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읽기] 자신의 기묘한 부분을 끌어안는 법_0312 발제_샤롱
자신의 기묘한 부분을 끌어안는 법 저자는 군중의 일원이 되는 데 관심이 없었으므로 한 발짝 떨어져서 군중을 관찰했는데,이때 개인이 누구와 있고 어떤 환경이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는 모순을 발견했다. 저자의 눈에 사회적 동물이 된다는 건 자신의 개성과 선호를 희석하는 것, 즉 나 자신이기를 포기하는 행동이었다. 인간이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저자는 인간과 닮은꼴인 ‘단백질’에서 답을 찾는다. 인간 행동 모델은 단백질로 꽤 잘 설명할 수 있다. 단백질은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분자로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각기 다른 유형의 단백질이 서로 모자란 부분을 메우며 인체를 움직인다. 또래 압력에 시달리고 정치를 일삼는 인간 사회와 달리, 단백질 사회는 잘 훈련된 축구팀처럼 각 선수가 팀의 일부로 움직이면서도 자기 개성과 역량을 온전히 표출한다. 이 점에서 단백질은 인간이 집단을 이루고 상호작용할 때 참고할 이상적 모델이 된다. 단백질은 효소, 항체, 헤모글로빈 등을 만드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몸을 구성하는 피부, 근육 등의 필수일 뿐만 아니라, 행동과 발달 과정도 인간과 비슷하다. 인간처럼 단백질의 운명도 탄생하는 순간 유전자 배열로 결정된다. 그리고 인간이 환경(양육)의 결과로 자라면서 바뀌듯이, 단백질도 ‘접힘’을 통해 고차원으로 발전하면서 더 안정되고 쓰임이 다양해진다. 인간이 걷고 움직이는 걸 배운 뒤 학습을 통해 다양한 직업인이 되는 것처럼, 단백질도 시간이 흐르면서 환경에 특화한 고차원 구조를 형성해 특정 기능에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리고 최종 단계에선 더 복잡한 구조로 발전하는 대신 다양한 협력 단백질과 결합해서 기능을 다양화하고 적응한다. 바로 이 점에서 타성에 젖어 성장하는 데 주춤하고 환경 변화에 저항하는 인간과 차이를 보인다. 사람은 다양한 성향으로 나뉠 수 있으며, 어떤 집단에 속하게 되면 각자 성격에 맡게 각기 다른 역할을 맡는다. 누군가는 내향적이고 누군가는 외향적이며, 누군가는 지휘하고 누군가는 지지한다. 자연도 마찬가지다. 벌집에서는 각기 다른 유형의 벌이 모여 역할을 나누고 각자 신호를 교환하며 살아간다. 단백질도 다음과 같이 유형별로 역할과 성격을 나눌 수 있다. - 수용체 단백질: 외부와 최초로 접촉하는 부분. 변화를 감지해 세포 내에 신호를 보낸다. 다양한 사회 집단을 오가는 낙천적인 성격이며 통찰력과 공감이 뛰어나다.
- 연결체 단백질: 수용체에 붙어서 최초의 신호를 메시지로 바꾼다. 차분하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길을 닦는 조력자다.
- 키나아제 단백질: 메시지를 전달해 세포의 촉매 반응을 일으킨다. 외향적인 성격으로 파티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 핵단백질: 세포가 어떻게 반응할지,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결정한다. 활기가 적고 참여도는 낮지만 중요한 결정을 담당한다.
단백질은 이처럼 서로 다른 유형이 모여서 효과적으로 공존하고 협력하며 훌륭한 팀워크를 선보인다. 그러나 인간 사회는 구성원끼리 좀처럼 합의를 이루기가 어렵고, 하기 싫거나 못하는 일을 억지로 하는 비효율성을 보인다. 인간에게는 환경에 순응하고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조직의 효율성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자도 한때 친구들처럼 되려고 모든 걸 따라 한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무리에 끼워서맞추려는 시도는 개성만 억누르는 결과로 끝났고, 소외됐을 때보다 기분만 더 나빠졌다. 앞서 살폈듯이 단백질이 주는 교훈은 타인과 원활하게 상호작용하는 방법이며, 그 핵심은 다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무리에 어울리고 동료에게 인정받으려는 본능이 앞서는 (신경전형적인) 인간이 익혀야 할 미덕이 아닐까. 이제 우리도 자기의 진짜 성격을 받아들이고 잘 활용하자. 경청하는 사람이라면 공감 능력을 활용하라. 키나아제 유형이라면 남들을 웃게 하는 능력이 무기가 될 거다. 단백질과 벌집에서 보듯이 과학은 균일성보다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차이가 있어야 함께 일할 수 있고, 개성은 효율적 팀워크의 핵심이라는 단백질의 가르침을 기억할 것! |