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제목[리딩 R&D] 두 번째 강의-혁명의 시작2021-01-1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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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 2. 혁명의 시작

                                                                     2021. 01. 15 걷는이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은 세계에 대한 우리의 관습적 사고를 과감하게 재편하도록 요구한다.

 

뉴턴은 물체의 낙하와 행성의 공전을 설명하기 위해 모든 물체들이 서로 끌어당기는 어떤 힘, 중력을 상상했다. 그러나 어떻게 중간에 아무것도 없이 이 힘이 멀리 떨어져 있는 물체들을 끌어당기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200년이 지난 뒤 패러데이가이라는 해결책을 찾았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장을 연구하면서 그것을 수학으로 기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1915일반상대성이론이라는 논문을 발표한다. 아인슈타인은 두 가지 문제를 제시한다. 중력장을 어떻게 기술할 수 있을까? 뉴턴의 공간이란 무엇인가? 이 세계는 입자+장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뉴턴의 공간이 바로 중력장이다. 평평하고 고정된 뉴턴의 공간과 달리, 중력장은 방정식에 따라 움직이는 어떤 것이다. 공간은 더 이상 물질과 다르지 않다. 공간은 물결치고 유동하고 휘고 비틀리는 실재하는 존재자인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비유처럼 우리는 유연한 거대 연체동물 속에 들어 있는 것이다.

 

태양이 주위의 공간을 구부린다.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돌고, 물체들이 낙하하는 것도 그 주위 공간이 구부러져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구부러진 것은 공간이 아니라 시공이다. 시공간의 구부러짐을 어떻게 기술할 수 있을까? 아인슈타인은 리만의 수학을 터득하여 중력에 대한 방정식을 완성한다. 태양이 그 주의의 빛을 휘게 할 것이라는 아인슈타인의 예측은 측정된 빛의 궤도와 정확히 들어맞았다. 그리고 지구의 높은 고도에서는 시간이 더 빨리 흐를 것이라는 예측도 측정을 통해 사실로 증명되었다. 질량이 있는 모든 물체처럼 지구도 시공을 비틀어 그 주위에서 시간이 느려지게 만든다. 빛의 휨, 뉴턴의 힘 개념의 수정, 시간의 느려짐, 블랙홀, 중력파, 우주의 팽창, 빅뱅 등과 같은 복잡한 현상들은 공간이 변화 없는 고정된 용기가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물질이나 다른 장들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의 역학과 물리학을 갖는다는 이해에서 따라 나온 것들이다. 아인슈타인은 데모크리토스의 빈 공간을 기술하는 방정식을 만들어내고, 그 빈 공간의 본성에서 다채롭고 놀라운 세계를 발견해낸다. 패러데이가 도입한 장의 개념, 수학의 놀라운 힘, 가우스와 리만의 기하학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인슈타인이 세계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지를 상상하는 독특한 능력, 마음속에서 세계를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은 우주가 무한한지 아니면 한계가 있는지 알고 싶어 했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3차원 공간도 굽는다. 따라서 우리가 살아가는 우주도 유한하지만 경계가 없을 수 있다. 지구가 둥글고 흔들리는 팽이처럼 돈다는 것을 알게 된 이래로 우리는 실재가 보이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공은 장이다. 세계는 장과 입자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공간과 시간은 또 다른 장일 뿐 그것들과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20세기 물리학의 두 기둥인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은 너무도 다르다. 양자역학은 강렬한 사상의 한 세기를 열었다. 막스 플랑크는 뜨거운 상자 안에 평행상태에 있는 전자기파의 양을 계산한다. 플랑크는 전기장의 에너지가 양자들, 즉 묶음들로 분포되어 있다고 상상했고, 묶음의 크기가 전자기파의 진동수()에 의존한다고 가정한다. 아인슈타인이 플랑크의 에너지 묶음이 실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빛이 알갱이(입자)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빛이 에너지를 전달하면 그 에너지가 전자들이 원자들로부터 튀어나오도록 만든다. 그런데 관찰에 의하면 이 현상은 빛의 강도(에너지)에 따라서가 아니라 빛의 색(진동수)에 따라서 발생했다. 빛이 아주 세더라도 (에너지가 크더라도) 빛의 개별 알갱이가 너무 작으면 (빛의 진동수가 너무 낮으면) 전자는 원자에서 방출되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은 진동수에 의존한 크기를 갖는 플랑크의 에너지 묶음이라는 아이디어를 가져와 그런 묶음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그러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이 에너지 묶음을 포톤(광자)’라고 부른다. 빛을 포함해 모든 사물의 바탕에는 입자성이 있다.

