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모비 딕> 6/22 세미나 후기 +1
자연
/ 2016-06-23
/ 조회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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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두 번째 시간, 희음님이 새로 합류하셨습니다. 환영합니다~~~
읽기에 수월한 책이 아니라는 소문을 듣고 시작한지라 조금은 긴장된 마음도 있었습니다. 아직은 초반부라 고래와 포경선에 대한 전문 지식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뜻밖의 해학적인 문장과 장면들이 많이 등장해 독서의 즐거움에 웃고 있습니다. 조만간 분명 우리들의 독서를 방해할 요소가 곧 나올거라는 예감이 듭니다. 다양한 성격의 인물들과 심각한 종교, 철학적 사유들이 슬슬 등장하면서 난해해지기 시작했거든요...또다른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세 번째 세미나도 기대가 됩니다~~~~
제10장 진정한 친구
이슈메일은 야만인인 그의 태도에서 불쾌함보다는 어떤 고결함을 느꼈다.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도 완전한 평정을 유지하며 만족해하고 늘 자신을 감당해 나가는 모습에서는 문명의 위선과 허위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 안에 얼었던 무언가가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그와 우정을 나누어 보고 싶은 마음에 가까이 다가 앉아, 손짓과 암시로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우호적인 관계가 되었다. 그가 읽고 있던 책장을 함께 넘기고, 도끼 파이프를 번갈아가며 사교담배를 피우면서 다정한 친구가 되었다. 그는 마치 결혼한 사이처럼 이슈메일의 허리를 끌어안았으며, 기독교도인 이슈메일은 그의 예배에도 동참했다. 이교도인 그가 기도에 함께 하기를 바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웃이 나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을 이웃에게 해주는 것이 신의 뜻, 바로 그것이 숭배라면, 그렇다면 이슈메일은 당연히 우상 숭배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배의식이 모두 끝나고 침대로 들어간 두 사람은 약간의 잡담을 나누었다. 친구끼리 속내를 털어놓기에 침대만큼 좋은 곳은 없다. 두 사람은 사랑하는 한 쌍처럼 침대에 누워서 마음을 밀월을 보냈다.
제11장 잠옷
침대에 누운 두 사람은 화기애애했고 평안하고 느긋했다. 담소를 나누느라 졸음마저 달아났다. 몸을 일으켜 옷을 여미고 앉아 있자니 침대가 무척이나 아늑하게 느껴졌는데, 문 밖이 너무 추웠기 때문에 더욱 아늑하게 느껴졌다. 이 세상의 모든 특성은 비교에 의해서만 드러난다.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이 편안하다고 으스대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는 더 이상 편안하지 않게 되었다는 말이다. 이슈메일은 이불 속에서는 언제나 눈을 감는 버릇이 있었다. 어둠이야말로 우리 실체의 본질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다. 눈을 감지 않으면 아무도 자신의 정체성을 올바로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한동안 침대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던 이슈메일은 문득 눈을 뜨고 싶어졌다. 스스로 만들어낸 쾌적한 어둠에서 빠져나오자 불쾌한 혐오감이 느꼈지만, 그에 대한 사랑이 솟아나는 지금은 오히려 자신의 옆에서 담배를 피우는 그가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이슈메일은 담배를 나누어 피우고 담요 한 장을 덮는 농밀하고 내밀한 편안함을 생생하게 느끼고 있었다. 푸른색의 담배 연기가 두 사람의 머리 위를 서서히 뒤덮고 있었다.
제12장 간추린 생애
퀴퀘그는 섬 코코보코 태생이다. 그는 왕의 아들이다. 아버지는 대추장, 숙부는 대사제요, 외가쪽에는 무적의 전사들이 있다. 기독교 세계를 더 많이 보고 싶었던 그는 섬을 떠나 새그 항으로 가는 배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고래잡이가 되었다. 그는 몽매한 동족을 계몽시킬 능력만 얻을 수 있다면 웬만한 치욕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기독교 세계에 가서 동족을 더 행복하게(선량하게) 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은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래잡이로 일하는 동안 아버지의 신하인 이교도들보다 기독교도들이 더 비참하고 사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계는 자오선과 관계없이 어디나 사악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절망에 빠져 차라리 이교도로 살다 죽겠다고 생각했다. 마음속은 예전과 같은 우상 숭배자로, 몸은 기독교들처럼 사는 그의 모습이 기묘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갈 계획을 갖고 있지만, 직업이 작살잡이인 지금 배를 타고 사대양을 두루 돌아다니며 모험을 즐기고 싶었다. 그는 이슈메일과 함께 고래잡이배에 타고 생사고락을 같이하기로 결정했다. 파이프의 마지막 담배 연기가 사라지면서 그의 이야기는 끝이 났다.
제13장 외바퀴 손수레
두 사람은 외바퀴 손수레에 짐을 싣고 ‘물보라 여인숙’을 떠났다. 외바퀴 손수레에 짐을 싣고 낸터컷으로 가는 ‘모스’호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이 물건을 처음 봤다는 그가 손수레를 어깨에 둘러메고 선창가를 걸어간 경험과 고향 결혼식에서 있었던 별난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사히 ‘모스’호에 올라탔다. 선창가는 부두에 쌓인 수많은 통들과 정박한 포경선들, 목수와 통장이들의 내는 소리가 어우러져 새로운 항해를 준비하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긴 항해가 끝나면, 두 번째 항해가 시작된다. 두 번째가 끝나면 세 번째가 시작되고, 그렇게 끝없이 이어지는 것, 그것이 바로 견딜 수 없는 세상의 노고인 것이다. 이슈메일은 바다의 사나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육지에 등을 돌리고, 어떤 기록도 허용하지 않는 바다의 관대함을 찬미했다. ‘모스’호에 탄 사람들은 피부색이 다른 두 사람의 다정한 관계를 보고 비웃다가 풋내기를 구한 퀴퀘그를 보고 놀라워하며 칭찬했다. 이때부터 이슈메일도 따개비처럼 그에게 찰싹 달라붙었다. 가엾은 퀴퀘그가 마지막으로 물속에 뛰어들 때까지.
