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제목[차이나] <수호전-양지저> 발제문2021-03-30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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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터러시 2021.3.30. 손미경

수호전23장 양지전

 

 

1. 푸른 얼굴을 한 양지

 

 

임충이 양산박 입성을 위해 필요한 투명장을 만들기 위해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만난 인물이 양지. 물론 둘의 대결은 결론이 나지 않고 서로 비범함을 알아볼 때 쯤 산채에서 온 사람들에 의해 싸움이 멈추고, 양지는 양산박으로 초대를 받게 된다.

양지는 명망가의 자제로 한때 관리였는데 맡은바 임무에 실패하여 도망갔다가, 죄를 사면 받고 복직을 위해 동경으로 가는 중이었다.

임충을 견제하고 싶었던 양산박 두령 왕륜에 의해 산채에 남아 줄 것을 제의 받는다. 그러나 아직 때가 일렀는지 양지는 거절을 하고 명예회복을 위해 동경으로 간다.

동경에 온 양지는 복직( 추밀원 전수사)을 위해 가져온 재산을 뇌물로 쓰며 백방으로 노력한 결과 고 태위를 만나게 된다. 고 태위는 지금까지의 최고의 악인. 복직이 될 리가 없다.

일은 틀어지고 돈도 다 떨어진 양지는 여비를 마련하고자 마지막 갖고 있던 보도를 팔기로 한다. 내 물건 내가 파는데도 이런 황당함이 있을 수 있을까? 아님 칼을 사고파는데 문제가 생기게 마련인가? 임충은 칼을 사서 동티가 났다면 양지는 칼을 팔려다가 살인자가 된다. 유명한 파락호 한명을 죽이게 되어 얼굴에 자자를 새기고 유배를 가게 된다.

유배지에서 오히려 양중선의 신임을 받아 그의 장인 생신강을 책임지게 되어 동경으로 향한다.

이때 양중서의 생신강을 탈취하고자 하는 7인의 도적 무리 (조개, 오용, 공손승, 유당, 3)가 도원결의를 한다. 그들은 이 생신강이 의롭지 못한 재물이라는 명분이 있었다. 결국, 양지가 운송하던 금은보석을 오용이 쓴 꾀어 넘어가 빼앗기게 되고 극한에 몰린 양지는 황니강 아래로 뛰어내리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일단 살아남아 후일을 도모하고자 현장을 떠난다, 남은자들은 그 책임을 양지에게 돌리고 도적으로 몰아 고발하니, 양지는 관에 쫓기게 된다.

 

 

3장에서 그가 명문가의 출신의 관리였고 능력이 출중하여 유배지에서도 신임을 얻었다는 점으로 보아 관리로서 처세술에 능한 사람일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첫 번째 임무나 두 번째 임무의 실패를 볼 때 운이 억세게 없는 사람임은 틀림없겠다. 그의 얼굴에 난 푸른 반점과 붉은 수염 정도가 그를 구별시키는 정도로 여기까지만 보아서는 양지가 어떤 인물인지 제대로 알 수 없다. 김성탄은 그를 上上의 등급을 매겼는데 사실 그 평가에 합당한 면면을 알려면 계속 더 읽어야 할 것 같다.

 

 

2. 水滸江湖

 

 

수호와 강호는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내용을 보면 등장인물들이 강호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하거니와 세상 바깥을 의미하는 점에서 유사하다.

반면 무협지와 수호전에서 전개되는 강호를 비교해 보면 차이점이 훨씬 많다. 그것은 일단 쓰여진 시대가 12세기 초반과 20세기 중반이라는 시간적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겠다.

수호전에서의 인물들은 갖가지 이유로 사회의 제도적,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게 되는 여러 계층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한다면 무협지에서의 등장인물들은 기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것이 수련에 의해서든 타고 난 것이든 차별되는 그 무언가를 장착한 사람이다.

무협지에서 강호인들은 강호와 중원을 구별하고 주변인으로서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가졌으며 차이에 자부심을 가진다. 즉 서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경계를 확실히 가졌다. 그들은 대체로 서로 간섭하지 않는 자유분방함을 높이 산다.

반면 수호전의 본거지 양산박은 중앙에서 그리 멀지 않은 수도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다. 양산박이 요새처럼 출입하기가 어렵다고는 하나 별천지처럼 세외에 떨어진 곳이 아니기에 상대적으로 명성을 듣거나 합류하기 용이한 이점이 있다.

수호전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상층부의 부패와 잔혹성에 반발한 호걸들이 벼슬아치들의 박해를 받아 결국에는 신분이 떡락이 되어 양산박으로 흘러들어가는 인생유전을 보여준다.

수호전의 인물들도 그 시작은 어느 정도 명분과 선량함을 갖춘 인물로 출발하지만 결국에는 살인을 저지르고 얼굴에 자자를 새기는 나락으로 떨어져 인의도덕이라고 하는 허물을 벗게 된다.

반면 무협의 강호인은 邪派正派라는 나름의 구분이 명확하며 그들 간의 도덕률이 작동하여 갈등구조를 이끌고 있다. 주요 인물들은 정파로서 의리를 중시하는 등의 나름의 강호의 룰로 호걸들과 인연을 맺고 역경을 통해 완전체로 성장하는 성장 서사가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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