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제목[과학읽기] 데이터는 항상 빠진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2024-04-09 17: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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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읽기] 11. 인간처럼 행동하는 법 발제_아라차


데이터는 항상 빠진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여기, 인간으로서 더 나은 삶을 살고 더 나은 역할을 하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과학 연구와 똑같은 방법을 이용한다는 신경다양인 과학자가 있다. 그에게 예의범절이라는 인간의 규범은 너무 어려운 문제다. 예의범절은 게임과도 같다. 예의범절은 집단이 결정하지만 개인이 선택적으로 번역한다. 이론으로 존재하는 예의범절과 실제로 개인들이 들쑥날쑥하게 적용하는 예의범절 모두를 모델로 구축할 체계가 필요하다. 그가 활용한 첫 번째 방법은 에이전트 기반 모델링. 에이전트는 사람이나 동물 등 독립적인 행위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에이전트가 전체 계와 주변의 다른 에이전트와 나누는 상호작용을 통해 어떻게 행동하는지 측정해야 한다. 에이전트 기반 모델링은 특정 상황에서 적절한 예의범절을 발견하도록 도울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한 이유나 의도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두 번째 방법인 게임이론으로 더 깊이 모델링해야 한다.


게임이론은 계에 속한 서로 다른 에이전트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넘어서 에이전트의 동기는 무엇이고 그들이 특정 결정을 내리는 이유는 무엇인지 보여준다. 게임이론의 수많은 아이디어와 응용 중 내시 균형이 있다. 어떤 게임이든 모든 참가자가 최대 이익을 얻는 결정을 하는 균형점이 있고, 다른 참가자의 전략을 예상할 수 있으면 참가자 중 누구도 그 결정을 바꾸지 않는 균형 상태를 말한다. 개인과 집단의 이익이 수렴하는 곳에서 균형이 이루어진다는 것. 에이전트 기반 모델링이 묵시적인 예의범절을 이해하게 돕는다면 게임이론은 이후 우리의 결정을 모델화해서 우리가 얻을 이상적인 결과와 타인이 동시에 하는 선택에 맞춰 조정하는 기술이다. 


세 번째는 ‘상동성’이다. 서로 다른 정보에서 연관성이나 유사점을 모델링하는 것이다. 데이터는 항상 빠진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비슷한 상황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사례를 활용해 현재 상황에서 빠진 부분을 메워 넣어야 한다. 상동성은 우리가 아는 것을 통해 모르는 것에 관한 합리적인 가정을 세우도록 연결해준다. 증거는 항상 불완전하지만 올바른 결과를 얻는 능력은 아는 것에서 모르는 것을 탐색해나가는 과정에 좌우된다. 이렇게 적용을 한들 절대 실패하지 않을 방법이란 없다. 예의범절이라는 게임은 끝이 없으며, 절대 완수하지 못한다. 이 게임은 경쟁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그리고 상호 이익을 위해 자신의 즉각적인 욕구를 억누르는 것에 가깝다. 


인간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세상이라는 알고리즘을 이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이 신경다양인 과학자는 실패하는 실험을 즐기라고 조언한다. 무슨 일이든 잘 풀리기 전에 한 번은 잘못될 것이라고, 사실 그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혼자서 해내는 그 과정을 누리라고 조언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어쩌면 아주 오랫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슬금슬금,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세세히 계획할 수는 없지만 슬금슬금, 그저 일에 착수하고 과정을 신뢰해보라고. 우리가 가진 데이터가 애초에 완벽하지 않으니까.


아,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 것이구나. 사람들은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구나. 세상과 인간에 대한 알고리즘이 손에 잡힐 듯 읽힌다는 느낌. 하지만 그런 순간은 잠시, 모든 알고리즘이 썰물처럼 밀려나가고 온통 낯선 신호뿐이다. 지난번엔 맞았던 방식이 이번엔 어이없는 오답이다. 내가 잘못된 것인가, 세상이 변한 것인가. 둘 다다. 세상은 변하고 나도 변하니 데이터도 변하고 결과값도 달라진다. 오늘은 또 새로운 세상. 이렇게 매번 갱신되지만 주름처럼 문신처럼 남아있는 데이터를 자산삼아 직면한 문제를 풀어간다. 잠시 잠깐의 정답과 긴 오답의 줄넘기를 넘나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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