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근원적인 욕망의 모습이 무엇이고 그것이 일상의 구조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곧 '나에 대해 아는 것'임을 고민하고 그와 관련된 공부를 하고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평소에 읽고 싶었지만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천의 고원' 강의를 통해 조금이 나마 나의 근원적인 욕망이 무엇이고 그 욕망의 흐름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해하고 공부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자본주의와 국가 시스템이라고 하는 현실적 구조와 시스템에 의해 인간 주체의 무의식적 욕망이 어떻게 제한되고 왜곡되는지를 보여주고 '기관없는 신체'라는 새로운 사유의 개념을 도입하여 자본주의라는 견고한 체제를 탈주하여 이웃과의 결합의 장(내재성의 장)을 통해 생성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사유의 비젼을 제시한다.
2강 4. 지구, 지층화의 내재성의 평면
들뢰즈와 가타리에게 지구는 '존재의 총체성'을 지칭하는 것으로서 단지 지질학의 대상으로서만 아니라 국민국가, 정치제도, 소유권과 이동권, 농토와 공업 및 산업단지 등
유무형의 지층화된 구조로 파악한다. 이러한 지층은 지구위에 코드화와 영토화를 동시적으로 작동시킨다. 지구는 기관없는 신체인 동시에 영토성의 체계들이다.
지층의 질서는 코드화 되어 있고 우리가 어디를 가던지 법과 규칙이(무)의식적으로 지배하는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철저히 구조화된 체계로서의 지층을 탈주하는 개념으로 들뢰즈와 가타리는 '내재성의 평면'이라는 개념을 창안해 낸다.
신적인 초월을 상정하지 않고 이웃관계의 장(내재성의 장)안에서의 결합관계, 즉 현존하는 개체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개채를 생성하는 새로운 사유의 방법이다.
또한 지구를 '기관없는 신체'라는 개념으로 파악하고 '기관없는 신체'는 순수 내재성의 장으로 무수한 질료들의 흐름들이 어떤 특정한 목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기관화'에 저항하고 이웃과의 결합을 통해 끊임없는 생성을 통한 변화가능한 존재론적 개념이다.
지구의 지층은 어떤 중심(구조)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세상이며 그것이 인간 삶의 기본 환경이다.
'순수 내재성의 장'은 '중심=구조=위계'이라는 기본 전제를 해체하는 '평면의 장' 의 개념이며 사물의 근원적인 존재방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결국 필요와 목적에 따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위계적 질서를 벗어나 배치안에서 다른 이웃과 접속하여 하나의 '기계'로 작동하는 새로운 삶의 사유 방식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3강. 말과 사물: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1. 현대 언어학의 공리
공리란 어떤 이유나 근원을 따져 묻지 않는것으로 현대 언어학을 '과학적 현상'으로 간주했다는 것은 공리의 성격이 있음을 의미한다.
19C까지 언어학은 살아있는 살아있는 활력이란 학설을 의미하는 '주관적 언어학'이 지배적이었으며 그 사용주체와 분리될 수 없는 정신적 힘으로 간주되었다.
'객관적 언어학'의 문을 연 소쉬르는 언어는 자의적이며 사회적이고 역사성을 갖는다고 주장하고 존재하는 것들을 가르키는 모든 단어-개념들은 실제 사물과는 무관한 자의적인 차이의 체계에 의해 규정된다고 말하였다. 이는 언어를 신화가 아니라 실용적 대상으로 언표의 1:1 대응관계를 구축함으로써의미와 발생과 유통, 작용을 규정지으려는 시도이며 이러한 동일성의 논리는 생성에 대해 아무런 새로운 것도 사유하게 만들지 못하게 한다.
2. 의사소통의 외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동일성의 함수를 벗어나서 보면, 이 세계는 불확실성과 불투명성의 비가시적 지대들로 가득 채워져있다. 언어의 5가지 기능들(지시적, 명령적, 표현적, 심이적, 친교적)은 의식적이고 목적적인 방식으로 정향된 기능들이기 때문에 발화자조차 지각하지 못하는 무의식적으로 무목적적인 영역이 우리의 언어생활을 전반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이는 언어적 의사소통이라는 논리적 함수의 외부가 문제화된다.
언어학적 관찰대상 바깥에서 생겨나는 힘의 불균형이 대화에 더 큰 힘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언어는 외부적인 힘의 관계로부터 자유로운가? 언어는 본래적으로 힘으로 기능하며 언어는 언제나 명령-어로서 작동하는 신체의 배치의 문제이다.
언어란 자연적이지 않고 그것의 차이의 기호로서 인공적으로 구성되어 작동하는 기계다.
언어-기호란 연속체로서 자연적 세계에 임의의 절단을 가해 개체를 만들거나 분산된 자연적 사물을 자의로 묶어서 개체로서 가능하게 만드는것이다.
언어-기호는 자연에 대한 폭력이며 그와같은 폭력적 개입이 질서를 창출한다. 언어 전체는 이와같은 자연(무질서)에 대한 기호적 관여를 통해 구축된 인간적 질서를 말한다. 발화-언표는 말은 명령-어이다, 무질서에 질서는 새기고 허공에 무게를 도입하여 '아'를 밀어낸 자리에 '어'를 심어놓는 작업이다. 의사소통의 이상적 상황은 하나의 허구이며, 불가능한 환성이다.
언어 활동은 삶이 아니다. 그러나 삶에 명령-질서를 준다. 과학.예술.철학은 카오스로부터 질서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활동이다, 카오스로부터 질서를 구현하는 것은 삶의 필연적인 조건이며 단, 영토화에 고착된 삶이 아니라 끊임없는 탈영토화의 작업이 필요하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언어 일반의 본질적 구조에 대해 말하고 언어 역시 '기계'로서 사유하기를 원한다. 질서와 구조를 만들어 내는 언어 일반의 통념에서 탈주하여 새로운 생성을 만들어내고 개념을 창조하는 언어의 탈영토화적인 사유를 말한다.
이는 개별적인 '스타일'로서의 언어 사용의 가능성, 이는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창조하는 언어의 주체를 탄생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