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제목[문학] 보르헤스 읽기 :: <픽션들> #2 발제2019-02-22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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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세미나 발제: 보르헤스 전집2]

2019.2.22. 이단

 

<픽션들>, 루이스 보르헤스

 

1: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서문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은 탐정소설이다. 그것을 읽는 독자들은 한 범죄의 결행과 그것의 모든 예비사건들에 대해 접하게 될 것이다. 나머지는 환상소설들이다. 상징주의. 역사 및 선사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 비현실적 운명과 이야기, 정신적 궤적을 나타내는 도표. 동어반복적인 책.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떼르띠우스

내가 우크바르를 발견한 것은 어떤 거울 하나와 백과사전을 접합시킨 덕분이었다.

틀뢴의 남반구 언어에는 명사들이 존재하지 않고, 북반구 언어는 아무도 명사들의 현실성을 믿지 않아 명사들의 숫자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틀뢴을 만든 어떤 사람들에게는 모든 작품은 단 한 작가의 작품이며, 무시간적이고 익명이라는 생각이 확립되어 있다. 틀뢴에서는 사물들이 복제되며 때때로 몇 마리의 새들이나 말 한마리가 원형 극장의 유물들을 구원하기도 했다.

 

알모따심에로의 접근

필립 게달라와 세실 로버츠는 봄베이의 변호사 미르 바하두르 알리가 쓴 <알모따심에로의 접근>에 대해 그의 탐정소설적 구조 신비주의 속성을 지적했다.

현재의 한 책과 옛날에 씌여진 어떤 책의 반복적이면서도 사소한 접촉의 이유를 알아내지 못할 것이다.

 

삐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메나르에게 <역사적 진실>이란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사건이 일어났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고의적인 시대 교란과 잘못된 원저자 설정의 테크닉. 이러한 무한적용의 테크닉은 가장 잔잔한 작품들조차 모험으로 가득차도록 만든다.

 

 

 

 

 

원형(圓型)의 폐허들

그리고 만일 그가 너를 꿈꾸기를 멈춰버렸다면…<거울을 통해,5>

 그날 이후 며칠이 지나자 그 과묵한 사람이 <남쪽>에서 왔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았다. 그 이방인은 원형의 경내로 몸을 끌고 갔는데, 이 곳은 오래 전 화재가 있기 전까지는 신전이었던 곳이었고 지금은 늪지대의 밀림이 불경하게 침범해 있어 사람들은 더 이상 그 신전의 신을 숭배하지 않았다.

 그는 한 인간을 꿈꾸었다. 처음에 꿈을 꾼 후 곧 자신이 꿈을 꾸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작업 방식을 찾았다. 그는 꿈들에 대해 망상을 키우거나 주의를 기울이는 대신, 달이 완전히 둥그래지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한 심장의 꿈을 꾼 그는 그것을 건드리지 않고 눈으로 교정하는 것에 자신의 작업을 한정시키고 곧 소년의 형상을 꿈꾸게 된다.

 여러 형상을 가진 신은 지상의 언어로 <>이라 하고, 그가 꿈꾸고 있는 영령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겠다며 자신을 찬양하도록 명령했다. 도인은 아이가 스스로 한 인간이라고 믿도록 하기 위해 기억을 잊어버리도록 하기까지 했으나, 비현실적인 아이는 도인의 영혼의 줄어든 부분을 섭취하고 자라났다. 얼마 후 두 명의 뱃사공은 불 속을 걸어가도 타지 않는 도인의 얘기를 들려준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스스로 단순한 환영의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그러다 그는 곧 불길 속에서 타지 않는 자신을 깨닫는다.

 

원형과 밀림(틀뢴의 원형극장)/ /남쪽에서 온 이방인 /원형

기억의 천재 푸네스에서의 기억

 

바빌로니아의 복권

사실인지 알 수 없지만, 바빌로니아에서 복권은 하층 계급의 사람들이나 하는 놀이였으나 점차 개량되어, 행운의 숫자들 사이에 불운의 숫자들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회사>는 규칙을 만들고, 이에 의해 <회사>는 권력을 갖게 됩니다. 사람들은 <회사>로 하여금 1)모두가 복권 놀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민중의 권리를 인정하도록 2)비밀스럽게, 무료로, 모든 사람들에게 실시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의 운명이 결정되었습니다.

 복권놀이에 관한 이론을 상징적인 방법으로 요약하자면ㅡ 그 어떤 결정도 마지막이 될 수 없고, 모든 곁가지 결정들은 다른 곁가지 결정들 속으로 뻗어가게 됩니다. 한 단위의 시간은 무한히 쪼개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합니다. <회사>의 영향 아래 우리들의 관습은 우연으로 물들고, 명민한 역사가들은 우연을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창안했고 그들 자신을 비밀에 부쳤습니다.

