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옹달 #1 - 도모편 :: 다시 중국으로
기픈옹달
/ 2018-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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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지난 9월 중국 다녀온 일정을 정리합니다.
날이 추우니 글이나 써야겠어요.
여행 일정 : https://blog.naver.com/princeab/221343256352브런치에서 보는 것이 보기 더 좋을 거예요. https://brunch.co.kr/@zziraci/156
어린 시절 궁벽진 시골에서 자랐다. 어찌나 후진 동네였는지, 옛이야기를 하면 다들 대체 나이가 어떻게 되느냐 묻는다. 그런 후진 동네 출신이지만 대학도 가고, 학창 시절 여러 차례 해외에 나갔다 왔다. 제법 축복받은 삶이라 하겠다. 여러 차례라 할만큼 꽤 여러번 외국에 다녀왔는데 몇번인지는 잘 가늠이 되지 않는다. 여권을 몽땅 잃어버린 탓이다. 아마 10번 좌우가 되지 않을지. 그런데도 고작 두 나라만 경험했다. 중국과 대만.
도대체 무엇이 좋았을까? 모르겠다. 아직도 중국의 첫인상을 기억한다. 두려웠다. 난생처음 경험한 외국이 중국이었다. 무더운 여름이었다. 찌는 듯한 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는데, 뜨거운 차를 마셔야 했다. 첫끼로 나온 토마토 계란 볶음에 질색했다. 잠자리는 불편했다. 공산당의 나라인데, 눈에 들어오는 건 웃통을 까고 돌아다니는 뚱뚱한 아저씨들 뿐이었다. 마치 정글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마음먹었다. 살아나가야지.
다행히 살아 돌아왔다. 아니, 적잖이 흥분된 마음을 가지고 돌아왔다. 야생과도 같은 그 생생함이 나를 고양시켰는지 모른다.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중국을 다시 밟았다. 이번에는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였다. 그렇게 방학마다 중국을 다녀오다, 2002년 한 해를 중국에서 보냈다. 나에게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있었다면 다른 해를 골랐을 것이다. 중국에서의 그토록 소박한 월드컵이라니!
더 용기가 있었다면 아예 중국에 자리를 잡으려 했을지 모른다. 이것도 내일을 내다보는 혜안이 없는 까닭이다. 2008년, 마지막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 그 뒤 10년의 변화를 예측했다면 좀 다른 선택을 했을 게 분명하다. 그렇게 10년을 조국에서 아웅다웅 보냈다. 이명박근혜 치하에서 차곡차곡 몸에 사리를 쌓으며.
[취푸曲阜의 식탁] 지금은 중국 료리라면 뭐든 잘 먹는다.
어디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10년이나 흘렀으니 꼭 중국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원을 이루려면 소문을 내야지. 주변 사람들에게 떠벌리고 다녔다. 기왕이면 함께 갈 사람을 모아야지. 파티원 모집! 일상적으로 만나는 청소년부터 시작했다. 기왕 사람들을 모으기로 했으면 약을 팔아야 하는데, 지금 생각하면 밥을 팔았다. 더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어야 했다.
여튼 요는 이랬다. 우리는 차이 속에 배운다. 따라서 여행이야 말로 좋은 배움의 방편이다. 특히 중국은 가까운 데다 여러 가지로 낯선 나라다. 정치경제 시스템, 문화, 언어, 먹거리 등등. 더구나 G2로 중국이 부상하지 않았나.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중국에 가서 배우자. 으쌰으쌰… 운운.
그렇게 감언이설로 유혹한 끝에 지난 4월, 탈학교 청소년 셋과 우리 식구 셋 이렇게 여섯이 출발했다. 염려가 많은 기질이라 출발 전 걱정이 많았다. 여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은 모두 상상해보았다. 낯선 타국에서는 작은 문제도 커다란 사건이 될 수 있으니. 게다가 중국어를 할 줄 아는 건 나밖에 없었다. 본격적으로 회화를 하는 건 15년 만인데, 말이 통하기나 할까 또 걱정.
결과는 성공이었다. 모두 좋은 기억을 안고 돌아왔다. 문제가 있었다면 너무 빡빡한 일정이었다는 점. 해 뜰 때 일어나 해 질 때까지 쉬지 않고 돌아다녔다는 점. 매일 하루에 2만 보 이상 걸었다는 점. 4박 5일의 여정은 나에게도, 함께 여행한 모두에게도 매우 귀한 경험이었다. 바로 지금, 중국을 새롭게 보는 시간이었다.
[태산의 일출]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건, 태앙이 주인공이기 때문.
아쉬움은 염려를 자신감으로 바꾼다. 다시 가면 더 좋은 여행을 기획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럼 어떻게? 다시 약을 팔아야지. 허나 이번에도 약을 팔기는커녕 밥을 팔았다. 뚝뚝 밥을 떠 먹이며 중국을 가자고, 중국을 배우자고 역설했지만 넘어오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겨우겨우 연구실 동료 셋을 모았다.
어찌나 안타깝던지. 넷이라는 단출한 숫자도 아쉬웠지만 3:1이라는 성비도 문제였다. 우선 싱글 침대 3개짜리 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보통 더블+싱글 3인실이 대부분. 게다가 혼자 1인실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도 나의 경제관념으로는 도무지 허락되지 않았다. 별별 생각을 다 했다. 따로 숙소를 잡을까. 침낭을 가져와 3인실 바닥이나 복도에서라도 잘까. 노숙도 괜찮겠지. 아무나 데리고 숙소에 재울까 등등.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4인의 여행단이 꾸려졌다. 사전 준비도 모두 끝. 첫째 미션은 9월 2일 7시까지 인천 공항에 모이는 것! 새벽같이 일어나 08시 45분 항공편에 탑승해야 한다. 항공편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으니.
[태산에서] 가이드 옹달의 일도양단一刀两断! 대륙의 칼은 크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