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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의 질서] 5강 후기 :: 후기는 잘 쓰는 게 아니라, 꼭 쓰는 것! +8
라라 / 2018-08-15 / 조회 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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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와 일상에 구원을 주는 강의

[담론의 질서강의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강의를 듣고 나면 구원받는 느낌이다. 교회는 친구따라 두번 정도 가보고, 동생따라 한달 정도 새벽기도를 나간 적이 있다. 교회에서 기도하는 모습은 소리를 지르거나 몸을 심하게 흔드는 것이 낯설었고, 경건하고 조용한 성당과는 달랐다. 그래서 구원이라는 말은 잘 모른다. 그러나 강의를 듣고 나면 일상에서 여러가지 힘을 얻게 되는데, 나는 이것이 구원처럼 생각된다!

 

공부에 대한 선생님의 정의는 지금 생각해도 재미있다. "공부를 못하는 것은 개인의 의지 때문이 아니라, 좋은 선생님과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서" 나의 부족함을 깔끔하게 설명해주는 말이었다. 그리고 "공부하지 않을 능력을 잃어버린 사람이 공부를 멈추지 못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같은 수업을 듣지만 수업에 대한 해석은 각자가 하게 된다." 공부에 대한 부담감을 지우고,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하라는 말로 해석한다. 또 "우리 모두는 코끼리를 본적이 없고, 누구나 다리만 꼬리만 만지고 있다"는 말은 누구나 어느 분야에서나 충분히 겸손할 수 있고 용기낼 수 있게 해주었다결론은 나에게 있어 푸코는 매력적이고 공부해보고 싶은 철학자가 되었다.

 

#불편을 유지하라, 모욕을 겪고야 인생의 시작이다 

"너 또라이 아니야, 너 미친 거 아니야" 이 말은 누가 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의 기분이나 감정이 달라진다. 하지만 "그런 말은 부부 사이에도 하지 않는 거예요"라는 말은 누가 하던 기분 나쁜 말이 된다. 그것은 그 사람의 존재나 정체성에 대해 부정하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존재와 정체성을 설명해달라거나 보여달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정체성은 말로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맺으면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글이나 말을 보고 존경스러운 마음을 가졌던 사람들이 몇몇 있다. 그들의 말과 글은 그들을 오롯이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니 그렇다고 믿었다. 특히 말은 속이기 쉽지만 글은 속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글과 작가가 동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글은 작가의 관심(interest)​분야일 뿐, 작가의 전부를 보여줄 수 없다작가들이 표현하는 글이 작가를 그대로 드러낼 수 없으며, 오히려 그들은 자기 합리화에 뛰어난 사람들일 수 있다

 

사실, 나의 이해 스펙트럼이 좁아서 그들을 보는 눈이나 귀가 준비가 되지 않아서 그들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어쨌든 나는 이런 나의 이해력을 불편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그리고 "모욕을 겪고야 인생이 시작이다"라는 선생님의 말처럼, 그들의 글을 통해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데, 돌보는데,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해보겠다

 

#공동체에서 더군다나 조심해야 할 사이?

예전 니체세미나에서 보들레르인가 누구인지 기억은 안 난다. 그런데 요지는 그는 거리의 부랑자에게 돈을 그냥 주지 않았다. 동등한 관계가 되기 위해 일부러 싸운 뒤에야 돈을 주었다. 연민관계에서 돈을 주는 시혜는, 받는 사람을 모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타인을 이해하고 인정한다고 하면서, 더이상 대화를 이끌어 가지 않는다. 태도나 감정을 이야기하면서 논점을 흐린다. 그리고 그것이 예의인양 조용히 묻어두기를 바란다. 시끄러운 것이 싫은 것이다. 하지만 나는 시끄럽게 싸울 수 있는 것이 관계의 시작이라고 본다. 상대가 되어야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의 지배를 받는지 보려면, 비판하면 안 되는 사람을 찾아라"는 선생님의 말처럼 우리는 누구든 비판할 수 있고 비판받을 수 있다. 비판이라는 말의 정의가 다를 수는 있지만 말이다. "인생에서의 일대사건을 꼽으면서 그것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었다고 하지만, 사실 그 사건은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라는 선생님의 말. 마찬가지로 싸움으로 사이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관계가 싸움이 되는 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검열하지 않고 누구나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앙공동체에서는 절대자가 있다. 싸움이 있을 수 없다. 누가 그 분의 말씀을 거역하겠는가? 신앙공동체는 내가 원하는 공동체가 아니다. 그들은 공동체를 만든 적이 없다. 만들어진 단 하나의 공동체를 확장했을 뿐이다. 다양한 공동체에서 스스로 누구나 동등하게 싸울 수 있어야 한다. 공동체가 가라앉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더군다나 공동체 안에서 조심해야 할 사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타인을 이해할 수 없다고 인정해야, 타인을 말을 들을 수 있다

아보 도오루가 말하는 면역학의 관점에서는 사람들의 면역유형을 이진법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과립구형과 림프구형이다. 이진법이라고 하지만 사람들마다 비율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과립구형 인간형은 교감신경의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에 아드레날리이나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에 민감하다. 낮에 활동을 많이 하며 무리하여 밤샘을 하기도 한다. 화를 잘 내고 활동적인 성격이다. 집중하고 있을 때는 통증을 잊기도 한다. 맥이 빠르고 위액분비가 저하되어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고기압일 때 산소를 편하게 호흡할 수 있다.