 

편지 형식/<회사>/ 우연을 교정할 수 있는 방법 /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군요

 

허버트 쾌인의 작품에 대한 연구

 허버트 쾌인은 죽었다.

 1933 11월 말경에 나온 미로의 신는 일종의 탐정소설인데 줄거리는 살인, 사건에 대한 논의, 사건 해결로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은 <모두가 두 장기놀이꾼의 만남이 우연이라고 믿었다.>였다.

 1936년의 에이프럴 마치April March” 3부밖에 없는 <시간적으로 거꾸로 씌여있고, 가지처럼 갈라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소설>이다. 쾌인은 서문에서 브래들리의 역행적인 세계를 창출해 내려고 시도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에이프럴 마치는 단지 그것을 기술하는 방식을 시간 역행적으로 제시한 것 뿐이다. 이 작품은 도표로 이해하면 도움이 되는데, 하나의 이야기로부터 파생되는 곁가지의 이야기들은 독립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고 병치시켜야만 효과가 있다. < Z–y1,y2,y3-(x1,x2,x3),(x4,x5,x6),(x7,x8,x9) >

 2막으로 된 영웅에 관한 희극 비밀의 거울은 아주 상이하지만 역시 회고적인 시간 구조를 가지고 있다. 플롯의 중심은 실제로 등장하지 않는 장군의 큰딸인 울리카 트래일이다. 작품 속 대사들은 여러 경구들이 혼합되어 나타나고 등장인물들은 여러 이름들을 가지고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 소설에 대한 적절하고 거짓된 해석은 이 작품의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1939년 출간된 선언은 가장 비밀스러운 작품이었다. 여덟 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각 이야기들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끝맺음을 해놓지 않은 채 독자들에게 이후의 전개를 맡긴다.

 

<나는 예술에 속해 있는 게 아니라 단지 예술의 역사에 속해 있을 따름이라네.> 그에게 있어 역서보다 더 열등한 학문은 없었다. / <에이프럴 마아치> 이후 쾌인의 후회와 예언(p124)

 

바벨의 도서관

이 방식을 통해 당신은 스물세 개 글자가 어떻게 여러 가지로 변용되는가에 대해 엿볼 수 있다.’”음울의 해부2, 2, 4

미로1

[우주를 다른 사람들은 <도서관>이라고 부른다. 모든 위층들과 아래층들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육각형 진열실. 각 면마다 다섯 개 씩 모두 스무 개의 책장. 두 면 중 하나는 비좁은 현관으로 통해 있다. 현관에는 아득하게 위아래로 치솟은 나선형계단과 거울 하나. 사람들은 이 거울을 통해 <도서관>은 무한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곤 한다. 현관은 똑같은 형태와 크기를 가진 다른 진열실로 연결된다.]

 나는 모든 사람들처럼 한 권의 책, 아니 아마 책 목록에 대한 목록을 찾아 방황을 했다.

미로2

[각 육각형 진열실마다 다섯 개의 책장. 각 책장에는 서른두 권의 책. 각 책은 410페이지. 각 페이지는 40. 각 줄은 약 80개의 글자. ]

나는 이 글자들이 만들어내는 불일치의 원인을 이야기하기 전에 몇가지 공리를 언급한다. 첫째, <도서관>은 영원으로부터 존재한다. 둘째, 알파벳 철자의 수는 스물다섯 개이다. (쉼표, 마침표, 띄어쓰기의 공간, 스물두 개의 알파벳 철자)]

 오랫동안 사람들은 어떤 책들이 이해가 불가능한 이유를 여러가지로 추측했다. (한 사서는 <도서관>의 기본 법칙을 발견하였다. 그 법칙은 모든 책들이 동일한 원소(띄어쓰기, 마침표, 쉼표, 스물두 개의 알파벳)로 되어있다는 점이다. 또한 모든 도서관 열람자들의 말을 통해<도서관이 아무리 거대해도 똑같은 두 권의 책은 없다.>는 것을 주장했다.)

 반대로, 불필요한 책들을 없애버리는 목적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 (그 금욕주의적인 열광에 파괴된 <보물들>을 애석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이 사실들을 간과하고 있다. 첫째, <도서관>은 너무 광대하기 때문에 인간의 손에 의해 저질러진 모든 소실 부분은 극소량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둘째, 한 권의 책은 대체불가능하지만 항상 수십만권의 복사본이 있다는 사실이다. <정화자들>의 약탈행위가 심각한 일로 받아들여진 것은 그들이 불러일으킨 공포 때문에 과장된 것이다. 또다른 미신<책의 인간>에 대한 것이었다. 어느 책장에 완전한 암호와 해석을 가진 책이 있었다고 하는데, 한 사서가 그것을 훑어보았고, 이후 사람들은 그 사서를 숭배하고 그를 찾아 순례의 길을 떠났다. 나는 이 모험 속에서 나의 인생을 탕진하고 낭비했다.) (알모따심)

