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 <비정상인들> 괴물의 등장 (1.22 강의 발제문)
삼월
/ 201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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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등장 - 1975. 1. 22 강의
《비정상인들》 20160722 삼월
인간괴물, 교정해야 할 개인, 자위행위자
19세기 비정상의 영역들을 분석하기에 앞서 그 이전 시기에 형성되어 비정상 영역으로 흡수된 세 요소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19세기 비정상 영역의 성격을 알 수 있다. 푸코가 말하는 세 요소는 ‘인간 괴물’, ‘교정해야 할 개인’(교정 불가능자), ‘자위행위자’이다.
먼저 ‘괴물’은 자연적이고 사회적인 법의 침해를 통해 나타나며, 아주 극단적이고 희귀한 현상이다. 괴물은 법과 관련되어 있지만 법을 위반하는 존재이고, 괴물에 대한 대응도 폭력이나 치료 등 법 바깥의 영역에 있다. 어떤 면에서 괴물은 자연의 변칙과 탈선이며, 모든 작은 탈선의 확대형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존재를 괴물로 확인하고, 그 존재 안에서 일탈을 설명하지만, 그 자체로는 이해 불가능한 것이 괴물의 속성 -지난 시간 정신감정서에서 확인하였듯이- 이다. 비정상을 이 사법적·의학적 틀로 설명하는 일은 일상적이고 진부한 괴물을 만들어낸다.
‘교정해야 할 개인’은 가정과 같은 직접대면관계 속에서 나타난다. 괴물이 원천적으로 예외적인 경우라면 교정해야 할 개인은 일상적 현상이며, 변칙 속의 규칙이라는 성격을 제시한다. 교정대상의 애매함은 교정대상을 규정하기가 어렵다는 점과 함께, 교정대상이 교정대상이면서 동시에 교정 불가능한 대상이라는 점에 있다. 다시 말해 교정대상은 가정에서 쉽게 교정되지 않음으로 인해 교정해야 할 대상이 되지만, 이 대상의 교정 불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비정상적 개인으로 발견되는 것이다.
‘자위행위자’는 19세기의 새로운 얼굴이며, 가정보다 더 좁은 공간인 침실, 침대 혹은 육체에서 나타난다. 18세기 말(1789, 대혁명의 시기)에 나타난 자위행위자는 예외적 개인이 아니라 보편적 개인이다. 자위행위는 누구나 공유하는 비밀에서 모든 가능한 악의 실질적 원천으로 제시되기에 이른다. 자위행위자는 보편적이면서, 병리적 특수성을 가진다.
19세기의 비정상은 위에서 말한 괴물 · 교정 불가능자 · 자위행위자 등 세 인물형의 후손으로 볼 수 있다. 19세기의 비정상적 개인은 의학 · 법학, 그리고 지식체계와 제도 속에서 괴물성이 희미해지고, 좀 더 많은 교정 장치 속에서 교정 불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원인 가운데 병리적 특수성을 가지게 되었다. 18세기 중반부터 괴물은 성적 일탈자의 면모를 함께 가지기도 한다. 자위행위는 괴물의 어떤 특징이기도 하고, 교정 불가능자의 중심문제이기도 하다. 18세기 말부터 세 면모들은 서로 특징을 교환하고 겹쳐지기도 한다.
비정상적 개인을 다루는 기술의 등장 - 대혁명과 부르주아지의 권력 기술
그러나 이 세 면모들은 18세기 말과 19세기 초까지는 거의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세 면모가 참조하고 있는 지식과 권력의 체계가 분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세 면모들이 본격적으로 섞이게 되는 시점은 비정상적 개인을 다루는 기술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나타난 시점이다. 이 시점에 동일한 규칙성의 체계에 의해 이 세 면모를 한데 묶는 지식과 권력의 규칙적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실질적으로 비정상의 장이 형성된 것도 이 시점이다.
괴물은 정치-사법적 권력의 틀 속에서, 교정 불가능자는 가정 기능의 재정비와 규율의 기술 발전에 따라, 자위행위자는 개인의 육체를 관리하는 권력의 재분배 속에서 나타나고 설명되었다. 18세기 말까지 괴물은 박물학을 참조하면서, 교정 불가능자는 교육학, 집단 교육기술, 적성 개발 등의 기술에 의해서, 자위행위자는 성생물학에 의해서 나타났다. 19세기의 비정상인 통제 조직은 서로 기능이 분산되어있던 각각의 면모들을 코드화하며 연결시켰다. 18세기 말부터 시작된 대혁명 시기에 왕을 처형하는 사법 수행의 문제에서 불거진 면모는 ‘괴물’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혼란의 시기에 지식과 권력이 불안하게 재조직되는 과정에서 다른 면모들을 뒤엎고 비정상의 가장 본질적 문제로 자리매김한 것은 성적 일탈의 문제였다.
괴물 - 사법적 위반에서 정신과 행동의 괴물성으로
중세부터 18세기까지 괴물은 혼합에 의한 것이었다. 다른 계와 종, 아니면 두 개체나 두 성의 혼합된 결과가 괴물이었다. 혼합은 자연의 위반으로 보였고, 경계선에 있는 존재는 법과 규범을 적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법을 침해하고 교란시키는 존재로 오해받았다. 괴물이 불러온 문제들은 주로 사법적 문제들이었기 때문에, 괴물은 그 자체로 사법-자연적 혼합물이었다. 16세기 말과 17세기 초(종교개혁으로 인한 갈등의 시기)에는 괴물이 의학적 문제이면이서 동시에 분열된 기독교 사회를 상징하는 존재이기도 했다.
17,8세기 고전주의 시대에 괴물성으로 많은 언급된 것은 양성성의 문제였다. 1601년과 1765년에 양성인을 대상으로 한 두 개의 재판을 비교해보면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1601년의 양성인에 대한 재판은 생식기관을 포함한 여성의 신체에 대한 의학적 지식이 필요함을 상기시켰다. 종교적·경제적 주제 안에서 여성의 신체가 인구를 생산하는 존재로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1765년에 있었던 재판에서 양성인은 더 이상 두 성의 혼합으로 인식되지 않으며, 완전하지 못한 생식능력, 즉 장애와 같은 것으로 이해되었다.
이제 혼합으로 인한 괴물성은 사라지고, 괴물성은 이상하고 불완전한 자연의 실수에 불과한 것이 되었다. 그리고 사법과 자연의 복합체로서의 괴물도 분리되기 시작한다. 새로운 괴물성은 사법-정신적 존재, 행동의 괴물성으로 나타났다. 괴물은 다시 정신적 괴물성과 행동의 괴물성을 지나 범죄성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이제 괴물에 대한 규정은 종의 교란이 아니라 괴물적 행동, 괴물적 범죄성의 문제가 된다. 그리고 범죄는 바로 괴물성이 된다. 이런 변화는 왕을 사법적으로 판결하고 처형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괴물적 범죄자의 면모와 함께 나타난다. 이것은 그 자체로 처벌 가능성의 체계와 그 체계의 변화를 보여준다.
발제문 미리 올려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