인데 프로이트와 연결되는 지점이 많아서 의욕이 돋았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정신지체’라는 말은 지양되어야 하고 ‘발달장애’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퇴화와 퇴행>의 의미 차이 때문이겠지요…(?).
또 죽음 충동(타나토스?)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제겐 조금 생소하고 어렵더라고요. 심지어 ‘강박신경증’도 어찌 보면 죽음충동 즉 죽음이라는 주제와의 연관성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짝사랑만 평생 하는 사람들 / 그래서 평생 한번도 제대로 상호적 연애 못 해 본 사람들 / 또는 이루어질 수 없는 극도의 낭만적 사랑만 줄창 하는 (죽음도 불사하는) 옛소설속의 남자 주인공들... 이런 예들을 들면서 대부분이 <강박신경증>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강박신경증>의 원류를 쫓아보면, 결국 ‘유아기적 성적 욕망과 좌절/고착’까지 가닿게 되는데요. 무의식적인 거세공포에서 강박증의 시작을 찾고, 그 강박증이 그/러/한 사랑패턴/연애패턴을 낳는다는 것. 무척이나 흥미로웠어요. 고로 사랑 혹은 연애 한 번 못해 본 짝사랑만 하는 현실 속의 사람들은, 자신의 유아기 때의 좌절된 성적 경험/체험들을 지속적으로 들춰보는 수 밖에 없다는 것. 어디에서 (강박)신경증상들이 생겼나? 즉 현재 자신의 성적(연애)매력의 유/무와 상관없이, 어릴 때의 무/언/가가 꼬여 있다? 그래서 얼른 그것이 어떤 것(어떤 개인적 체험)이었는지를 밝혀내서 직시해야 한다? 로 이해했습니다. 왜냐하면 강박신경증의 <증상들>은 직시되는 순간 / 이해되는 순간 제거(치료)되니까요. 그것이 정신분석의 목표 그리고 치료 이기도 하고요. 강박신경증 이야기가 나오면서 히스테리 이야기도 같이 나왔습니다. 히스테리는 성적 욕망이 억압되어 그것의 반동 작용으로 육/체/적 표현들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에 반해 강박신경증은 성적 욕망이 억압되어 반복적이고 평범한 생활을 장식하는 생활상의 문제들이 생긴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웠던 것은, 정신분석이 <내 무의식에 대한 '앎'이 내 주체적 변형을 가져온다>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저 멀리 (프로이트도 언급하는) 고대 그리스 소크라테스 이야기가 나옵니다. 소크라테스가 한 말 <악덕도 무지에서 나온다> 즉 안다는 것 / 깨닫는다고 하는 건 하나의 <치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고, 정신분석도 이와 마찬가지로 무의식을 들여다보고 알아낸다 그래서 <치료>를 한다는 것. 이런 고대 철학적 치유의 한 연장선상에서 정신분석도 궤를 같이 한다라는 말이 무척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고대에는 안다는 것은 곧 행한다는 것 그래서 제대로(?) 된 철학(자)이란 자기 삶의 주체가 되어 자기 변형까지도 나아갈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근대 인식론(푸코는 ‘데카르트’를 전환점으로 지적합니다)은 안다는 것과 행(위)한다는 것이 분리. 그래서 알고 그냥 거기서 끝이 나버리는 (철학자가 아닌) 철학(지식) 노/동/자가 탄생하게 된다고 하네요. 심지어 앎이 변화(자기변형)를 저지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는 것. 앎과 삶이 따로여도 크게 문제시 되지 않는 근대 인식론…?
신경증의 증상들은 (독자들은 반박하고 싶을 거라고 프로이트가 그럽니다) 어쨌든 성적 만족의 대체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항/억압을 통해 본연의 성적 체험들과 욕망들이 그대로 표출되지 못하고, 꼬이고 꼬여서 그것들의 대체물(대용물) 즉 증상들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프로이트 너무 성에 집착하는거 아닌가? 너무 남성(남근)위주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감정적 저항이 생기기도 하지만 여전히 책 속의 프로이트의 말들은 흥미로웠습니다. 계속 프로이트의 다른 책들도 궁금하게 만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최근에 프로이트 책을 몇 권 더 사긴 했는데 과연 혼자 읽어낼 수 있을런지요. 쩝~! 그러면서 ‘인간의 성생활 / 신경증에 관한 일반 이론(하)’를 예고하면서 재미 있었던 <이번 세미나 강의 분량>이 끝났습니다.
댓글목록
선우님의 댓글
선우
정신의학은 해부학에, 정신분석학은 조직학에~^^
암튼 요즘 넘 열심히 공부하시는 유택님 따라가느라 정신 없습니다.
쿠카라차님의 댓글
쿠카라차정신지체란 말이 정신 발달이 '지체'(덜 떨어졌다)됐다는 의미 때문에 '발달장애'란 말로 바꿔 썼지만, 사실 발달장애도, 발달이 안 됐다는 의미로, '발달론적' 비하가 담겨 있습니다.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정신지체란 단어의 '역사'에 너무 많은 비하의 떼가 묻어 있어서. 버릴 필요가 있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