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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후기] 우리 실험자들을 찾아온지 단 2주만에 이런 호강을 하다니요~ +10
최원 / 2017-04-17 / 조회 1,902 

본문

저 같이 운이 없는 놈이  

우리 실험자들을 찾아온지 단 2주만에 이런 '소풍'이라는 호사를 누리다니,

이제 저의 인생도 필려고 하는 걸까요?  

제가 유일하게 믿는 포르투나 여신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세월호 영화도 너무 좋았고, 토라진님과 성혜님 등이 준비하신 식사도 너무 맛있었지만

너무나 좋았던 것은 비주얼 쩌는(^^) 다음과 같은 후식과 함께 가졌던 대화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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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저 초들!  

예전 같으면 우리 실험자들에선 꿈도 못 꿀 사치품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너무나 낭만적이고 아름다웠던 저 초들!

 

그러나 무려

그 초들보다도 더 아름다웠던 건 후식과 함께 했던 대화, 그리고 배려들이었습니다. 

 

심지어 오라클님은 저 한 사람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하게 만드시기까지. ㅠㅠ  

그 배려심에 눈물이 앞을 가리려는 찰나,  

박정수님이 최원 샘 한 사람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소개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그 배려에 급제동을.

그런데 바로 그 때 바로 제 옆에 앉아 계셨던  

연두님이 자기도 온지 얼마 안 돼서 소개가 필요하다고 말하자

박정수님 자기소개 시간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파로 돌아서는 성차화된 배려를 보이시기까지

아 그 모든 아름다웠던 배려들이 재미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소풍을 나섰는데, 분명 처음 계획은 그게 아니었던 것 같은데

어쩌다보니 산행으로 변했지요.

출발할 때 서있던 표지판에는 분명 남산 꼭대기까지 도보로 20분 걸린다고 했고 그래서 이렇게 의기양양 출발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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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올라가는 데에 20분보다는 훨씬 더 긴 시간이 소요되었을 뿐만 아니라

중간에 비까지 다시 쏟아지기 시작하고

힘들어 하시는 분들 속출,

저는 비 피하기 위해 쓴 모자 안에서 비 피하려다 땀 폭탄 맞은 정신 없는 머리가 되고

'다른 사람들은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서 걸어 내려오는데

걸어 올라가서 버스 타고 내려가는 건 또 뭐냐'고 서로 불평 아닌 불평을 하고

마침내 밟은 남산의 정상(남산도 산입니당 정상이 있지요)!

다시 정상에서는 우리 모두가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와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했더랬지요.

 

뭐 산다는 것이 다 그런 것 같습니다.

사는 동안 고된 중간 중간에 잠시 만나는 눈부신 장면들을 흘낏 보며 쉬고  

그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는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나라의  관광객들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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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우리 실험자들에 와서 새롭게 펼쳐지는 많은 새롭고 아름다운 풍경들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구경시켜주신 우리 실험자들의 모든 분들께,

특히 매니저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댓글목록

오라클님의 댓글

오라클

최원샘이 접속하신 걸 보면, 우리실험실에도 봄날이 온 것 같아요^^*
이제 우리와 한 식구(밥을 같이 먹는 사이니까요 ㅎㅎ)가 되었으니,
우리와 함께 오래토록 행복한 일들을 많이 만들어요, 선생님!

참, 혹시 모르실 듯하여 말씀드리자면, 들어올 때는 쉬웠지만
나가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곳이니 다른 생각은 안하는 게 좋겠어요, 흐흐흐
무엇보다 어떤 즐겁고 힘든 일들이 생기더라도 말이지요. 호호호

최원님의 댓글

최원 댓글의 댓글

너무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봐서 지겹다고 하실 때까지 껌딱지처럼 붙어서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삼월님의 댓글

삼월

우와, 언제 이런 아름다운 사진들을 찍으셨는지요!
후기의 문장 하나하나에 웃음과 감동이 있어 머뭇머뭇, 아껴가며 읽었습니다.
성차화된 배려, 인생이라는 나라의 관광객. 오래 기억날 것 같네요.
그날의 풍경들과 함께. 마지막 사진, 어쩜 이렇게 여운이 길고 계속 보고 싶은 거지요?
같은 공간, 같은 사람들을 찍었는데 어찌 이리 다르지요?
감사합니다. 그날을 기억하는 데 하나의 시선과 관점을 더 보태주셔서.
더불어 저의 식권 독식을 저지하는 데 공헌하셔서 흐뭇합니다. ㅎㅎ

최원님의 댓글

최원 댓글의 댓글

하하 식권 걸려 있는 게 많더라고요~ 1,2등만 합쳐도 20장? 다른 분들이 또 참여하시면 어찌 될지 모르지만요 ㅎ
사진은 제가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며 찍어서 맨 뒷모습만 잔뜩 찍었더라고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토라진님의 댓글

토라진

최원쌤 후기 덕분에 커피 마시며 들었던 빗소리와 즐거운 이야기들...
꽃비 속의 웃음들이 새록새록합니다~~
다만, 더 많은 꽃들을 보자며 험한 산행을 제안했던 제가 좀 송구하네요 .ㅎㅎ

최원님의 댓글

최원 댓글의 댓글

토라진 님의 정성스러운 준비로 너무 멋진 식사와 후식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산행은 예상보다는 힘들었지만, 정상에 섰을 때는 시원한 맛이 일품이더라고요.
즐거웠습니다^^

훔볼트펭귄님의 댓글

훔볼트펭귄

ㅋㅋㅋㅋ 저는 소풍에 참가하진 못했지만 촛불키고 어떤 담소를 나누셨길래 이리 잼난 후기가 올라오는지요.. 캬아.. 촛불 앞에서 노닥거리고 시포라 ㅎㅎ♡♡

최원님의 댓글

최원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아직 뵙지 못한 분인 듯한데 조만간 한 번 뵐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세로토닌님의 댓글

세로토닌

아니 이런, 아니 이런, 아니 이런........(함께 하지 못한 이의 짧은 시)

최원님의 댓글

최원 댓글의 댓글

ㅎㅎㅎ 세로토닌 님의 아쉬움이 잔뜩 묻어나는 훌륭한 시입니다^^ 역시 시세미나팀 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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