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강독1] 강사인터뷰 - 기픈옹달 :: 2016-0414(목) 개강!
우리실험실
/ 201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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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강독1] 호연지기의 철학자, 맹자 :: 강사인터뷰 - 기픈옹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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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전국시대를 향한 출사표 - 《맹자孟子》
《삼국지》는 일치일란一治一亂이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치세-평화로운 시대와 난세-어지러운 시대가 번갈아 나온다는 뜻입니다. 《삼국지》는 둘 가운데 아무래도 난세에 주목합니다. 난세가 낳은 여러 영웅의 이야기, 저는 어린시절 이 이야기에 홀딱 빠졌습니다. 그러다 한참 후에야 이 일치일란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내놓은 사람을 만납니다. 바로 ‘맹자’이지요. 《삼국지》의 영웅처럼 그 역시 난세를 끝내겠다며 세상에 나선 인물이었습니다. 그래서 《맹자》의 상당부분은 혼란스런 시대를 향한 당찬 출사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는 말 그대로 전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천하는 패권을 노리는 나라들의 각축장으로 변하였으며 당연히 백성들의 삶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맹자》의 말을 빌리면 시체가 들판에 뒹구는, 그런 참혹한 시대였습니다. 그는 이 혼란을 잠재울 방법이 자신에게 있다고 말하지요. 《맹자》는 이러한 그의 꿈을 담은 책입니다. |
혁명의 씨앗, 불온한 책 - 《맹자孟子》
본디 혁명革命이란 천명天命을 부여받은 왕조를 바꾼다는 뜻입니다. 지금에서 보면 왕조의 성씨가 바뀌는 것일 뿐, 체제는 바뀌지 않는다고 폄하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천명이라는 말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옛사람에게 이는 마치 하늘이 바뀌는 것처럼 커다란 일이었습니다. 맹자는 이 혁명의 씨앗을 심은 인물이었습니다.
얼마 전 ‘정도전’이라는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낡은 왕조를 무너뜨리고 새 왕조를 세울 야망을 품은 그가 손에 쥐었던 책이 바로 《맹자》였습니다. 《맹자》가 하늘을 무너뜨리고 새 하늘을 열어줄 당위를 보여주었던 것이지요. 실제로 이런 ‘불온성’ 때문에 명태조는 《맹자》를 불태워 버리라 명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자리를 뒤 흔들 수 있는 위험한 책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지요.
당당한 기운은 의로운 행위에서 시작된다 - 호연지기浩然之氣
큰 뜻을 품은 사람을 지사志士라 부릅니다. 이 지사를 처음 이야기한 사람이 바로 맹자입니다. 그는 의로움을 위해 목숨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가리키는 사생취의捨生取義라는 말 역시 맹자가 한 말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이런 말이 가진 위험성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그러나 ‘뜻’이라는 말조차 꺼내기 힘든 오늘, 조그만 이익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을 보면 맹자의 저 강인한 정신이 그리워집니다.
호연지기浩然之氣라는 말 역시 그가 내놓은 말입니다. 그는 이 당당한 기운을 의로운 행위에서 찾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부끄러운 짓을 할수록 사람이 쪼그라들고 못나게 된다고 합니다. 작은 일에 휘둘리며 이런저런 근심에 치이는 자신의 모습이 안타깝다면, 《맹자》를 읽는 것이 어떨지요. 어떤 글을 읽느냐에 따라 그 삶이 바뀌기도 합니다. 《맹자》를 읽는 것은 그가 이야기한 ‘당당한 삶’을 향한 첫걸음일 것입니다.
천년千年을 기다린 철학자, 맹자
이러한 이유로 《맹자》는 수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습니다. 아성亞聖, 성인에 버금가는 인물로 추앙받을 정도였지요. 그런 그도 약 천 년의 세월을 묻혀 있었습니다. 송대의 주희가 그를 새롭게 발굴해 낼 때까지 그는 여러 고대사상가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주희 때에 이르러서야 《맹자》는 여러 책 가운데 하나가 아닌 경전으로 숭상받게 됩니다. 한편 주희는 《맹자》를 통해 성리학의 토대를 닦을 수 있었습니다.
주희가 《맹자》에 주목했던 이유는, 그가 풀어내고자 했던 다양한 철학적 문제의 단초가 《맹자》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희는 《맹자》를 통해 인간의 마음과 본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탐구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중국의 사상가를 ‘철학자’라고 부르는데 조심스럽습니다. ‘철학’이라는 말과 이들의 삶과 사유 사이에 간극이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맹자에게는 철학자라는 말을 붙이기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른바 ‘동양철학’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맹자》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반복해서 읽으면 저절로 깨친다 -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 수없이 반복해서 읽으면 뜻을 저절로 깨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거짓말 같은 말이지만 글을 대하는, 공부하는 기본적인 태도의 핵심을 찌른 말입니다. 글 자체에 고유의 리듬과 맥락이 숨어있다는 뜻입니다. 이를 익히는 방법으로는 반복하는 것이 최고라는 의미이지요.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반복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본 강좌에서는 《맹자》의 본문을 소리내어 읽으며 이를 찾아갈 예정입니다. 원문을 통해 그 결을 체험하는 시간이길 바랍니다.
《맹자》도 낯선데 한문漢文이라니 손사래를 칠 사람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옛부터 한문을 익히는 가장 좋은 교재로 《맹자》를 들었다면 어떨지요. 한문 고유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맹자》의 내용과 더불어 《맹자》를 읽는 방식도 주요한 공부의 수단이자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읽기라는 근본적인 공부방법, 한문이라는 매력적인 세계, 맹자의 묵직한 삶과 사유, 《맹자》강독은 이 셋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강좌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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