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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 <자본> 에세이 계획서;; +1
gkpaul / 2017-05-27 / 조회 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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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은 들리(사실은 듣)지 않자 보여졌습니다. '에세이 계획서를 써라.'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습니다. 두 달여 전 자기소개시에 <자본>을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어서 이번에 열심히 해보려구 신청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잘 못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혹시나 역시나입니다. 그래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배고플 줄 알면서도 먹고, 죽을 줄 알면서도 살듯이, 실패할 줄 알면서도 써야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1999년5월17일에 자동차 영업에 '입문'했습니다. 바로 전 1년 정도 하던 소주방이 망해서 갈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소주방은 7년 정도 하던 보세 옷가게가 망해서 하게된 것입니다. 옷가게가 망한 이유는 1997년에 터진 IMF사태로 그해 내내 재건축하던 해방촌 4층집이 전세값 폭락으로 건축비를 뽑기는 커녕 오히려 빚더미에 오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차팔이'가 지난주에 꼬박 18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자동차 영업을 차팔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일의 성격과 보상 그리고 처우와 전망 등 어느 것 하나 기대어 볼 만 한 게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제 못난 탓으로 자괴해 왔습니다. 하루종일 거리와 시장에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돌처럼 굴러다니다보면 제 감정을 노동력으로 사줄 '고객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는 사실 자동차를 사는 것이고 차구매에 묻어있는 여러 의심과 의혹 그리고 불만들을 제 감정이라는 걸레로 닦아냅니다. 자동차를 사면 제조사가 썬팅하고 먼지털이개를 제공하듯이 고객의 정서와 이성에 붙어있는 때는 저로 닦으라고 제공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이 모든 제공은 '유료'입니다. 자동차 구입가격에는 이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제 감정을 포함한 노동력은 '제 값'조차도 받지 못합니다. 고객의 요구와 이에 상응하는 자동차회사의 숨은 계산에는 또다른 유상의 가치 제공도 이미 기획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그 가치제공의 담지자는 차팔이입니다.

 

적선은 못할망정 쪽박은 깨지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쪽박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상황의 생성동력은 두가지 방향에서 왔습니다. 우선은 자본의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라고 하는 경향성입니다. 자본은 집적화되고 집중화되어서 덩치가 커질수록 노동력은 비중을 줄이고 생산수단을 기계화합니다. 실제 생산에서 '머신(machine)을 사용하는 것뿐아니라 판매에서도 탈노동의 플랫폼이 형성됩니다. 이른바 인터넷기반 판매시스템입니다. 이는 '스마트한 소비(?)자'의 출현이라는 다른 방향의 동력과 조응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목도하는 스마트한 소비자는 기실 자기이익의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타자착취자에 다름 아닙니다. 상황과 사태가 이러한데 제 질문은 절실하게 뚜렷해집니다. 쪽박은 언제 깨질 것인가 2022년?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여기는 '양아치월드'입니다.

 

 

댓글목록

케로로님의 댓글

케로로

모 선생님이 저더러 댓글병이라고 하셔서(흥! 여기에 소심한 복수를) 뜨끔해서 안 달려고 했는데, 원래 다이어트와 금연은 내일부터인 것처럼 댓글 끊는 것도 내일부터.... 오늘 마지막으로 딱 한 댓글만^^ 에세이에 대해서는 "맑쓰자"라는 좋은 처방 받으셨으니...
전에 자본가 메소드 연기하실 때, 애드리브가 잊히지 않는데요, "거, 장 차장, 팔라는 차는 안 팔고 맨날 우리실험자들인가 뭔가에 공부하러 다닌다고...", 공부뿐 아니라 녹색당(대안의 숲, 전환의 씨앗!)이며, 공부방 활동이  선생님께 어떤 의미인지 늘 궁금했어요. 세미나 때 오시면(^^) '양아치 월드' 관련해서 중요한 이야기 많이 해주셨는데, 그렇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말씀도 해주시고... 많은 이야기 못 나눠서 아쉽지만, 아직 에세이 검토 시간도 있으니까 꼭 제 글 읽고 코멘트해주셔요.(우리 조!)
-이 댓글은 차(car 아니고 tea)를 반강제로 빼앗은 이후에 작성한 댓글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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