 소멸해 가지만 <도서관>은 영원히 지속되리라. <’도서관은 한계가 없지만 주기적이다.> 마르 델 쁠라따에서, 1941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 Z–y1,y2,y3-(x1,x2,x3),(x4,x5,x6),(x7,x8,x9) >

빅토리아 오깜뽀에게

리델 하트가 쓴 유럽 전쟁사” 242페이지에 따르면 1916 7 24일 영국군 13개 사단의 공격이 29일 아침까지 폭우때문에 연기되었다. 칭따오 대학의 유춘 박사는 사건의 진상을 구술한 뒤 검토하고 서명하였다. 처음 두 페이지는 소실되었다.

 

……빅토르 루네베르크의 아파트에서 메든 대위가 전화를 받았다. 그 일은 우리의 일뿐 아니라 목숨까지 끝났다는 것 /루네베르크가 구속되었거나 살해되었다는 것/ 나는 죽게 된단 것을 의미했다.

나는 내 목소리를 대장의 귀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떠올렸다.

나는 전화번호부에서 소식을 전달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의 이름을 찾아냈다.

나는 메든 대위로부터 도망쳐야 했다. 나는 기차를 탔고, 애쉬그로브에 당도한다.

아이들이 알려준대로 계속 왼쪽으로 꺾어지자 미로의 한가운데에 있는 정원에 가게 되었다. 길은 계속 두 갈래로 갈라졌다.

 

정원

[나는 스티븐 알버트를 따라 취팽이 남긴 삶과 미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나는 다양한 미래들에게(모든 미래들이 아닌)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을 남긴다.>

알버트는 한 권의 책이 무한한 책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했다. 순환적인, 원형의 책, 마지막 페이지와 첫번째 페이지가 동일해 무한히 계속될 수 있는 책. 모든 허구적 작품 속에서 독자는 매번 여러 가능성들과 마주치게 되고, 그것은 무한히 두 갈래로 갈라지며 증식한다. “취팽의 작품에서는 모든 결말이 함께 일어나며 각 결말은 또 다른 갈라짐의 출발점이 됩니다. 한 차례, 이 미로의 길들은 한 점으로 모이게 됩니다.

시간의 구조는 모든 가능성을 포괄합니다. 우리는 시간의 일부분 속에서만 존재하고 어떤 시간 속에서 당신과 나는 존재하기도, 존재하지 않기도 합니다. 또 다른 시간들 중 하나에서 나는 당신의 적이지요나는 멀리서 리차드 메든 대위가 걸어오는 것을 보았고 알버트를 향해 총을 쐈다.]

 나는 이로써 중국학 학자 스티븐 알버트가 유춘이라는 사내에게 살해당했다는 기사를 통해 내 암호를 전달해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나의 참회와 피로에 대해 알지 못할 것이다. 

 

도표의 갈래 중 일어났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행위에 의한 사건들을 열거하여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 틀뢴의 어떤 사람들.

 

 

2: 기교들

서문

나는 이 작품을 써놓고 난 후에 작품이 섭렵하고 있는 시간과 공간을 확장시키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세습되는 복수. 네 자로 된 <신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네 사람의 생명을 희생시킨 것은 내 단편이 가진 구조 때문일까? 1944 8 29

 

기억의 천재 푸네스

나는 이레네오 푸네스를 단 세 번 만났던 것을 기억한다.

처음 만났던 날, 1884 3월 혹은 2월의 오후, 사촌의 말에 의하면 그는 시계처럼 항상 정확한 시간을 알고 있다고 했다.

1887년 나는 그가 야생마에서 떨어져 전신마비의 상태 빠졌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에게 <빠르나소로 가는길>과 플리니의 책을 빌려주었는데, 책을 받으러 그의 집에 갔다가 어둠속에서 푸네스가 읊은 <자연사> <기억>에 관한 첫 단락을 들었다. 마지막 문구는 <따라서 한 번 들었던 것을 정확하게 반복할 수는 없다>였다. 이레네오는 이전에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처럼 일종의 소경이었지만 말에서 떨어지고 나서는 모든 것이 기억이 났다고 했다. 그는 1886년에 이르러 자신이 독창적인 숫자 체계를 고안해냈다고 했다. 각 단어는 하나의 특별한 기호를 가지고 있다. 그는 하나의 기호가 다양한 상들을 포괄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힘들어 하면서, 모든 과정을 정밀하게 관찰했다. 푸네스는 아직 보지 못한 몇 채의 새로운 집들을 똑같이 어둠으로 만들어진 검고 아담한 집으로 상상했다. 또한 자신이 늘 물살에 흔들리고 휩쓸려가는 강바닥에 있는 상상을 하곤 했다. (틀뢴의 명사)

나는 그가 사고를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사고를 한다는 것은 차이점을 잊는 것이며, 일반화, 개념화 시키는 것이다. 새벽이 찾아오자 나는 비로소 그 목소리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의 완고한 기억 속에 나의 모든 것이 영원히 남아있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이레네오 푸네스는 1889년 폐울혈로 죽었다.

