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근대의 지식인』은 1921년 출간된 양계초(梁啓超, 1873~1929)의 책 『청대학술개론(淸代學術槪論)』을 우리말로 번역한 책입니다. 원제와 번역된 제목에 괴리감이 있어보입니다. 『청대학술개론』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 "청나라 시기의 학술사에 대한 개론적 서술"이고, '중국 근대'이니, '지식인'이니 하는 표현과는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번역자는 역자 후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양계초는 이 책에서 중국 전통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도 서양을 의식하고, 서양을 강조하면서도 중국 전통 안에서 중국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상상하며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즉, 21세기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믿고 있는 '진실'은 무엇인가? 그리고 '학문'은 어떻게 하여야 하는 것인가? 또 중국의 각 시대별 '시대정신'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러므로 이 책의 제목을 『청대학술개론』 대신 『중국 근대의 지식인』이라고 하게 되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을 수 있어, 중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번역자의 바람이 크기 때문이다. (책 본문, 258쪽)
역자의 시도는 책 제목이 명쾌해진다는 긍정적 효과를 유발했지만 한계 또한 명백합니다. 양계초는 자신의 저서에서 청대에서 중화민국으로 전환되는 시기, 청대를 '쇠락'의 관점에서 보지 않고 '전환기'로 바라보려는 시도를 감행합니다. 그렇기에 해당 저서에 『중국 근대의 지식인』이라는 제목을 다는 것은 『청대학술개론』이 중국의 근대 담론(혹은 '근대 지식인' 담론)의 완성된 서술의 결과물처럼 보이도록 할 위험이 있습니다. 양계초는 해당 시기, 중국 지식인들이 자국의 정체성과 성격을 규정하던 시대 정신 아래 『청대학술개론』을 집필 했기 때문에, 해당 저서는 '중국 근대성론'이나 '중국의 지식인 담론'을 의도한 책은 아닙니다. 오히려 당시 지식인들이 사상적으로 방황하던 과정에서 도출해 낸 저작이라고 하는 게 더 적합합니다.
9월 한달간 이 책을 읽으며 청대 지식인의 사상적 계보도를 쫓아가보려 합니다. 양계초가 설계한 청대 학술의 역사적 흐름, 즉 '성리-양명학의 쇠퇴 → 고증학의 대두 → 경학의 부흥'이라는 간명한 이론적 틀은 인물 중심/저서 중심의 기존 학술사의 기법과 다른,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또한 양계초가 청대 학술을 두고 '복고를 통한 해방'이라고 규정한 것은 해당 시기를 중국 역사의 몰락기가 아닌 '자체적 변용을 통한 발전'으로 바라봤다는 점에서 중국 근대/동양 근대에 대해 다시 사고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청나라 학술에 대한 흥미로운 논의가 오가는 4주간의 시간을 함께하실 분을 모집합니다.
일 시: 2025년 9월 9일 ~ 9월 30일 - 9월 2주차부터 9월 마지막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되는 4주 일정의 세미나입니다.
반 장: 에레혼(카톡: psww2121) || 중국 고전문학, 그 중에서도 비평 분야를 공부한다. 주된 관심사는 한중 문학교류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상의 수용 및 변용 과정이다. 과거의 지식이 어떻게 경계를 넘어 새로운 맥락에서 새롭게 탄생하는지 탐구하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읽 을 책: 양계초 지음, 전인영 번역, 중국 근대의 지식인, 혜안, 2005.
회 비: 3만원 (입금처: 3333-02-0226281 카카오뱅크 박성원)
진행방식: 정해진 책 혹은 발제를 읽고 자유롭게 토론 - 첫 시간 발제는 반장이 맡습니다. - 온라인 플랫폼(구글 미트)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후 발생하는 변동 사항은 공지사항으로 안내드리겠습니다.
신 청: - 본 게시글에 댓글로 신청해주시면 됩니다. - 우리실험자들의 세미나에 처음 참석하시는 분들은 비밀 댓글로 닉네임(이름)과 연락처(카톡 ID 혹은 이메일 주소)를 남겨 주세요. 해당 연락처를 통해 구글 미트 접속 링크를 보내드립니다.
일 정
[9월 9일] 5쪽~80쪽
머리말 두 번째 머리말 1. 시대사조를 논하다 2. 청대사조의 변천 3. 청학의 출발점 4. 청학의 창시자 고염무 5. 염약거와 호위 6. 황종휘와 왕부지 7. 안원, 이공학파의 실천론 8. 매문정, 고조우와 유헌정 9. 계몽기의 연구정신과 특징
[9월 16일] 81쪽~151쪽
10. 고증학의 대중화와 혜동학파 11. 대진의 과학정신 12. 단옥재와 왕씨부자 13. 청대 정통파 학술의 특징과 평가 14. 경학과 사학 15. 지리학과 천문학, 수학 16. 금석학과 교감학 17. 청대의 학자사회 18. 청학 전성기의 시대환경
[9월 23일] 152쪽~201쪽
19. 동성파와 장학성 20. 청학 분열의 원인 21. 금문과 고문의 다툼 22. 공자진과 위원 23. 금문학 운동과 강유위 24. 대동서의 세계 25. 양계초의 금문학파 혁신운동 26. 양계초와 강유위의 엇갈림
[9월 30일] 202쪽~238쪽, 241쪽~246쪽, 257쪽~274쪽
27. 청말 사상계의 혜성 담사동 28. 장병린의 학술 29. 서양사상의 유입 30. 청말 사상계의 저류, 불학 31. 청대의 문학과 미술 32. 청대 학술의 평가 33. 맺음말 『청대학술개론』 머리말 해제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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