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제목[과학읽기] 이기적 유전자 8-9장2024-09-2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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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세대 간의 전쟁에서는 유전자를 퍼뜨리는 생존기계의 관점에서 부모와 자식을 양육하며 발생하는 자원 배분의 문제를 서술한다. 자원 배분의 문제를 이야기 하기 위해선 부모가 양육을 위해 투자하는 자원을 측정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이에 리처드 도킨스는 트리버스의 양육투자(P.I.)와 이타적 투자 개념을 가져온다. 양육투자는 자손 하나에 대한 투자로서(친자관계), 다른 자손에 대한 양육 투자 능력을 희생시키면서 그 자손의 생존 확률과 그로 인한 번식 성공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정의된다. 이타적 투자 개념은 이에 유전적 근연도를 가중고려한다. 어른 개체는 자신의 생애를 통틀어 자식에게 투자할 수 있는 일정한 총량의 P.I.를 가지고 있다. 이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분배하고 투자해야 유전자의 생존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

자원을 분배하는데 어미가 편애할 만한 유전적 근거는 없다. 어미와 자식간의 유전적 근연도는 모든 자식이 1/2로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미가 편애를 한다면 그건 연령 등에 따라 결정되는 기대 수명의 차이 때문이다. 한정된 자원을 어느 자식에게 투자해야 유전자의 생존에 유리할 지 고민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어미는 자식의 나이 혹은 손자나 조카와의 근연도를 고려해 생존 가능성이 높은 자손에 투자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식의 관점은 어떨까? 형제자매간의 근연도는 부모 자식간의 근연도와 같이 1/2이다. 하지만 자기 자신에 관한 근연도는 1, 다른 형제 그리고 부모와의 근연도의 두배이므로 자기 자신에게 투자해주길 바란다. 어미의 주의를 돌리며 어리광을 피우고, 거짓말, 사기 속임수를 쓰는 등 더 많은 이득을 얻기위해 혈연자가 받는 불이익이 유전적 근연도가 허용하는 한도를 넘는 선까지 적극적으로 구사한다. 한편 부모는 자식의 사기나 속임수에 속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더 많은 이득을 얻기 위해 세대 간의 전쟁이 일어난다.

세대 간의 갈등에서 누가 이길 것인가? 여기에는 일반적인 답이 없다. 최종적으로는 부모와 자식이 서로에게 기대하는 이상적 상태 사이에서 어떤 타협이 이루어질 것이다. 뻐꾸기와 양부모 사이의 갈등과는 달리, 혈연 관계 내에서는 유전적 이익을 공유하기 때문에 일정한 한도 혹은 기간 동안만 적인 셈이다. 11/2의 차이를 생각해 보면 사기 행위를 하게하는 경향을 가진 유전자가 유전자 풀 속에서 유리하다. 이 논리에서 인간의 윤리에 대한 교훈을 도출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자식들에게 이타주의를 가르쳐 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자식들의 생물학적 본성에 이타주의가 심어져 있다고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9장 암수의 전쟁에서는 유전자를 공유하진 않지만 협력해 유전자를 퍼트려야하는 배우자 관계의 다툼을 다룬다. 이 갈등의 시작은 생식세포의 차이에 있다. 자식에게 공유하는 유전자는 50%로 같다. 서로 협력해 양육하면 양쪽 모두에게 유리하겠지만 공평한 할당량보다 적게 투자하고 도망칠 수 있다면 잉여의 자원으로 새로운 새끼를 낳아 유전자를 퍼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양육을 상대에게 떠맡기는 경향은 주로 수컷에게 나타난다.

암컷과 수컷의 생식적 특징은 우선 수컷의 생식 세포는 암컷에 비해 매우 작고 그 수가 많다는 것이다. 큰 생식 세포를 가지고 있는 개체의 무리를 편의상 암컷이라 부르고 다른 무리를 수컷이라 부르기로 하자. 난자와 정자 모두 유전자 기여도는 5050으로 같지만, 생식세포 크기로 인해 양분의 차이는 난자가 훨씬 크다. 따라서 임신 단계에서부터 암컷의 양육 기여도가 높은 것이다. 여기서 수컷의 암컷 착취가 시작된다. 더욱이 암컷은 한정된 수의 난자를 비교적 느린 속도로 만들어낸다. 반면 개개의 정자는 크기가 작고 많으므로 암컷이 만들 수 있는 자식의 수에 비해 수컷이 만들 수 있는 자식의 수는 사실상 한계가 없다.

난자와 정자의 크기와 수의 차이로 인한 착취에 대항하기 위하여 암컷은 여러 전략을 가진다. 교미를 거부하거나, 구애의식, 가정적인 수컷을 뽑는 전략, 생존에 이로운 유전자를 가진 수컷을 뽑는 전략 등이 있다. 또한 암컷은 수컷을 신중히 고르는데, 이종 교미시 수컷에 비해 암컷이 치뤄야할 낭비가 크기 때문이다. 같은 종 내에서도 근친교미시 유전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는데 이 때에도 암컷의 손실이 수컷보다 크다. 암컷의 선택과 전략은 그 종의 생태적 환경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암컷과 수컷의 전략, 이해 대립의 관계는 동물계에서 볼 수 있는 일부일처제, 난혼, 하렘과 같은 다양한 번식체계를 만들어냈다.

한편 인간이라는 종은 어떨까? 인간의 번식체계는 일부일처제, 난혼제, 하렘제 등 놀랄 만큼 다양하다. 이는 인간의 생활양식이 유전자보다는 문화에 의해 주로 결정됨을 시사한다. 다른 동물들이 세부적인 생태적 상황에 따라 번식체계가 달라지는 것 처럼, 인간은 문화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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