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라캉] 8/5 발제문
희음
/ 201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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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신경증에 관한 일반이론(1917)
16. 정신분석과 정신 의학
프로이트는 증상 행위가 우연이 아니라 인정한 동기와 의미, 의도를 지니면서 특정한 심리적 연관 속에 위치한다고 말한다. 대기실과 진료실 사이의 이중문을 깜빡 잊고 닫지 않는 실수(증상)가 단순한 실수가 아닌, 이곳이 생각보다 환자들로 인해 붐비지 않는다는 판단(동기) 때문이라고 예시하면서. 질투망상에 시달리는, 남편을 의심하는 선량한 부인의 예를 들면서는 그것이 부인의 욕망(사위에 대한 사랑과 정념)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망상은 이미 두려움이나 소망의 형태로 그 환자에게 존재했던 것이라고도 말한다. 부인의 정신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위의 매커니즘이 작동했다는 것이다. 즉 망상은 정서적 체험이라는 연관 속에 놓여 있고, 무의식적 정신과정에 대한 필연적인 과정으로서 바로 환자 자신의 소망이자 그것이 발현된 위안과 같다는 것.
프로이트는 정신 의학과 정신분석의 차이를 그것의 원인규명에 대한 태도로 본다. 정신 의학은 기술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정신 의학은 특수하고 개별적인 병의 원인을 규명하는 대신, 유전과 관련된 일반적이고 동떨어진 원인만을 언급하는 데 그친다. 그러나 그 둘은 서로에게 배타적이지 않다. 그 둘의 관계는 조직학과 해부학 간의 관계와 같다. 그리고 정신 의학과 마찬가지로 정신분석 또한 환자의 고통에 대해 무기력하다. 하지만 프로이트는 그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들은 언제 어디서 유용한 것으로 바뀔지 모르므로.
17. 증상들의 의미
신경증 증상은 실수 행위들이나 꿈처럼 의미가 있고 그 자신의 체험, 그 자신의 인생과 관계가 있다고 말하면서 프로이트는 강박 신경증들의 예시를 든다. 그것이 신경증의 극단적인 어떤 특징들을 분명하게 보여 주기 때문이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강박 행위는 환자 스스로에게도 이해될 수 없고 낯설게 느껴지는 충동들로 채워진다. 환자는 그 행위들에 대해 손쓸 수 없다. 정신 의학은 그들에 대해 그저 ‘탁월하게 퇴화된’ 사람들이라고 명명할 뿐이다. 그러나 그것은 정신분석의 과정을 거치면서 얼마든지 제거될 수 있다고 프로이트는 강조한다.
그는 강박 신경증 분석의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첫째, 수시로 하녀를 부르는 서른 살 정도의 부인. 그녀는 반복적으로, 자신의
옆방의 탁자 옆에 기대어 하녀를 부르고는, 사소한 심부름을 시키거나 아무 지시도 없이 되돌려 보낸다. 그것은 성불구의 남편과 스스로를 동일시하여, 그 남편이 성불구가 아님을 거짓 입증해 보이고자 한 행위였던 것이다. 소망이 현재의 행위에 의해 달성된 것. 둘째 사례는 19세의 몸집이 좋고 영리한 소녀의 수면 의식에 대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잠들기 전, 방 안에 있는 모든 시계를 밖으로 내보내고, 꽃병들도 떨어져 깨질 염려가 없도록 안전한 자리에 모아두고, 자신의 방과 부모의 방 사이의 문들이 열리게 두고, 침대 머리맡의 베개는 침대 나무판자에 닿지 않도록 놓고, 베개는 마름모꼴이 되게 두면서 자신의 머리가 그 정 가운데 놓이도록 해야 하며, 깃털 이불을 뒤흔들어 끝부분이 두꺼워지게 하고 다시금 그것을 평평하게 가다듬는다. 프로이트는 그것들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시계의 똑딱거림은 음핵의 두근거림이고, 꽃병이 깨지는 것은 혼전순결을 깨트린 상태를 의미하며, 베개가 나무판자에 닿지 않는 것은 자신의 부모가 부부관계를 갖지 않게 하려는 뜻이며, 이불의 두툼해진 상태는 임신상태이므로 그녀는 자신의 동생이 생길 일을 걱정했던 것이고, 음부를 뜻하는 마름모꼴의 정중앙에 놓일 자신의 머리는 음경의 대체물로서 그녀가 아버지를 대신한 것이다. 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지나칠 정도로 깊은 소녀였기 때문에 이런 강박 증세가 나타난 것이라고 프로이트는 말한다. 이 두 사례는 모두 과거의 사건이나 경험, 인상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환자의 개인적 과거의 상황을 짚어보고 발견하는 것이 정신분석가의 과제임을 강조한다. 분석을 거듭함으로써, 강박 신경증 환자의 경향성 또한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하나의 동작을 계속해서 반복하거나, 그 일을 리드미컬하게 수행하거나 그 행동을 다른 행동에서 격리시키는 등의. 그러나 그런 경향성과 전형성을 보이는 증상의 원인 규명에 대해서는 분석의 기술이 부족하지만, 어떤 일들이 계속 일어날지 지켜보아야 한다고 프로이트는 말한다.