 

우리는 미룰 수 있는 것은 모두 미루면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p185)/ 어둠이 걷히자 얼굴이 드러났다.

 

칼의 형상

본명은 알 수 없으나 사람들은 그를 <꼴로라다의 영국인>이라 불렀다. 그의 얼굴에는 활 모양의 흉터가 있었다. 나는 최근에 하룻밤을 꼴로라다에서 머물게 되었다가 <영국인>와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그는 자신이 아일랜드에서 왔다고 했고 나는 그의 상처에 대해 물었다.

“1922년 나는 아일랜드의 독립을 위해 싸우던 반란자 중 하나였는데 어느날 존 빈센트 문 이라는 한 동지가 도착했지요. 나는 겁에 질린 빈센트문을 데리고 별장 안으로 도망쳐 아흐레를 보냈습니다. 10일째가 되던 날 나는 거리의 시체 한구를 보았고 광장 한가운데 군인들이 총을 쏘아대던 사격연습용 꼭두각시를 기억합니다. 정오가 되기 전에 집으로 돌아와서, 문이 전화에 대고 나를 팔아먹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저는 그를 쫓아 그의 얼굴에 피의 반달을 새겼어요. 보르헤스씨. 문은 유다의 돈을 받은 뒤 브라질로 도망을 치고 그날 광장에서 주정꾼들에 의해 총살당하는 한 꼭두각시를 보았지요.” 그는 둥근 흉터자국을 가리켰다. “내가 바로 빈센트 문이요. 이제 나를 마음껏 경멸하도록 하시오.”

 

한 사람이 어떤 일을 했다면 그것은 마치 모든 사람들이 했던 거나 다름이 없는 거지요. (p196) / 새들과 30마리의 새 (찾는 자와 찾음을 당하는 자)

 

배신자와 영웅에 관한 논고

플라톤적 연도는 되풀이해 옳음과 그름을 선회하고, 여전히 옛것 속을 선회한다. W.B.예이츠:<>

 체스터턴라이프니츠의 영향으로 는 이야기를 구상하려고 한다.

 [저항을 멈추지 않는 나라, 폴란드, 아일랜드, 베니스, 남아메리카, 19세기 중엽 또는 초.]

 [아일랜드, 1824.]

 화자는 [라이언]. 그는 영웅이었던 [컬패트릭의 증손자]이다. 라이언은 컬패트릭의 사후 그의 전기를 편찬하며, 그의 암살의 정황들이 가지는 순환적인 성격에 주목한다. 그것들은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과 까마득한 옛날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반복하고 있거나, 그것들과 뒤섞여 있다. 컬패트릭줄리어스 시저, 셰익스피어의 <맥베드>와의 유사성을 보며 라이언은 시간의 비밀스러운 형상에 대해 생각했다. 라이언이 발견한 두 가지 문서인, 스위스의 축제극에 관한 놀란의 원고 한 편과 컬패트릭이 서명한 배신자 처형에 관한 문서에 의하면 컬패트릭이 조직 내의 배반자임을 깨달은 놀란은 컬패트릭에게 스스로 자신의 암살을 구상해보도록 제안하였다. 놀란은 셰익스피어의 <멕베드> <줄리어드 시저>를 차용했고, 그 공연은 여러 날에 걸쳐, 수백 명의 배우들과 함께 아일랜드의 꺼지지 않는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모습으로 진행되었다. 결국 배신자-영웅은 탄환을 맞았다.

 놀란의 작품에서 셰익스피어를 모방한 부분을 끼워놓은 이유는 그것을 통해 미래에 어떤 사람이 진실을 깨닫도록 하기 위해서였을 거라고 라이언은 추정한다. 그가 영웅에게 바치는 책을 출판한 것 또한 미리 예견된 일이었을까.

 

한 인물의 여러 이름들/ 놀란의 작품에서 가장 덜 극적인 장면들은 셰익스피어를 모방했던 부분들이다. (p208)

 

 

<보르헤스의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윌리스 반스톤 , 마음산책

작가의 경우 가장 좋은 것은 전통의 일부가 되는 , 언어의 일부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언어는 계속되지만 책은 잊힐지도 모르니까요. 어쩌면 시대마다 같은 책을 되풀이해서 다시 쓰는 것인지도 모르죠. 영원한 책은 똑같은 책인지도 몰라요. 우린 항상 고대인들이 썼던 것을 다시 쓰고 있는 거에요. 그거면 충분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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