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經》에 따르면, “왕토의 끝에 물이 있고, 그 물 밖을 호라고 한다王土之濱則有水, 又在水外則曰滸”라는 말이 있다. 대저 시내암수호전의 저자이 말한 수호의 의미는 멀리 한다는 것이다. ‘멀리한다’는 말은 천하의 흉물이니 천하 사람이 공격해야 할 것이고, 천하의 악물이니 천하 사람들이 함께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_ ‘김성탄 서문’, 《수호전水滸傳 1권》, 글항아리, 2012, 38쪽.
차이나 리터러시 세미나에서는 3월 16일부터 《수호전 (글항아리, 2012)》을 읽습니다. 오랜만에 차이나 리터러시에서 다루는 소설이고, 실험실에서 2019년 홍루몽을 읽은 뒤 처음으로 읽게 되는 중국 장편소설이기도 합니다.
명대明代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중국의 장편소설은 여러 이야기 단위가 묶여서 하나의 작품을 구성합니다. 이때의 이야기 단위를 ‘회回’라고 부르지요. 흔히 중국 고대의 장편소설은 ‘몇 회차로 구성되어 있는가?’ 하는 화두와 함께 다양한 판본으로 나뉩니다. 《수호전》도 예외는 아니라서, 100회본ㆍ120회본ㆍ70회본 등 다양한 버전이 존재합니다. 이번에 우리가 접하게 될 판본은 70회본입니다.
70회본은 이야기기가 갑자기 끝나버린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서 자세한 결말은 말해드릴 수 없지만, 정말 뜬금없이 끝납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편집한 사람은 명대 말기에서 청대 초기에 활동했던 인물 김성탄金聖嘆입니다. 그는 《수호전》이 어떤 소설보다 훌륭하다고 추켜세웠지만 당시 통용되던 100회본이나 120회본의 결말을 싫어했습니다. 그리고 과감하게 뒷이야기를 모두 삭제해버리기에 이릅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 하나 말씀 드릴까요? 이런 ‘반쪽짜리 수호전’은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고 있으며, 많은 문학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는 판본이기도 합니다. 오픈 강좌는 《수호전》을 읽기 전에 소설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몸풀기 시간’입니다. 《수호전》은 어떤 경로를 거쳐 소설 작품으로 자리잡게 되었는지, 《수호전》이 왜 그토록 많은 명나라 문인들에게 칭송받았는지를 살펴볼 예정입니다. 또한 이번 강좌는 《수호전》 뿐만 아니라 명대 말기-청대 초기의 사회를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편한 마음으로 오세요! 강좌에서 뵐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 해당 강좌는 '차이나 리터러시'에서 3월 16일부터 진행하는 《수호전》 세미나와 연계됩니다. ☞ 신청하러 가기
일 시: 2021년 3월 9일 화요일 오후 12시 강 사: 에레혼(카톡: psww2121) || 중국문학 연구자. 중국에서 고전 비평을 공부하고 있다. 고전 비평을 다시 현대의 시각으로 비평하는 연구 방식에 매력을 느꼈다. 특히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분야는 명 말기부터 청 초기의 문학 비평이다. 교 재: 《수호전(글항아리, 2012) 1권》에서 김성탄이 쓴 서문(37-76쪽)을 다루지만, 그냥 오셔도 무방합니다. 회 비: 무료 진행방식: ZOOM을 통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강좌를 진행합니다. 강좌를 신청하시고 카톡을 주시거나, 댓글에 이메일을 남겨 주시면 강좌 시작 전에 ZOOM 회의장에 접속할 수 있는 URL 링크를 보내드립니다. 신 청: 댓글로 이름과 연락처를 남겨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