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제목[고전] 후기-장자 1편 자유롭게 노닐다2020-03-2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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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고전 / 장자 1편 자유롭게 노닐다)

 

저는 메추라기만한 사람입니다.

저는 자신에 집착하지 않는 지인(至人)도 아니며 공적에 무관한 신인(神人)도 아니며

명예를 탐내지 않는 성인(聖人)도 아닙니다.

저는 메추라기만한 사람입니다.

칭찬받으면 우쭐대고, 비난받으면 화들짝 놀라 도망가는 속물입니다.

이렇게 속물적인 나도 자유의 네단계인 무애의 삶을 살 수 있을까? 무한히 의식적인 노력을 하면 이 단계에 이를 수 있을까? 나는 왜 이 단계에 이르려 할까?

 

장자의 궁극적 이상은 우주의 원리에 따라 자연과 하나가 돼 무한한 경지에 노니는 절대 자유의 단계라는데, 이것은 아무것에도 기대지 않는완전한 자유를 만끽하고 구가하는 무애(無礙)의 삶이다.”

무애란 얽매이지 않는 것이란다.

기대하지 않고, 기대지 않는 삶은 얼마나 멋진가? 그 댓가로 따르는 모든 것에도 얽매이지 않아야 궁극적 이상이 되는 것일까?? ㅎㅎㅎ

아무렴 어떤가? 적당히 기대하고, 적당히 속물적으로 살아가도 좋을 것 같다.

  

 

기대

 

기대하는 마음은 기대하는 대상을 조금씩 갉아먹어 가면서 무너뜨리며

동시에 자신도 무너져 내리게 한다. 누군가를 향해, 혹은 자기 자신을

향해품었던 기대가 실망의 대가를 치르지 않은 경우는 없다. 기대는

채워지면 더 커지고 도착하면 더 멀어지는 목표점이다. 기대하는 무엇은,

애초부터 먼 곳에 있다면야 손쉬운 포기도 가능한 터인데, 팔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곳에서 깃발처럼 펄럭인다. 그렇지만 도착하고 나면

늘 거기에 없다. 한 걸음 더 뒤로 물러나서 다시 다가오라고 손짓한다.

늪처럼, 허우적거리면 거릴수록 더 깊이 빠져들게 한다.

 

마음사전 / 김소연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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