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세미나-후기] 대학 전문강독을 끝내고... +3
자연
/ 2016-05-27
/ 조회 2,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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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중국 송나라 때 주희가 사서의 하나인 대학에 주석을 단 책입니다. 이 글에서 주희는 "<대학>을 완전히 이해해야만 다른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했을 뿐 아니라, 하루에 한 번씩 이 책을 읽으라고 하였습니다. 하루 한 번 정도는 소리내어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분량이긴 합니다. 그리고 제자가 " <대학>을 조금 이해하였으니 이제 <논어>를 보겠습니다."고 하자, "안 된다, <대학>을 조금 이해하였다면 이제 바로 마음을 기울여 정독하여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대학>은 유교의 큰 틀을 제시한 책으로, 이 책을 통해 옛 사람들이 하던 공부의 시작과 끝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시작은 자신의 몸을 닦는 일(修身)이고, 그 끝은 다른 사람을 다스리는 일(治人)이므로 유학을 수기치인(修己治人)의 학문이라도 부릅니다. <대학>에서 제시한 수기치인(修己治人)의 8항목은 格物(격물) 致知(치지) 誠意(성의) 正心(정심) 修身(수신) 齊家(제가) 治國(치국) 平天下(평천하)를 일컫습니다. 이것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순서이기도 합니다.
주희가 새롭게 만든 책은 大學章句(대학장구)라고 부르고 예기에 들어 있던 본래의 대학은 古本大學(고본대학)이라고 부릅니다. 나중에 주희의 주장을 비판하면서 양명학을 제창한 왕수인(王守仁)은 주희가 <대학>을 고친 것은 잘못이라고 보고 古本大學을 취하였다고 합니다.
글자 하나 하나 읽고 쓰면서 한문의 매력에 빠지고, 시작부터 끝까지 같은 호흡으로 소리내어 읽으면서 간간히 웃음도 터졌습니다. 한 호흡으로 함께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 말입니다.
정리하는 의미에서 [대학]에서 만난 매력적인 문장들을 옮겼습니다. 마음에 드시는 문장이 있다면 자신만의 기억 공간에 새겨두고 가끔씩 꺼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君子必愼其獨也(군자필신기독야)
군자는 반드시 그 혼자있을 때를 조심한다.(스스로 만족할 수 있어야 혼자 있을 때라도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
富潤室 德潤身 心廣體胖 故君子必誠其意(부윤실 덕윤신 심광체반 고군자필성기의)
부는 집을 윤택하게 하지만 덕은 몸을 윤택하게 한다. 마음을 넓게 하면 몸이 편안해지니 군자는 반드시 그 뜻을 성실하게 한다.
苟日新 日日新 又日新(구일신 일일신 우일신)
진실로 하루가 새로워지려면 날마다 새롭게 하고, 또 날로 새롭게 하라.
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심불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
마음이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
仁者以財發身 不仁者以身發財(인자이재발신 불인자이신발재)
인자는 재물로써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고 불인자는 자신으로써 재물을 불려 나간다.
휴~~~~ 후기는 뭐든지 어려운데, 한자 후기는 더 힘들다는...끝.
댓글목록
지나는 이님의 댓글
지나는 이
마음이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
마음이라는 글자 대신에 스피노자의 이성, 푸코의 진실, 니체의 사랑을 넣어도 되네요^^
삼월님의 댓글
삼월
우와. 우리의 눈길이, 마음이 머물렀던 문장들이 여기 다 모여있군요.
<대학>은 짧지만, 멋진 텍스트였어요.
저는 뭐니뭐니 해도 심부재언~
공부할 때도 마음이 없으면 안 되더라는 걸 뼈저리게 실감하면서.
다른 문장들도 두고두고 새겨둘만큼 좋은 문장들입니다.
새겨둘 세숫대야가 없으니 가끔 들어와 이 후기를 읽어야겠어요.
수요일 아침마다 함께 읽어서 좋았습니다. 모두들!
기픈옹달님의 댓글
기픈옹달
강독시간에 다루지 못했던 주희의 일화까지!!
공들여 쓰신 후기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대학>을 읽었더니 여전히 좋더군요~
언젣가 또 한문을 읽을 날을 고대하며...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