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R&D] E=mc² 읽기
E=mc²은 자연스럽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방정식 E=mc²을 이해하기 위해 저자는 E, m, =, c² 각각의 생성 과정을 추적한다. 먼저 에너지 E. 에너지라는 용어는 19세기 중반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제책공이었던 마이클 패러데이가 자기와 전기 연구로 서로 다른 종류의 에너지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고 과학계는 형태가 다른 에너지들도 이와 유사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에너지는 형태를 바꾸지만 전체 값은 변하지 않는다.
질량 m. 금속 조각을 녹슬게 하면 무게는 처음에 비해 가벼워질까? 변하지 않을까? 무거워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늘날까지도 대개 무게가 가벼워진다고 말한다. 18세기 라부아지에와 마리 안 부부가 실제로 실험을 해 보았다. 이들의 실험은 꼼꼼하고 정교했다. 녹이 슨 금속은 처음보다 더 무거워졌다! 먼지나 불순물이 붙어서 무거워진 것이 아니었다. 해답은, 공기가 여러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기체들 중 어떤 것이 금속에 달라붙는 것이다. 바로 산소였다. 정확하게 줄어든 공기의 무게만큼 금속 덩어리가 무거워졌다. 질량보존의 법칙은 이렇게 탄생했다. 우주를 채우는 물질들은 타고, 찌그러지고 부서지고 조각날 수 있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빛의 속도 c. 올레 뢰머는 목성의 위성인 이오의 움직임을 계산하여 빛의 속도를 측정했다. 빛의 속도를 측정한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한 갈릴레이는 거리를 너무 좁게 잡아서 측정에 실패했다. 빛은 시간당 10억 8천만 킬로미터를 간다. 1/20초 안에 서울에서 런던까지 갈 수 있는 것이다.
패러데이는 전기가 자기로 바뀌고 자기가 전기로 바뀐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맥스웰은 이 사실을 요약하여 방정식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패러데이도 맥스웰도 왜 전기와 자기가 이런 방식으로 서로 얽혀 있는지 알지 못했다. 아인슈타인은 빛이 전기와 자기처럼 서로 껴안으며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빛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새로운 이론은 빛의 속도가 단지 숫자가 아니라 물리적 현상이라는 깨달음을 가져왔다. 그 어떤 것도 빛의 속도를 뛰어넘을 수 없다. 기술적 한계가 아니라 물리적인 ‘것’의 한계이다. 빛은 궁극의 속도제한이다. 실제 실험에서도 양성자가 빛에 가까울 정도로 빨라지면 양성자가 실제로 변하는 것이 관찰된다. 양성자는 원래보다 무거워진다. 속도를 높이기 위해 가해진 에너지가 질량으로 변한 것이다.
이렇게 E는 m으로 변할 수 있고, m은 E로 변할 수 있다. 빛의 속도에 가까울수록 에너지와 질량의 연결이 더 확실해진다. 빛의 속도 c는 이 연결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알려주는 변환 인자이다. 완전히 동떨어진 것으로 보였던 에너지와 질량이 이처럼 연결되어 있었다. 그런데 왜 c가 아니고 c²일까?
제곱 ². 물체들이 접촉할 때의 에너지량을 파악할 때 물체의 질량 곱하기 속도, 즉 mv¹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는 뉴턴의 관점이다. 라이프니치는 mv²이 더 중요한 인자라고 보았다. 에밀리 드 샤틀레는 라이프니치의 이론을 직접 연구하고 실제 실험을 통해 증명해낸다. 왜 정밀하게 측정한 속도의 제곱이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설명해 주는 걸까? 한 가지 이유는 세계의 기하학적 구조 자체에서 제곱수가 자주 나온다는 것이다. 등불에 두 배 더 가까이 가면 빛은 단순이 두 배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네 배로 늘어난다. 일정하게 축적되는 것들은 대개 제곱에 따라 증가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물리학자들은 물체의 질량 곱하기 속도의 제곱을 에너지의 지표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인슈타인은 에너지와 질량이라는 이질적인 두 양을 c가 아닌 c²으로 연결한다.
여기까지가 E=mc²의 조상들에 대한 설명이다. 등호(=)는 생략했다. 이렇게 방정식을 구성하는 낱낱의 기호를 알면 방정식의 의미가 드러나는 것일까? 질량과 에너지는 빛의 제곱 속도를 매개로 연결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질량이 압축된 에너지라는 의미만은 아닐 것이다. 빛이 무엇이고, 왜 제곱의 구조로 이론이 구성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한 것 같다. 그래야 에너지의 의미도, 질량의 의미도 명확해지지 않을까? 방정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일은 말끔한 듯 보이면서도 뭔가 크으게 생략되어 있는 느낌이다, 아직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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