제14장 낸터컷
낸터컷은 매사추세츠 주의 섬이다. 해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팔꿈치 모양의 모래언덕이다. 배후지 없이 전체가 해변이다. 전설에 의하면 이 섬은 인디언들에 의해 개척되었다. 인디언의 후예들이 생계를 위해 모래 속에서 게와 조개를 잡다가 점점 더 대담해져 바다로 걸어 나가서 고등어를 잡았다. 좀 더 경험이 쌓이자 보트를 타고 나가서 대구를 잡았다. 그러다가 마침내 큰 배들로 이루어진 선단을 바다에 띄우고 물로 이루어진 세계를 탐험했다. 낸터컷 사람들은 바다 세계를 침략하고 정복하여 대서양과 태평양과 인도양을 나누어 가졌다. 지구의 3분의 2는 그들의 것이고, 바다를 자신의 농장처럼 경작한다. 들꿩이 초원에서 살듯이 그들은 바다에서 산다. 육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밤이 오면 돛을 감아올리고 누워서 쉰다. 그들의 베개 바로 밑을 바다코끼리와 고래가 떼를 지어 지나간다. 낸터컷은 그렇게 바다에 갇히고 둘러싸이고 막힌, 완벽한 섬이다.
제15장 차우더
낸터컷에 도착한 ‘모스’호에서 내린 두 사람은 ‘물보라 여인숙’의 주인 코핀이 소개해준 ‘트라이포츠’ 여관으로 갔다. 여관의 현관 앞에는 돛의 활대로 세워진 나무가 두 개 있었다. 두 개의 교수대 같았다. ‘코핀’(관), 예배당의 묘비들, 교수대, 검은 냄비 한 쌍. 이슈메일은 불긴한 생각이 들었다. 이것들은 무엇에 대한 암시를 던지고 있는 것일까?
‘트라이포츠’(냄비들) 여관읜 주인 호지아는 차우더 요리사로 유명했다. 여관 부엌에서 흘러나오는 구수한 냄새는 우울한 이슈메일의 식욕을 자극했다. 차우더 작지만 즙이 많은 조개를 삶아서, 비스킷 가루와 소금에 절여 얇게 썬 돼지고기를 섞고, 버터를 넣어 풍미를 더한 다음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 요리였다. 차우더가 너무 훌륭했기 때문에 생선냄새가 심하게 나는여관이라해도 아름다웠다. 아침에도 차우더, 점심에도 차우더, 저녁에도 차우더, 나중에는 생선가시가 옷을 뚫고 나오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차우더는 맛있었다.
제16장 배
저녁 식사를 마치고 두 사람은 침대 속에서 다음날 계획을 짰다. 그 계획은 두 사람이 탈 포경선을 찾는 일이었다. 이슈메일은 그와 함께 자신들이 탈 배를 고르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배는 요조가 정해놓았는데, 이슈메일이 우연히 그 배를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슈메일이 선택한 배는 ‘피쿼드’, 매사추세츠의 유명한 인디언 부족의 이름이었다. ‘피쿼드’호는 갈고리 모양의 다리가 달린 구식 가구와 비슷했다. 선체의 빛깔은 이집트와 시베리아에서 싸운 프랑스 척탄병의 얼굴처럼 그을려 있었고, 오래된 뱃머리는 턱수염이 난 것처럼 보였다. 돛대들은 옛날 쾰른의 세 왕의 등뼈처럼 꼿꼿이 서 있었다. 낡은 갑판은 토머스 베케트가 피를 흘려 죽은 뒤 순례자들의 경배 대상이 된 켄터베리 대성당의 포석처럼 닳고 주름져 있었다. 조타 장치는 구식키 손잡이로 장착했고, 손잡이는 고래의 길고 좁은 아래턱에 기묘한 조각을 새긴 것이었다. 고귀하지만 왠지 모르게 우울한 배! 고귀한 것들은 모두 그런 기미를 띠고 있는 법이다. 낸터컷 사람들 대부분과 두 사람 모두 퀘이커교도였다. 이곳에 이주한 퀘이터교 사람들은 자신들과 ㅜ상반되고 이질적인 것들과 결합하여 다양하고 특이하게 변화했다. 그래서 이 곳 주민들은 퀘이커교도의 특이한 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특히 남자들 중에 성경에서 따온 이름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일등항해사 펠레그와 대주주 빌대드 선장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여하간 이슈메일은 ‘피쿼드’호에 올라타서 두 선장과 면담을 했고, 300번 배당이라는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피쿼드’호야말로 퀴퀘그와 자신을 혼 곶 너머로 데려가기 위해 요조가 마련해준 배라고 확신했다.
댓글목록
삼월님의 댓글
삼월
저도 희음님 합류 환영합니다!
독서를 방해하는 요소에 대한 자연님의 불길한 예감에 대하여 몹시 공감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즐거우니까요! ㅎㅎ
발제문이 붙여넣기할 때 끊기면 메모장에 복사했다가 다시 가져와서 붙여봐 주세요.
그래도 안 되면 파일로 첨부해 주세요~~
발제문에서 줄거리를 요약하면서도 멜빌의 맛깔스러운 표현이나 문장을 많이 살려주셔서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