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히스토리쿠스] 1강 숙제
점보
/ 2017-02-18
/ 조회 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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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주차에 쑥쓰러워서 눈치보다가 타이밍 놓치고 이제 올립니다. ㅠ
3강 숙제는 따로 올렸었는데 그냥 다시 같이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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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1주차)
역사는 무수히 많은 역사를 가지며, 그 수많은 역사들을 묶어주는 것을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역사공부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역사들을 묶어주는 사실이 생각보다 우리에게 자명하지 않다는 것이며, 여기에서 바로 오늘날 역사학에서 많은 문제와 오류를 낳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 오류에는 크게 3가지가 있는데 바로 탐구의 오류, 서술의 오류, 논쟁에서의 오류라고 한다.
역사를 구성하는 3가지 요소가 있다. 1) 의지, 2) 조건, 3) 우연이다. 그런데 사실을 탐구하는데 있어서 이 세 가지 요소를 다 고려하지 않고 하나만 둘만 고려할 때 역사학의 오류가 발생한다. 이 중에서 조건에만 빠지게 되면 환원론이 된다. 일종의 구조주의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의지만 고려하면 달성해야 할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는 목적론에 빠지며, 우연만 강조하면 설명할 수 있는 법칙이나 구조등을 사건에서 읽어낼 수 없으므로 알 수 없다는 불가지론에 빠지게 된다.
우리에게 흔히 “장발장” 으로 알려진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은 사실 상당히 긴 장편소설이다. 어쨌든 이러한 빅토르 위고는 소설가임에도 그 어떤 다른 역사가들보다 사실을 이해하는 탁월한 눈을 가지고 있었는데, 왜냐하면 워털루 전투에서 전날밤 폭우로 인해서 땅이 젖어서 포병을 운용할 수 없게 되는 바람에 나폴레옹이 일찍 전투를 시작하지 못해 결국 패배했다는 사실을 그저 날씨라는 변수에 의한 우연으로만 이해하지 않고 위고는 그 전투를 이겼다고 할지라도 나폴레옹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유럽의 상황이나 조건이 더 이상 나폴레옹의 정권이 유지될 수 없음을 파악한 좋은 눈을 가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눈을 아쉽게도 아무나 가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사회와 경제적인 구조의 문제로 인해서 청년실업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취업을 하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청춘들 본인들의 의지로 돌려버리기 때문이다. 만약 저자가 사실이 조건, 의지, 우연으로 구성된다는 것을 안다면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역사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순히 암기과목으로서 정보를 배열하기 위한 한낱 지식이 아니라 당장 오늘날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의 진면목에 보다 더 다가가기 위해 도움을 주는 능력을 길러주는 학문이 바로 역사학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통> 이라는 책을 쓴 중국 역사학자 유지기가 역사학에 필요한 여러가지 재능들 중 하나로 들었던 “식견” 에 해당하는 것이다.
특이사항: 역사라는 학문에서는 자신만의 창조를 갖기란 불가능하다는 점. 역사는 기본적으로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서 구조, 조건, 의지로 재구성해서 당대의 사람들의 이해를 돕거나 동일한 사실을 공부할 미래의 후학들이 덜 헤맬 수 있게 해줄 뿐, 독창적인 견해를 내놓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역사에는 비트겐슈타인이나 율곡 같은 천재가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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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강 (3주차)
1강 강의 요약.
우선 모든 역사적 사건에는 1) 조건 2) 의지 3) 우연으로 구성된다는 사실을 공부했다. 가령 당장 <호모 히스토리쿠스> 목차 1부를 보면, 조건 -> 의지 -> 우연으로 목차를 구성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역사학자들 중에 이 세 가지를 말하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모든 사건에는 이 세 가지 요소가 다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이 세가지로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
문제는 이것을 놓치면서 역사에 대한 왜곡이 시작된다. 역사적 fact를 볼 때 이 세 가지 중 빼 먹고 하나나 둘만 보는 것이다. 물론 세 가지 요소 중 한 두가지만 볼 수밖에 없는 사건들이 있기도 하다.가령 구조적인 부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거나 너무나도 우연적인 부분이 드러나는 사건들도 있다. 그러다보니 세 가지 중에서 하나 또는 둘에만 빠지게 되고, 그렇게 빠뜨리는 바람에 채우지 못한 부분은 설명 가능한 부분으로 환원시켜버린다.