 

맥스웰은 색이 빛의 진동수라는 것을 발견했다. 어떤 물질을 특징짓는 진동수들의 집합을 스펙트럼이라 부른다. 스펙트럼은 서로 다른 색깔의 가는 띠의 모음으로 주어진 원소가 발산한 빛이 분해된 것이다. 왜 원자가 방출하는 빛은 모든 색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 특정 색만을 지니고 있는 걸까? 왜 원자의 스펙트럼이 불연속적인 것일까? 닐스 보어는 원자 내의 에너지가 오직 어떤 양자화된 값만을 가질 수 있다면 모든 것이 설명되리라는 것을 깨닫는다. 보어는 전자가 어떤 특정한 궤도에서만 존재할 수 있으며 그 척도는 플랑크 상수 h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전자들은 허용된 에너지를 갖는 한 원자 궤도와 다른 원자 궤도 사이에서 도약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이 두 가설에 의해 정의된 보어의 원자모형은 놀라운 실험적 성공을 거둔다. 

 

하이젠베르크는 생각한다. 만일 실제로 전자가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고 할 수 있다면? 만일 원자의 스펙트럼 구조의 근저에 양자도약이 있다면? 만일 원자가 다른 무언가와 상호작용할 때, 충돌할 때만 나타나는 무언가라면? 그렇게 양자역학의 가장 어려운 열쇠가 발견된다. 그것은 모든 사물의 관계적 양상이다. 전자는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할 때에만 존재한다. 한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의 양자도약이 전자가 실재하게 되는 유일한 방식이다.

 

폴 디랙의 손에서 양자역학은 완벽한 건축물로 변형된다. 디랙에게 세계는 사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사물이 어떻게 나타나며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말해주는 추상적인 수학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디랙의 양자역학에서는 모든 대상이 어떤 추상적 공간에 의해 기술되고, 대상은 질량이 변하지 않는 것 외의 어떤 속성도 갖지 않는다. 대상의 위치와 속도 등은 다른 대상과 충돌할 때에만 실재성을 얻는다. 상호작용 사이에는 대상의 그 어떤 변수도 정의되지 않는다. 디랙의 양자역학 덕분에 물리적 변수가 어느 값을 가질 수 있는지 계산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다음 상호작용에서 변수의 값이 나타날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이 확률성이 비결정성을 표현한다. 디랙의 방정식은 플랑크와 아인슈타인이 직관적으로 이해했던 빛의 입자성을 설명하는 것이다. 패러데이가 도입한 장과 입자 사이의 차이는 사라지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간 속에서 움직이는 입자는 더 이상 없다. 시공 속에서 기본 사건들이 일어나는 양자장만이 존재할 뿐이다.

 

물질과 빛의 입자성은 양자역학의 핵심이다. 이 세계는 입자적인 양자 사건들의 연속이다. 장의 양자인 전자나 광자는 다른 어떤 것과 충돌할 때 특정 시간 특정 장소에 나타나는 것이다. 양자역학은 자연의 심부에 기본적인 비결정성을 도입한다. 미래는 예측 불가인 것이다. 세계는 끊임없는 요동이다. 세계는 떨림으로, 우글거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양자론은 사물들이 어떻게 나타나게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는지를 기술한다. 존재하는 사물들의 세계는 가능한 상호작용의 세계로 환원된다. 양자역학이 기술하는 세계는 물리계들 사이의 관계 속에서가 아니고는 그 어떤 실재도 없다. 양자역학의 세계는 대상들의 세계가 아니다. 양자역학은 세계를 사물로 생각하지 말고 과정으로 생각하라고 가르친다. 사물의 속성은 오직 상호작용의 순간에만, 과정의 가장자리에서만 입자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 속성들은 확률적으로만 예측할 수 있다. 양자역학이 모호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이론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력의 한계 때문이다. 양자역학은 그저 하나의 물리학 이론일 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쩌면 내일 세계에 대한 더 깊은 다른 이해 방식이 등장해 그것을 바로잡을지도 모른다. 끊임없는 의심이 더 나은 과학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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