18. 외상에 대한 고착 - 무의식
환자들은 자신들의 과거에서 어떻게 해방될 수 있는지 모르는 상태 속에서, 자신의 현재나 미래에서는 소외된 것처럼 보였다. 첫 번째 여자의 증상도 사실상 끝나버린 남편과의 결혼 생활에서 출발한 것이고, 두 번째 환자도 자신의 사춘기 이전 시절의 아버지에 대한 에로스적 집착에서 기인한 것이다. 브로이어의 첫 환자인 안나 O. 또한 그 증상이 중병에 걸린 아버지를 병간하던 시기에서 비롯되었다. 그 증상들은 유아기 때의 인생에서 그 뿌리를 내리기도 한다. 이러한 과거의 한 특정한 부분에 대한 고착은 외상성 신경증에서 대표적으로 드러난다. 사고 순간에 대한 고착으로 인하여 환자들은 꿈속에서 규칙적으로 그 상황을 반복한다. 그것은 지나치게 강렬한 정서적 체험을 처리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상황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남편이 성불구라는 충격적인 상황 즉, 자신에게 닥쳐올 불행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첫 번째 여자의 사례처럼.
그런데 고착 현상은 신경증의 차원을 넘어서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모든 고착이 신경증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어떤 과거에 대한 정서적 고착의 전형적 모습은 슬픔이라고 할 수 있다. 슬픔이 병적으로 굳어질 때 그것은 신경증이 된다. 일상적 삶으로부터의 완전한 정지 상태.
강박 신경증의 강박 행동으로 표현되는 표상과 충동은 정신활동의 특수한 영역, 다른 영역에서 차단된 영역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가장 확실하게 가리키는 것이라고 프로이트는 강조해서 말한다. 그 무의식적 힘들이 어디에서 유래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표상이나 충동들이 낯선 세계에서 찾아온 강력한 손님과 같고 불멸의 존재와 같다는 인상을 받게 한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그것이 바로 무의식이 존재한다는 반증이다.
증상의 무의식적 성질과, 증상들이 실재할 수 있는 가능성 사이에는 대리 관계가 성립한다. 증상 형성은 아직 지하에 잠복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용물인 것이다. 따라서 그것을 분석하고 무의식적 과정을 의식화하게 되면 증상은 사라진다.
신경증 환자의 건망증은 대체로 그의 증상들이 발발하는 데 긴요하게 관계한다. 앞의 두 예시, 부인과 소녀의 경우를 볼 때, 본래 의미의 건망증이나 기억상실증을 대신해 기억을 재생하게 하는 모종의 연관성의 붕괴가 그 자리를 메웠다. 그런데 히스테리는 대개 엄청난 규모의 건망증과 기억상실을 그 특색으로 한다. 그의 증상에서 일련의 인상들을 찾을 수 있는데, 그것을 거슬러 올라가면 유아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 유아기의 건망증, 그리고 그 기억에 대한 무지가 히스테리 환자의 증상에 관계했던 것이다. 최근의 체험들에 대한 기억 또한 침식당하여 환자의 증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프로이트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다윈과 윌리스의 진화론과 마찬가지로 심리학적 연구 또한 인류의 인식 구조에 거대하고도 긍정적인 흠집을 내며 그들을 나아가게 한 하나의 사건으로 보자고 한다. 자아가 자신의 집안에서도 더 이상 주인일 수 없다는 것. 정신분석학자들이 인간이 자신의 내부에 대한 성찰을 심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가장 긴박한 형태로 했다는 것.
19. 저항과 억압
환자는 치료과정에서,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 생각들이 넘쳐나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다, 지금 떠오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쓸데없다, 무의미하다 등의 변명들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정신분석가는 그런 모든 것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해야 한다. 환자는 ‘저항’하려 하기 때문이다. 저항의 한 가운데에 진실이 있을지 모르며, 따라서 그 저항을 극복하는 것이 분석의 본질적 과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면이라는 방법은 배제되어야 했다. 그것은 저항을 밀쳐 내므로. 저항하는 힘은 원래 이런 상태를 강제로 초래했던 힘과 동일한 힘임에 틀림없다.
증상은 발현되지 못한 것의 대체물이다. 그리고 그것은 저항을 통해 확인되는 과정을 통해 병인으로서 억압이란 이름을 부여받는다. 증상들은 두 가지 서로 대립하는 충동들의 간섭 현상에서 비롯한 타협의 산물이며, 억압하는 것과 억압당하는 것 모두를 대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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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후기는 두 분이나 써 주셨으니 저는 살짝쿵 묻어가려고 합니다. 대신 라캉 때 빚진 거 한 번 갚을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