그래서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책이 나온다던가 청년실업 문제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의 의지의 부분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뉴라이트의 식민지 근대화론도 그렇다. 그런데 우연의 문제에만 집중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나폴레옹의 마지막 전투였던 워털루전투가 대표적이다. 그때 만약 비가 내리지 않아서 나폴레옹이 원하던대로 일찍 전투를 시작해서 연합군이 결집하기 전에 각 나라의 군대를 섬멸할 수만 있었다면 나폴레옹 제국이 그렇게 무너지지 않았을텐데 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빅토르 위고의 예리한 지적처럼 그 전투에서 승리했었던들 나폴레옹이 더 이상 유럽에 설 자리는 없었을 것이다. 즉 나폴레옹의 체제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유럽의 근본적인 구조적 변화를 위고는 읽어냈던 것이며, 그 차이가 위고와 다른 B급 문학작가들과의 차이점을 만들어 냈다.
이처럼 역사학이 오늘날에도 공부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단순한 암기과목으로서나 국사1급 같은 자격증이 아니라 지나간 사건과 오늘날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서 구조, 의지, 우연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가지고 사태를 적절하게 읽어낼 줄 아는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서이다. 뉴스나 신문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직접 사태를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냄으로써 거짓과 왜곡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역사공부가 필수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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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과 3강 숙제를 스스로 비교해보았습니다. 사실 저는 사실 사학과 출신이라서 구조, 의지, 우연을 배운 적이 있었고 최근까지도 종종 오항녕 선생님 <밀양인디언> 을 여러번 읽었는데 그 책 머릿글에서 비슷한 내용이 있었던지라 첫강의임에도 선생님의 강의내용이 쏙쏙 머릿속에 박혔습니다. (역시 뭐든지 반복숙달인가 봅니다.) 그래서 저는 초심자라고 할 수 없었고 이미 어느정도 머릿속에 숙지가 되었던탓에 1강 강의내용이 꽤나 머릿속에 잘 정리가 되었고 그래서시간이 지났음에도 3강 숙제때에도 무난하게 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저는 1강이 아니라 2강이나 3강 강의내용으로 숙제를 했어야 했던 것 같습니다ㅠ)
1) 그래도 (뜻밖의 선행학습으로 인해) 요점정리를 재구성해내는데는 크게 문제가 없었고 대동소이했을지라도
확실히 요약내용의 디테일이 떨어지는걸 느낍니다. 가령 제가 특이사항이라고 적었던 역사에서는 자신만의 창조를 가지는 것은 어렵다고 적어놓고도 3강 요약을 할때는 전혀 기억도 안났습니다. 유지기의 "식견" 부분도 기억에서 삭제되었었네요.
2) 신기한 점은 제가 감탄했던 빅토르 위고 부분은 또 절대 안 까먹었다는 점입니다. 듣자마자 바로 장기기억으로 들어가서 저장된 모양입니다. 빅토르 위고의 워털루 전쟁에 대한 코멘트를 듣고 정말 감탄했거든요. 학부때 근대 프랑스사 수업을 들으면서 워털루 이후 유럽을 공부했었으면서도 문제의식은 커녕 그런 생각은 전혀 한 적이 없었는데... (사실 이 점이 특이사항으로 따로 적어두었어야 했을지도...) 그래서 그런지 선생님이 빅토르위고와 B급 문학작가 언급한 내용은 오히려 3강숙제 요약에 추가가 되었고 1강에서는 그냥 넘어갔네요. 1강에서는 그냥 강의내용요약에 충실했다면 3강숙제에서는 제 머릿속에 깊게 각인된 것이 어떤 점이었는지 확연하게 드러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