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제목[과학읽기] 존재는 파동치고 있다2024-03-19 1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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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읽기]<자신의 존재에 대해..>5. 조화를 이루는 법_0319발제_아라차



존재는 파동치고 있다



물리학의 가장 중요한 개념 일부는 파동이 어떻게 움직이고 진동하고 상호작용하는지 연구한 결과에서 나왔다. 파동의 관점에서 인간은 빛, 소리, 조류와 거의 차이가 없다. 인간의 성격, 관계, 감정은 파동처럼 진동한다. 우리는 매순간 입자 상태를 마주하는 것 같지만 이는 유려하고 멈춤없는 파동의 자락이거나 한 국면일 뿐이다. 내가 대면하는 존재들이 어떻게 파동치는지 관찰해 보면, 나의 파동이 어떤지 알게 되고 상대의 파동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카밀라 팡(저자)은 우리의 삶과 성격에 각자 고유의 파동 패턴이 내재하고 있음에 주목했다. 세상과 조화를 이루는 법을 파동을 잘 타는 법으로 파악하고자 한 것이다. ADHD의 뇌를 가진 사람의 파동 패턴은 감정의 마루와 골이 더 극단적이고 움직임도 더 빠르다고 한다. 이렇게 진폭이 큰 사람은 연소할 에너지가 더 많은 사람인 동시에 불안정하고 극적이다. 반면 감정 통제를 잘하고 기본적으로 한결같은 사람은 진폭이 작은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평형 상태에서 벗어날 일이 별로 없다. 성격의 진폭이 크든 작든 각자의 장단점이 있다. 중요한 건 자신의 기질이 진동하는 속도를 잘 아는 것이다. 


두 개 이상의 파동이 겹칠 때 진폭이 변한다. 이를 간섭이라고 한다. 간섭에는 두 파동의 마루가 겹치면서 더 큰 파동을 형성하는 보강간섭과 마루와 골이 만나면서 반대효과가 나타나는 상쇄간섭이 있다. 여기서 저자는 보강간섭을 + 에너지의 강화로, 상쇄간섭을 – 에너지의 강화로 판단한다. 증폭되어 더 위대한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은 +로, 서로의 진폭이 중첩되어 0이 된 두 파동의 평형 상태는 침묵, 소멸로 판단하고 있다. 에너지 진폭이 큰 사람은 더 큰 에너지 진폭을, 에너지 진폭이 작은 사람들은 더 작은 에너지 진폭을 지향하는 것일까. 물리의 방향으로만 본다면 맞는 말인 것 같지만, 이 분이 말하는 ‘조화’가 ‘평형’과 ‘안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게 확실하다. 


저자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자. 두 파동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보다는 두 파동이 만나는 시점이 중요하다. 위상이 일치해야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공명이 발생하는 것(공진주파수가 발생)이다. 공명은 대상에 미치는 영향의 강도보다는 진동수가 얼마나 비슷한가에 달려 있다. 같은 공진주파수를 가진 사람을 만날 때는 즐겁다. 최소한의 노력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서로의 영혼과 감정을 급상승시킨다. 함께일 때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는다. 하지만 저자의 경험상 같은 이런 파동을 가진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다. 


파동이 일치한다고 해서 완벽하게 똑같다는 뜻은 아니다. 화음처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성격의 위상이 맞는 것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지휘자 없이도 나와 화음을 이룰 상대를 찾는 일의 중요함을 얘기하고 있다. 세상과 ‘조화를 이루는 법’을 나와 화음을 맞추고 에너지를 보강시켜줄 상대와 추는 춤에서 찾는 듯하다. 중요한 일이다. 세상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을 때도 비슷한 파동으로 나와 함께 춤을 춰줄 존재가 있다면 살만 할 것이다. 그것이 꼭 인간일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인간에게는 불협화음이지만 물리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현상들이 많다. 사실 대부분의 물리 현상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파동치는 존재들의 보강과 상쇄는 그 자체가 물리적으로 조화로운 모습이다. ‘상승’을 좋은 의미로, ‘하강’을 나쁜 의미로 판단할 필요도 없다. 노이즈 캔슬링을 하듯 튀는 소음들을 모두 같은 음을 내도록 만드는 것은 인간적인 조화일지 모르나 물리적인 부조화이다. 편안한 파동에 잠시 몸을 맡길 수 있을 뿐, 우리 안에도 온갖 파동들이 부딪히고 있다. 한 존재가 동일한 파동을 낸다는 것 또한 잘 교육받은 편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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