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책상 위에 니체의 책이 몇 권 놓여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니체와 함께 살고 있네요. [비극의 탄생]부터 [선악의 저편]까지 쉽지 않은 독서였는데,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계속 읽게 되는 것은.....자기 자신만의 길을 가는 존재와 그 행위에서 어떤 에너지를 얻기 때문인가 봅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가장 널리 알려진 책이면서 동시에 가장 난해한 책이라고 합니다. 그 난해함은 니체 스스로 ‘모든 사람을 위한, 그러나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이라는 부제를 붙인 것만 봐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첫 세미나에서 서문만 읽었는데, 서문으로는 굉장히 긴 글이더라구요. 시작부터 은유와 상징도 많았구요. 아무래도 이 책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내용 같아서 꼼꼼하게 읽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교재를 같은 출판사의 단일한 번역본으로 통일하지 않았습니다. 각자 가지고 있거나 원하는 번역본으로 자유롭게 읽었어요. 다행히 멤버들 각자 준비를 넘나 잘 해 오셔서 이야기가 수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번역자마다 단어 사용의 미묘한 차이가 있어서, 비교하며 읽다보니 해석의 풍부함을 알게 되는 호사도 누렸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즐거움으로 첫 세미나부터 아주 유익하고 재미있었다는 자체 평가에 별 다섯개 주고 싶은.....모두 흐뭇한 분위기였음다....... 서문에서 차라투스트라는 군중을 향해 아래와 같이 외칩니다. “나 너희에게 위버멘쉬를 가르치노라!”위버멘쉬가 대지의 뜻이다. 너희 의지로 하여금 말하도록 하라. 위버멘쉬가 대지의 뜻이 되어야 한다고.” 하늘 나라에 대한 희망을 설교하는 자들을 믿지 말고 대지에 충실하라고... 신은 죽었고, 대지의 뜻보다 높가 평가되는 것들을 두려워해야 한다고요...니체는 한낱 가정에 불과한 초월적 세계에 삶의 의미를 두도록 부추겨온 플라톤적이며 그리스도교적인 이원론 둘 다 부정했습니다. 위버멘쉬는 이 땅에서, 그것도 자력으로 달성해야 할 개인적 이상이자 목표라는 것이죠(번역자 주) 산에서 내려온 차라투스트라는 성자에게 '나 사람들을 사랑하노라."고 말합니다. 이에 성자는 사람은 사랑하지 않고 신을 사랑한다고, 사람은 너무나도 불완전한 존재라고 말하죠. 이런 대화를 눈여겨 보니 사람에 대해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이네요... "사람은 짐승과 위버멘쉬 사이를 잇는 밧줄, 심연 위에 걸쳐 있는 하나의 밧줄이다.” "사람에게 있어 위대한 것은 그가 하나의 교량이라는 것,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에게 있어 사랑받을 만한 것은 그가 하나의 오르막(건너감)이요, 내리막(몰락)이라는 것이다. ” “진정, 사람은 더러운 강물이렷다. 더럽히지 않고 더러운 강물을 모두 받아들이려면 사람은 먼저 바다가 되어야 하리라." “보라, 나 너희에게 위버멘쉬를 가르치노라. 위버멘쉬야 말로 너희의 크나큰 경멸이 가라앉아 사라질 수 있는 그런 바다다." "사람은 짐승과 위버멘쉬 사이를 잇는 밧줄, 심연 위에 걸쳐 있는 하나의 밧줄이다.” "사람에게 있어 위대한 것은 그가 하나의 교량이라는 것,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에게 있어 사랑받을 만한 것은 그가 하나의 오르막(건너감)이요, 내리막(몰락)이라는 것이다. ”
신체와 영혼에 대해 말하는 해석도 새로웠습니다. 지난날에는 영혼이 신체를 경멸하는 것이 가치 있는 것이었지만, 영혼이야말로 궁핍함이요, 더러움이며 가엾은 자기 만족이라고 합니다. 영혼(정신)이란 것도 신체의 도구이자 놀잇감이라고 했습니다..(신체를 경멸하는 자들에 대하여 참조)
니체는 지금까지는 위버멘쉬가 존재한 적이 없다고 했다는데, 이 책에서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빌려 앞으로의 희망을 설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버멘쉬에 이르는 층계 모두를 남김없이 보여주겠노라고 했거든요.. 들을 귀를 갖고 있는 자여야만 차라투스트라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 나의 긍지에게 나의 영리함과 늘 동행하기를 청하고 있으니!" “내 영혼은 흔들리지 않으며 오전의 산줄기처럼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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