 

림프구형의 인간형은 부교감신경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에 아세틸콜린에 민감하다. 프로스타글란딘의 증가로 통증, 발열, 부종, 혈관확장에 관여한다. 밤에 활동하거나 휴식에 유리하다. 느긋한 성격으로 한가롭게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한다. 음식의 소화흡수에 유리하다. 너무 편하게 살거나 무기력하게 되면 신체기능이 저하된다. 저기압일 때 천식이나 아토피류마티스 관절염이 심해진다.

 

인간을 2가지 형태로 나누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나이, 계절, 생활방식에 따라 인체가 균형을 잡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과립구형은 플라톤, 림프구형 니체로 빗대어 생각해 보니 재미있었다. 간단히 말하기는 그렇지만 플라톤은 절대진리가 있다는 것이고, 니체는 절대진리가 없다는 것으로 본 것이다. 플라톤이나 니체 중 한 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위험하다. 줄타기처럼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도 균형이 중요하다.

 

#관계에 대한 기준은 권력의 문제이지, 필연적인 이유는 없다

여기서 말하는 권력()은 흔히 말하는 정치적 권력이나 부, 사회적 영향력만을 말하지 않는다. 일상에서의 욕망의 흐름을 포함한다

 

어떤 사람이 오랫동안 나에게 친절했다가 어느 순간 친절하지 않게 대한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는가? 보통은 2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그가 원래 친절한 사람이 아니다. 또 하나는 나의 행동이나 말을 점검해 본다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나 말을 되돌아본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제껏 친절하게 대했던 사람을 비난한다. 지금껏 친절하게 방긋방긋 웃더니 왜 그러냐고 심지어 무례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는 잊고 있는 듯하다.

 

사람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동물이다. 좋게 대해주면 고마워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더 기대한다. 그리고 나쁜 것에 익숙해지면, 더 나쁜 것을 대비해야 한다. 정말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다매일 같이 밥을 먹고 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더 엄격하게 대한다. 도움을 주고 받을 사람이나 가까운 사람이 아니라, 저기 멀리 있는 사람이나 힘이 있는 사람에게 관대하다. 관계에 대한 기준은 권력의 문제이지 필연적 이유가 없는 것 같다.

 

더운 날 후기를 읽어주신 여러분께, 중독성 있는 불쾌지수송을 ~~!!

https://www.youtube.com/watch?v=8-UwbH4BUc4/

 

댓글목록

삼월님의 댓글

삼월

후기는 잘 쓰는 것보다 꼭 쓰는 게 중요하다니! 오오, 감탄합니다. 제목부터 반함.
후기는 쓰는 게 다인 겁니다. 안 쓰면 꽝이고요. 공부한 거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공부하는 거겠죠.
강의를 멋지게 정리하면서, 고민의 흔적도 많이 남긴 멋진 후기! 잘 읽었습니다.
<파리의 우울>에 실린 보들레르의 시 '가난뱅이를 때려눕히자!', 오랜만에 다시 찾아봤어요.
부랑자의 비굴한 눈빛이 마음에 안 들어 일부러 싸움을 걸고 얻어맞은 뒤에, 제발 자기 돈을 받아달라고 간청하는 글인데...

불편과 모욕만큼 사람들의 관계에 기본적인 것이 있을까요? 공동체생활에서 가장 기억해야 할 점이기도 하겠네요.
우정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라라님의 '돌아이 기질'을 내가 많이 좋아하는 거 알죠? ㅎㅎ

라라님의 댓글

라라 댓글의 댓글

다행이다. 그가 보들레르여서.. 아니면 어쩌나 싶었는데 ^^ 감사해요.
저도 다시 찾아 봐야 할 시가 생겨서 좋네요:D
저도 삼월이랑 함께 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ㅋㅋ

아라차님의 댓글

아라차 댓글의 댓글

ㅎㅎ 왜 여기서 고백들을 하셔요..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아라차님의 댓글

아라차

사람들은 만나면 비슷한 면을 찾으려고 노력하죠 보통.
동향, 동문, 동취미(동치미?), 동혈액형, 동머시기들.....
아마도 비슷한 것에서 편안과 안정을 얻으려는거겠죠.
차이를 먼저 찾는 이, 얼마나 다른지 알려고 노력하는 이는 별로 없죠.
비슷하지 않기 때문에, 같지 않기 때문에 바깥의 적으로 쉽게 분류를 해 버리죠.
거기까지만 해도 괜찮은데, 비정상, 하등, 열등, 돌머시기들..로 라벨링까지 해 버리고요.
우리는 푸코세미나를 <비정상인들>로 시작하면서, 비정상인들이라는 동일점을 찾기까지 했잖아요 ㅎㅎ
우짰든, 얼마나 다른지 알아가는 일, 그러니 다른 데도 불구하고 (불협)화음을 내는 것이 얼마나 기적인지 알아가는 일이
이토록 묘미쩌는 일상을 선사해준다는 점! 후기 읽으면서 또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후기 재밌었어요!

라라님의 댓글

라라 댓글의 댓글

얼마나 다른지 알아가는 것이 관계의 시작이라는 말이죠^^ 그게 기적의 시작이지요....

올리비아님의 댓글

올리비아

임펙트와 찔림을 동시에 받는 후기 제목입니닷 ~~ ^^;;;;;;

또라이(?)이고 싶습니다.

라라님의 댓글

라라 댓글의 댓글

충분히 가능성이 보입니다 ㅎㅎㅎ

올리비아님의 댓글

올리비아 댓글의 댓글

특급 칭찬 인걸요 ... 쿄쿄쿄쿄쿄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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