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지칭 대상을 포착합니다. 《잔향의 중국 철학》에서 저자 나카지마 다카히로는 언어와 대상 간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문자는 귀신을 타파하는 것이지만, 그와 동시에 문자야말로 귀신을 산출하는 것이다."(본문 18쪽) 중국 역사 전반으로 보았을 때, 누군가는 언어가 대상을 분명하게 만든다고 보았습니다. 순자와 같은 사람은 정명正名, 명칭을 바르게 한다는 개념을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시비를 분별하고 학문적 이단을 경계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논의는 장자의 주장과 대치되는데, 이 점은 3장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한편 언어가 뜻을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논의했던 고대 중국인들도 있다고 합니다. 위진남북조 시대에 부쩍 이런 논의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죠. 이러한 논의를 보고 있노라면, 중국에는 언어학이 없다 혹은 언어철학이 없다 하는 이야기는 터무니없는 것처럼 들리지 않나요? 혹은 중국 '(철)학'의 존재 근거를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태도부터 문제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잔향의 중국 철학》 첫 시간에는 이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볼 계획입니다. 세미나 시간에 뵙겠습니다.
일 시: 2022년 3월 10일 ~ 3월 31일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4주)
읽 을 책: 《잔향의 중국철학》(나카지마 다카히로, 신현승 옮김, 글항아리, 2015.)
반 장: 에레혼(카톡: psww2121) || 중국문학 연구자. 중국에서 중국 고전 비평과 중국 소설 이론을 공부하고 있다.
회 비: 2만원(우리실험자들 정회원 및 세미나 회원은 무료로 참여가 가능합니다. 첫번째 주 세미나 시간은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방 식: 정해진 책 혹은 발제를 읽고 자유롭게 토론
- 첫 시간 발제는 반장이 맡습니다.
- 온라인 플랫폼(ZOOM)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후 발생하는 변동 사항은 공지사항으로 안내드리겠습니다.
신 청: 댓글로 이름과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혹은 반장에게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주시고 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ZOOM 링크를 보내드리기 위함입니다. 연락처를 남기기 어려우신 분은 제 카카오톡 아이디로 연락을 주세요.)
일 정: 세미나는 책의 목차를 따라 진행되며, 세부 일정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3월 10일] 발제: 에레혼 프롤로그 // 서문: 문자의 탄생 ― 밤에 우는 귀신
제1부 언어와 지배 제1장 올바른 언어의 폭력 ― 『순자』
제2장 어떻게 언어를 말소할 수 있을까 ― 언진의·언부진의론
[3월 17일] 제3장 ‘오럴리티’의 차원 ― 『장자』
제4장 언어의 정치적 지배는 가능한가 ― 유가·묵가·도가·법가
제2부 기원과 전달 제5장 문학언어로서의 은유 ― 유협의 『문심조룡』
[3월 24일] 제6장 타자로의 투명한 전달 ― 주자학
제7장 고문, 백화 그리고 역사 ― 후스
제3부 타자의 목소리 제8장 공공공간이라고 말하는 것 ― 한나 아렌트
[3월 31일] 제9장 누가 타자인가 ― 에마뉘엘 레비나스
제10장 속후速朽와 늙음 ― 루쉰
에필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